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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긋한 현대위아, '공작기계' 매각 급하지 않은 이유 흑자 기조 전환, 시장 확대도 가속화…회사의 의지가 관건

이호준 기자공개 2024-07-25 08:16:50

이 기사는 2024년 07월 23일 14: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위아의 공작기계 사업은 비교적 시간적 여유를 두고 매각 작업을 진행할 수 있는 딜로 꼽힌다. 수년간의 부진을 딛고 완연한 흑자 기조로 돌아선 상황인 만큼 더 나은 가격을 받을 전기가 마련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물론 장기적으로 봤을 때 수익성이 낮은 사업을 이참에 매각하고 새로운 사업을 키우는 편이 낫다는 시선이 여전히 많다. 현재 현대위아는 로봇과 특수(방위산업) 등 다양한 분야의 신사업을 공략하는 중이다.

현대위아의 공작기계 사업 매각 소식이 처음 전해진 건 올해 초다. 이후 관련해서 별 소식이 들려오지 않다가 최근 매각 주관사를 선정하고 본격적인 절차를 밟고 있다.

반년 만에 시동을 건 매각도 눈여겨볼 만한데 주목할 점은 몸값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매각가로 최소 4000억원은 거뜬할 것이라는 전망과 한참 못 미칠 것이라는 예측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평가 차이가 큰 건 최근의 실적 때문이다. 공작기계 사업은 주로 자동차와 항공기, 선박, 각종 전자 제품을 포함한 기계류의 부품 제작에 활용되는 제품을 생산하는 사업이다. 쉽게 말해 '기계를 만드는 기계'다. 방산 제품을 생산하는 특수 분야 등과 함께 기계부문으로 분류되는데 공작기계 사업이 기계부문 매출의 70%가량을 책임질 만큼 비중이 높다. 기계부문은 2017년부터 2022년까지 매해 적자를 기록해 누적 적자만 3000억원에 달한다.

(현대위아 주요 공작기계 제품 이미지. 출처: 현대위아)

적자의 책임이 상당 부분 공작기계에 있는 셈이다. 이때였다면 4000억원이라는 몸값이 비현실적이었을지 모르지만 기계부문은 2022년 연간 적자를 5억원까지 줄였고 작년엔 100억원의 흑자를 냈다. 올해 1분기에도 59억원의 이익을 냈다.

저수익 제품을 단종하고 전기·수소전기차 핵심 부품의 제조 설비를 자체 개발하는 식의 구조조정이 빛을 발하고 있는 덕이다. 최근엔 원격으로 기계를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스마트 팩토리 쪽으로도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업계는 작년 말부터 비용 절감을 위한 외주화가 추가로 개시된 터라 공작기계 사업의 비용구조가 앞으로 더욱 개선될 것으로 본다. 현대위아의 보유 현금도 1조2820억원 수준으로 당장 돈이 급하지 않다. 살아나고 있는 사업을 굳이 급히 처분할 이유가 없다.

물론 매각을 결정한 이유 자체는 여전히 타당하고 유효하다. 공작기계 사업이 회사의 목표와 다른 방향의 사업이기 때문이다. 현대위아는 차량부품 사업의 통합 열관리 시스템과 전동화 부품, 기계부문 내 RnA(Robotics & Autonomous) 사업의 스마트 제조·물류 로봇 개발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

공작기계 사업이 반등 중이라는 점만을 고려해 사실상의 비주력 사업을 계속 이끌어가는 건 비효율적이다. 무엇보다 1976년 옛 기아그룹 산하 삼원제작소로 최초 출범할 때만 해도 공작기계 쪽 진입장벽이 높았으나 요즘은 특정 부품에 특화된 중소·중견기업 등 대체재가 많다.

결국 회사의 의지에 따라 매각 속도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오랜 시간 쌓아온 기술력과 현대차그룹 부품사라는 브랜드 인지도로 인해 수요는 많을 것으로 본다. 또한 흑자 기조로 전환한 공작기계 사업의 상황이 매력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위아가 매각 주관사까지 선정했다는 것은 일단 매각 자체에는 의지가 있다는 내부 방침을 확인한 것"이라며 "방산 쪽의 활약에도 힘입어 기계부문의 흑자 기조가 뚜렷해지고 있어 회사가 매각 협상에 급하게 임하진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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