지배구조 리스크 의식했나...SKIET, 사모채 선택 올해 공모채 데뷔 당시 수요예측 흥행, 최근 SK그룹 리밸런싱 대상으로 거론
김슬기 기자공개 2024-07-11 17:31:31
이 기사는 2024년 07월 09일 14:36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그룹 내 매각 대상으로 떠오른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최근 사모사채를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 올해 SKIET는 공모 회사채 시장에 데뷔했고 당시 기관 수요예측에서도 흥행을 거둔 바 있다. 회사 측은 이번 사모채 발행은 자금조달 전략 중 하나라는 입장이다.다만 올 들어 SKIET가 공·사모채를 통해 자금 조달을 활발하게 하고 있지만 향후에도 회사채 시장에서 각광을 받을지는 미지수다. 현재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이 SKIET의 매각설이 나오고 있고 SKIET의 신용등급에는 그룹의 계열 지원 가능성이 반영되어 있다.
◇ 최근 한 달새 두 차례 사모채 조달…올해 회사채 데뷔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IET는 최근 두 차례 사모사채를 발행했다. 지난달 28일과 이달 5일 각각 150억원, 600억원 등 총 750억원을 사모채로 조달했다. 만기일은 2028년 2월 10일로 동일하다. 조달금리는 각각 4.8%, 4.9%이며 발행주관사는 SK증권이다.
SKIET 관계자는 "이번 사모채 발행은 자금조달 전략 중 하나"라며 "대외환경 불확실성이 높아져서 그 중의 하나로 선택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SKIET는 2019년 4월 SK이노베이션의 소재사업이 물적분할되면서 만들어졌고 2021년 5월 코스피 상장되면서 증시에 입성했다. 당시 IPO 자금(2조2459억원)을 활용, 폴란드 현지 법인에 대한 투자를 단행했다. 이후 수출입은행이나 해외 금융기관 등을 통해 차입을 진행했다.
은행권 차입 위주로 자금 운용을 하다가 올해부터는 기조가 바뀌었다. 올 상반기 SKIET는 적극적으로 회사채 시장을 찾았다. 특히 지난 2월 회사채 시장에 데뷔했고 2년물과 3년물 각각 950억원, 1050억원 등 총 2000억원을 조달했다. 당초 1000억원 모집에 6220억원이 모이면서 증액에 성공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올해 채권 시장을 통해 2750억원을 조달한 것이다. 현재 SKIET는 유럽 거점인 폴란드 공장 증설작업을 진행하고 있고 북미 생산라인 확보도 고려 중이다.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현재 잉여현금흐름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만큼 시장성 조달 필요성이 커졌다고 볼 수 있다.
◇ SK이노, SKIET 매각 가능성 '솔솔'…회사채 EOD 고려 행보?
그렇다면 왜 공모채가 아닌 사모채를 선택했을까. 이미 연초 공모채를 발행했기에 사모채를 택했다는 해석도 가능하지만 현재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의 SKIET 지분 매각설이 나오고 있다는 점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SK이노베이션의 보유 지분은 61.2%다. 앞선 회사 관계자는 "매각 관련된 부분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기관 투자자들에게 중요한 부분은 향후 크레딧 리스크가 발생하는지 여부다. 이 때문에 공모채 발행에서는 사채관리계약서 등을 통해 발행회사의 의무를 명시한다. SKIET의 경우 재무비율 유지, 담보권 설정제한, 자산매각 한도 등과 더불어 'SK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제외 금지'가 조건으로 달려있다.
지배구조 변경 가능성이 있는 현 상황에서는 공모채 발행보다는 사모채가 합리적인 선택지다. IB업계 관계자는 "사모사채는 사채관리계약서를 굳이 쓰지 않는 경우도 있고 투자자만 잘 모으면 되기 때문에 절차가 간소하고 시간도 단축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SKIET처럼 지배구조 변경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는 사모채여도 공모채와 비슷하게 기한이익상실(EOD) 조건이 들어갈 수 있다"며 "공모채의 경우 EOD가 워낙 공적으로 이슈화되는데 사모채는 해당 조건이 있어도 개별적으로 대응하면 되는만큼 이런 부분을 고려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SKIET의 신용등급에는 SK그룹의 지원가능성까지 반영되어 있다.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SKIET의 신용등급 및 전망을 'A0, 안정적'으로 평가했고 계열의 비경상적인 지원가능성을 반영해 자체신용도 대비 1 노치(notch) 상향조정된 것이다. 결국 매각이 본격화되면 SK렌터카와 마찬가지로 크레딧 리스크가 생기는 것이다.
또한 SKIET는 SK온을 비롯한 특수관계자 매출 비중이 2023년 기준 86%에 달할 정도로 그룹의존도가 크다. SK온 부진에 따라 SKIET의 실적도 부진하다. 올해 1분기 연결 매출은 462억원이었고 영업적자는 674억원, 상각전영업이익(EBITDA)는 -283억원이었다. 시장에서는 연간 기준으로도 적자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i-point]소니드에이아이, KADEX 2024 특별전시관에 '브레인봇' 전시
- [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최대 2.5조 베팅' MBK, 6호펀드서 실탄 마련했다
- [i-point]시노펙스, 대한신장학회 20회 부울경 혈액투석 심포지엄 참가
- [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끝까지 간다' MBK-영풍, '83만' 동일 선상 다시 격돌
- [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치열해진 경영권 분쟁, 고려아연 재무 영향은
- [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가격·법적 리스크’ 저울질, 기관투자자 선택은
- [빅블러 시대, 텔코와 금융의 만남]KT·신한금융, 사업 효용·글로벌 투자 연계력 강화 '방점'
- [i-point]노을, 아세안 AI 의료기기 시판 허가 획득
- [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한국투자증권, 고려아연 백기사 '베인캐피탈' 돕는다
- [i-point]'미국 진출' 제이엘케이, 20% 무상증자 추진
김슬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2024 이사회 평가]카카오, '끊이지 않는 논란'에 진화하는 구성
- [2024 이사회 평가]'내우외환' 카카오, '견제기능·경영성과' 아쉬움
- [그룹 & 보드]'소위원회 최다' 하나금융, '이승열·강성묵' 통해 계열 관리
- [그룹 & 보드]하나금융, 계열사 겸직서 엿본 은행 '절대적' 위상
- [2024 이사회 평가]네이버, 기타비상무이사를 보는 엇갈린 시선
- [보수위 톺아보기]네이버, 'RSU' 도입에도 아쉬운 주가흐름
- [2024 이사회 평가]네이버, '외형 성장'에도 투자 지표 '낙제점'
- [2024 이사회 평가]'꼼꼼한 평가' 네이버, 지배구조 'A+' 이유있네
- [2024 이사회 평가]네이버, 사외이사 추천경로 '옥에티'
- [2024 이사회 평가]네이버, '경영·금융·법률·ESG' 고른 전문성 뽐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