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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 주식 파는 CJ ENM…'PRS' 계약 이유는 넷마블 주가 상승세 고려…잠재적 차익 대신 금융수수료 지불, 원금보장 리스크 상존

고진영 기자공개 2024-07-12 13:28:37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1일 11: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산 유동화에 매진 중인 CJ ENM이 넷마블 주식을 매각하면서 처음으로 주가수익스왑(PRS)을 활용했다. 넷마블 주가 상승을 점치고 추가 차익을 노린 결정으로 보인다. 다만 잠재적 이익만큼 리스크도 따를 전망이다.

◇부진 탈출, 회복세 타는 넷마블 주가

CJ ENM은 넷마블 주식 429만7674주(4.99%)를 처분하기로 하면서 PRS 계약을 체결했다. 처분예정일은 이달 12일, 매각대금은 2501억원이다. 거래 후에도 약 1442만주(16.78%)의 넷마블 주식이 남아 있다.

주식 유동화를 위해 PRS 방식을 선택한 이유는 뭘까. CJ ENM은 최근 들어 보유 주식을 잇달아 매각하는 등 현금을 적극적으로 확보 중이다. 지난해 삼성생명 주식 29만주를 196억원, LG헬로비전 주식 112만6018주를 51억원에 넘겼다. 지난달 초엔 빌리프랩 지분 전량(51.5%)을 1470억원에 하이브에 매각하기도 했다.

특히 삼성생명 지분은 합병 전 CJ오쇼핑이 2011년 247억원을 주고 사들였으니 10년 넘게 들고 있으면서 재미를 보지 못하고 50억원을 손해본 셈이다. 매각 전까진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측정지분상품'으로 분류돼 평가손실을 반영해왔다.

반면 넷마블의 경우 작년 주가가 3만원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가 이제 회복세가 전망되고 있다. < 나혼자만레벨업:어라이즈>, <레이븐2> 등 신작이 흥행하면서 오랜 부진을 벗어나 올해 연간 흑자전환이 점쳐진다는 게 중론이다.


CJ ENM이 PRS 형태로 넷마블 지분을 매각한 것 역시 이를 감안한 전략으로 보인다. PRS는 매각 주식에 대해 거래상대방과 '차액 정산'을 약속하는 파생상품이다. 이번 거래에선 10일 넷마블 주식 종가인 주당 5만8200원에 기준가격이 결정됐다.

다시 말해 PRS 계약 만기가 도래했거나 중간 정산이 이뤄질 때 넷마블 주가가 주당 5만8200만원보다 비싸졌다면 거래상대방이 그만큼을 CJ ENM에 지불해야 하고, 반대로 주가가 이 기준가보다 떨어졌다면 CJ ENM이 차액을 보전해줘야 한다는 의미다.

CJ ENM으로선 당장 필요한 자금은 손에 쥐면서 넷마블 주가가 상승할 경우를 대비한 헷지도 가능하다. 당분간은 품 떠난 주식의 주가가 올라 후회할 일은 없다. 앞서 넷마블도 5월 하이브 지분을 정리할 때 PRS 계약을 체결했는데 비슷한 이유로 짐작된다.

◇주가 떨어지면…하향변동 리스크

다만 PRS 계약으로 CJ ENM이 져야 하는 부담도 적지 않다. 우선 주가 정산 파생계약에 따른 수수료를 투자자에게 지급하게 된다. 2019년 SK디스커버리 역시 SK에코플랜트 지분을 PRS로 팔면서 연 3.6%를 투자자들에게 수수료로 줬다.

게다가 PRS는 파생상품으로 잡히기 때문에 넷마블 주가가 떨어질 경우 CJ ENM은 매분기 평가손실을 반영해야 한다. 장부상 손실일 뿐 현금이 빠져나가는 것은 아니지만 당기순손익엔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또 정산 시기까지 기준가에 미치지 못하면 손실분을 실제로 메워줄 의무가 있다.

넷마블 주식을 매수한 투자자로선 주가 차익을 포기하는 대신 원금도 보장받고 리스크 없는 고정 수익을 매년 얻는다. 일정 수익률을 보장해주는 주식담보부채권에 투자한 것과 다름없다. CJ ENM이 잠재적인 상환 부담을 진다는 뜻이다. PRS가 일종의 부채 회피 성격이 있는 조달법으로 평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CJ ENM은 2022년 피프스시즌을 인수하면서 이미 재무부담이 확대된 상태다. 2020년 1조원대였던 연결 총차입금은 올 1분기 말 기준 리스부채를 포함해 3조6058억원으로 늘었다. 피프스시즌 인수자금으로 9000억원을 차입한 데다 피프스시즌이 자체적으로 가지고 있던 차입금 2600억원까지 떠안았기 때문이다. 콘텐츠 관련 투자부담도 확대되고 있다.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이 이뤄질 경우 CJ ENM의 추가 지출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티빙 주요주주인 SLL중앙과의 이견으로 합병이 무산 위기에 처했다는 이야기가 돌았으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SLL중앙 관계자는 "SLL은 티빙의 주주로서 협사에 우호적으로 임하고 있다"며 "타 방송사 대비 더 많은 공급대가를 지급해달라거나 일부 지분을 현금화해달라는 논의는 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현재 티빙은 CJ ENM(48.85%), 웨이브는 SK스퀘어(40.52%)가 최대주주로 있다. 합병비율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CJ ENM이 합병법인의 최대주주에 오를 전망이다. CJ → CJ ENM → 합병법인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된다.

문제는 공정거래법이 지주사로 하여금 비상장 자회사 및 손자회사의 지분을 최소 40%는는 보유하도록 강제하고 있다는 점이다. 합병할 때 지분율 희석을 피할 수 없는 만큼 CJ ENM이 합병법인의 지분을 기준치 이상 가지려면 지분을 추가로 사들여야 한다. 가령 합병법인의 기업가치를 2조원 내외, 취득해야 할 지분을 10%로 가정했을 때 2000억원 안팎이 필요하다.

지출할 곳이 많은 데다 피프스시즌 인수 후유증도 남아있다 보니 차입규모 관리가 중요한 시점으로 평가된다. CJ ENM 관계자는 "넷마블 주식 처분으로 확보한 자금을 차입금 상환 등에 활용할 예정이고 상환이 이뤄지면 차입부담은 상당 부분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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