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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로 진격하는 K-스타트업] '디지털 신분증' 호패, 글로벌 10개 실증사업 예고①코로나19 '쿠브' 개발팀 의기투합…디지털 신원인증 인프라, 미국·유럽 사업 확장

이영아 기자공개 2024-07-29 08:02:51

[편집자주]

K-팝, K-드라마, K-푸드에 이어 K-스타트업도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까. K-스타트업이 탄탄한 기술력과 섬세한 기획력을 바탕으로 미국, 일본 등 기존 해외시장뿐만 아니라 중동, 동남아, 남미 등 신시장 개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한국산 '글로벌 유니콘 기업'이 탄생할 수 있도록 지휘봉을 잡았고, 주요 LP 및 벤처캐피탈도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더벨은 한국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스타트업의 미래 청사진과 향후 성장 전략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25일 07: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디지털 시대가 열리면서 개인 신원 확인 방식에도 변화가 생겼다. 증명서 발급 및 활용이 온라인(모바일)으로 이뤄지면서 안전한 디지털 신분증 발급 및 활용을 위한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블록체인을 활용한 분산신원(DID), 일명 '탈중앙화신원인증'이다.

DID란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중앙기관 없이 자신의 신원을 증명하는 것을 뜻한다. 사용자는 발급받은 DID 인증을 자신의 기기에 직접 저장하고, 인증이 필요할 때마다 필요한 정보만 제공함으로써 신원을 증명할 수 있다.

호패는 국내 최고 수준의 DID 인력이 모여 창업한 스타트업이다. 팬데믹 기간 동안 4600만명이 넘는 국민이 사용한 쿠브(COOV) 개발팀이 의기투합했다. 구글·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참여하는 오픈웰렛재단의 첫 아시아 창립회원으로 합류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올해 글로벌 파트너사와 함께 10개 실증사업(Poc)을 진행해 사업 보폭을 키우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Poc는 사업화 이전 기술 검증을 진행하는 것이다.

◇디지털 보안 대응 경험 풍부, 전세계 주목

호패는 지난 2022년 4월 설립됐다. LG CNS 사내 벤처에서 출발했다. 당시 LG CNS에 근무하던 심재훈 호패 대표(창업자)가 신원인증에 블록체인을 적용하는 프로젝트를 제안하면서 사내 벤처 '팀호패'가 탄생했다. 2021년 팀호패는 DID 로그인 서비스 '호패'를 론칭했다.

사내 벤처 팀호패는 6개월만에 사업 및 기술 검증을 마무리하며 스핀오프(분사) 계기를 마련한다. 분사 이후 사명을 호패로 바꿨다. LG CNS 고객사였던 '블록체인랩스'가 Poc 제안을 했다. 디지털 증명 솔루션 분야 최소기능제품(MVP)을 만들어보자는 제안이었다. 해당 과정에서 탄생한 것이 쿠브이다.


쿠브는 전국민의 백신 접종 일시와 백신 종류 등을 담아 모바일로 인증할 수 있게 했다. 특정한 서버에 전 국민의 백신 접종 일시와 백신 종류 등을 보관하지 않는 것이다. 개인 단말기에 저장돼 있는 블록체인 기반 전자증명서를 블록체인 네트워크상에서 검증하는 방식으로 자격을 확인한다. 탈중앙화된 방식이다. 이는 DID를 적용한 방식이 국가 단위의 서비스에 최초로 활용된 사례로 주목받게 됐다.

쿠브 개발 경험은 규제 대응 경험과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노하우를 확보하는 과정이 됐다. 신생 기술을 적용하며 직면할 수 있는 규제 리스크를 앞서 경험하면서다.

심 대표는 "DID 기술은 특정한 서버에 전 국민의 백신 접종 일시와 백신 종류 등을 보관하지 않는 것이 핵심"이라며 "블록체인 기술 데이터 보안 및 민감성 이슈를 대응한 경험은 개인 정보에 민감한 유럽 등에서 큰 신뢰를 얻었고, 진출 발판이 됐다"고 말했다.

호패는 설립과 동시에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을 받았다. 설립 1년이 채 안 됐을 무렵 구글·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참여하는 오픈웰렛재단의 첫 아시아 창립회원으로 합류해 활발한 오픈소스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 지사를 세우고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 중이다.

◇실리콘밸리 VC 투자, 글로벌 진출 본격화

호패는 사용자의 로그인 정보를 모니터링해 실시간으로 이상행동을 탐지하고 대응하는 'Furo LADS' 서비스와 사용자의 디지털 신원을 안전하게 관리하고 인증하는 'Furo IAM'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형태로 기관이 쉽게 활용할 수 있다.

아마존웹서비스(AWS)에서 주최한 SaaS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 한국인터넷진흥원의 개인정보보호 우수기술 경진대회에서 우승을 휩쓸었다. 신한금융그룹과의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 선정, 신한은행일본(SBJ)과 PoC 진행 등 글로벌 시장에서 굵직한 성과를 쌓았다.

모험자본 시장의 러브콜 또한 이어졌다. 호패는 설립 첫 해(2022년) 뮤렉스파트너스와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로부터 프리시드 투자를 받았다. 구글, 하이퍼커넥트, LG CNS 등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팀원들이 모여 국민 서비스를 개발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어 2023년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탈(VC) 500글로벌로부터 프리시드 투자를 유치하며 화제를 모았다. 500글로벌은 전세계에서 30개 이상의 펀드와 약 3조원의 운용자산(AUM)을 보유하고 있다. 3000개 이상의 스타트업에 투자를 집행해 50개 이상의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기업)을 발굴했다. 한국에서는 70개 이상의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이러한 기세로 호패는 올해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글로벌 10개 Poc 진행을 우선 성사시키겠다는 목표이다. 미국과 유럽 사무실을 중심으로 현지 파트너사와 물밑 접촉을 이어가고 있다. 심 대표 또한 전체 일정을 절반씩 나눠가며 미국과 유럽을 오가고 있다.

호패는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와 중소벤처기업부가 공동으로 진행하고 노틸러스인베스트먼트가 주관하는 '마중프로그램'에 최종 선정되며 판로 확대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다. 호패는 최대 2억원 사업 자금과 함께 마이크로소프트 기술 지원, 교육 세미나, 컨설팅, 판로개척, 투자유치, 네트워킹 등을 지원받게 된다.

심 대표는 "유럽연합(EU)는 법 개정을 통해 오는 2026년까지 '유럽통합아이디(EUID)'를 의무 도입하도록 했다"며 "정부를 비롯한 공공기관이 DID 기술을 쉽게 도입하거나, 기업들이 자사 서비스에 DID 접목을 하는 식으로 비즈니스모델(BM)을 설계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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