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7월 17일 07: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종합자산운용사들의 간판펀드를 살펴보면 지난날의 위용을 잃어버린 게 대부분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투네비게이터,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인사이트, 삼성자산운용의 삼성FOCUS 등 한때 조 단위 자금이 몰린 공모펀드들이지만 현재 운용규모는 전성기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시장 등락에 따른 펀드 수익률 저하, ETF(상장지수펀드)를 활용한 직접투자 열풍 등으로 외면 받았지만 몇몇 공모펀드는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가치투자 하우스로 꼽히는 VIP자산운용의 'VIP한국형가치투자'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4월 400억원대 자금을 모아 설정된 이 펀드는 최근 운용자산이 2300억원까지 불어났다. 순자산총액은 약 3000억원에 근접한 상황이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사모투자재간접 상품인 '타임폴리오위드타임'도 마찬가지다. 2019년 9월 700억원대로 설정된지 약 3년만에 12배 수준인 8800억원으로 펀드 설정원본을 크게 끌어올렸다. 2023년과 올해 상반기 모두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한 덕분에 현재도 약 5000억원 규모의 뭉칫돈을 운용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금융당국은 공모펀드 활성화를 위해 공모펀드 수수료 및 보수체계의 합리화, 공모펀드의 거래소 상장 등을 검토하고 있다. 허나 함께 고려돼야 하는 것은 앞선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일반사모운용사의 공모시장 진출이 더욱 장려돼야 한다는 점이다. 국내 유수의 헤지펀드 하우스가 운용하는 상품에 투자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ETF에 쏠려있던 투자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다.
롱온리 강자로 꼽히는 머스트자산운용은 오랜기간 준비해왔던 공모펀드를 이달 말 출시할 계획이다. 2022년 10월 공모펀드 인가를 받은 이 헤지펀드 하우스는 지난해 중순쯤 공모시장 진출을 계획하기도 했으나 금융당국과의 논의가 길어지며 펀드 출시가 수차례 지연됐다. 지난해 연간 수익률로 약 30%, 올해 상반기 수익률로 약 50%를 기록한 끝에 당국의 허가를 따낼 수 있었다.
2019년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을 시작으로 VIP자산운용, DS자산운용, 더제이자산운용, 밸류시스템자산운용 등 여러 일반사모운용사들이 공모펀드를 출시한 상황이지만 아직 공모시장에 들어서지 않은 굴지의 헤지펀드 하우스들이 수두룩하다. 당국의 지원 아래 등장한 뉴페이스가 투자자들에게 여러 선택지를 제공함으로써 공모펀드 시장의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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