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시총분석]디앤디파마텍, 오버행 우려 완화…이젠 '밸류 평가' 시간내달 2일 3차 락업 해제, 핫템 GLP-1·RPT 안고 주가 상승 기대
차지현 기자공개 2024-07-30 09:26:26
[편집자주]
시가총액이 반드시 기업가치를 대변하는 건 아니다. 신약개발에 도전하는 바이오업체일수록 더욱 그렇다. 하지만 시가총액은 제약바이오산업의 상황을 보여주는 좋은 잣대가 되기도 한다. 임상 결과나 기술이전(라이선스아웃) 등이 빠르게 반영되고 시장 상황도 고스란히 반영되기 때문이다. 코스닥에 상장된 상위 20개 제약바이오 회사의 시가총액 추이를 통해 제약바이오 산업의 이슈와 자본시장의 흐름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29일 14:35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약개발 바이오텍 디앤디파마텍의 주가가 반등을 시작했다. 세계적으로 각광받는 GLP-1 계열의 비만치료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기업공개(IPO) 이후 주가는 줄곧 하락세였다.잠재적 매도 물량(오버행) 우려가 완화된 데 따라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시작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방사성치료제(RPT)를 개발 중인 자회사도 주가 상승에 힘을 보태고 있다. 최근 자회사 간 합병을 마무리하고 초기 임상을 개시하는 등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6월 줄곧 하락세 디앤디파마텍, 상장 몸값 회복
디앤디파마텍의 주가는 6월 말 3만원을 밑돌았지만 최근 4만원을 뛰어넘었다. 지난달 마지막 거래일 대비 29일 기준 상승률은 31%에 달한다. 거래량도 급증했다. 24일 하루 거래량은 전날보다 6배가량 증가한 206만4403주를 기록했다.
삼수 끝에 5월 기술특례제도로 코스닥에 입성한 디앤디파마텍은 올해 상장에 성공한 유일한 '신약개발' 바이오텍이다. 848.5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수요 예측에서 흥행하고 희망밴드 최상단을 초과한 금액으로 공모가를 확정했다.
상장 첫 날 '따상'에는 실패했지만 공모가를 웃도는 주가로 시장에 안착했다. 상장 당일 공모가 3만3000원을 약 11% 뛰어넘는 3만6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하지만 이후 주가는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상장한 지 2주일 만에 주가는 공모가 아래로 떨어졌다. 등락을 거듭하던 주가는 6월 2만원 후반대에 머물렀다. 시가총액은 2700억원 수준으로 낮아졌다.
분위기가 달라진 건 7월부터다. 7월 초 3만원선을 회복한 뒤 반등하기 시작했다. 공모가를 넘어 24일과 25일엔 장중 4만원대를 돌파했다. 현재 주가는 다소 조정을 받아 3만8000원대에서 거래 중이다. 몸값은 3950억원대로 끌어올렸다.
◇'본격' 주가 조정의 시간, 내달 2일 3차 락업 해제
디앤디파마텍의 주가를 지탱하는 요인은 단연 비만치료제가 꼽힌다. 국내외 시장에서 가장 핫(hot)한 아이템인 GLP-1 계열 의약품 중에서도 '먹는' 펩타이드 비만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내부적으로 큰 기대를 건 'DD02S'는 글로벌 투자사가 세운 미국 바이오텍 멧세라를 우군으로 맞이하면서 개발탄력을 받고 있다.
GLP-1의 성장성 그리고 탄탄한 기술력과 재무 체력, 신약개발에 필요한 삼박자를 고루 갖췄음에도 상장 이후 주가가 좀처럼 하락세를 보인 배경엔 오버행 우려가 있었다.
5월 2일 상장 이후 1개월 단위로 총 3개월간 3차례에 걸쳐 기존 주주(FI) 보유 물량에 대한 보호예수 해제가 예정돼 있었다. 1차 해제일인 6월 2일을 시작으로 이달 2일 2차 해제일이 도래했다. 180만9249주에 달하는 물량이 풀리는 3차 보호예수 만료 시점도 내달 2일로 다가왔다.
사실 주가 측면에선 락업이 풀릴 때까지 하락세를 감내할 수밖에 없다. 대규모 매물이 출회할 수 있다는 불확실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오버행 이슈가 해소되면 밸류에이션 재평가 모멘텀이 생긴다는 뜻이기도 하다.
최근의 주가 상승 흐름도 이런 시각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1, 2차 보호예수 해제에도 대부분 FI가 주식을 아직 보유하고 있다.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가 일부 주식을 처분했지만 처분 주식은 전체 보유 주식의 10% 수준에 그쳤다. 락업이 풀렸으나 물량 출회가 많지 않을 것을 보고 투자자들이 오히려 저가매수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알파입자 활용 RPT 개발 속도, 연내 1상 개시 목표
이에 더해 자회사들의 소식도 주가 상승에 힘을 보탠 모습이다. 이달 초 미국 임상 전문 자회사 뉴랄리가 RPT 개발 전문 자회사 프리시전 몰레큘러(PMI)를 흡수합병했다.
두 회사 모두 디앤디파마텍이 지분 100%를 보유한 곳으로 상장 증권신고서에서 해외 자회사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두 회사의 합병을 한국거래소에 확약했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시장이 주목하는 건 PMI가 세운 합작법인(JV) 지알파다. 2022년 PMI와 젠테라 테라퓨틱스(젠테라)는 차세대 RPT 개발을 목표로 지알파를 설립했다.
RPT 초기 개발 제품을 갖고 있었던 디앤디파마텍에 오비메드, 릴리 아시아 벤처스 등 글로벌 투자사가 세운 젠테라가 먼저 JV 설립을 제안했다. 이번 자회사 통합으로 PMI가 보유한 지알파의 지분 40%가 통합 뉴랄리로 이전됐다.
지알파는 차세대 알파 방사성 동위원소를 기반으로 한 전립선암 치료제 'PMI21'을 개발 중이다. 현재 시판 중인 RPT 치료제는 베타 방사성 동위원소를 기반으로 하는데 알파 방사성 동위원소는 이보다 파장이 짧고 에너지가 강해 보다 안전하고 효능이 높은 RPT를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PMI21은 알파입자 중 아스타틴-211을 활용, 계열 내 최초(First-in-Class) 지위를 노린다.
최근 중국 초기 임상도 개시했다. 본격적인 임상 1상 진입에 앞서 약물의 초기 안전성과 내약성을 사전 평가하기 위해 소수의 전립선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시험을 시작했다. 해당 결과를 바탕으로 미국 임상을 위한 임상시험계획(IND)을 제출할 계획이다. 올 상반기 임상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디앤디파마텍 관계자는 "시판 중인 RPT 제품은 베타입자를 기반으로 하는데 디앤디파마텍 자회사는 더 효과가 좋다고 알려진 알파입자 기반 RPT를 개발 중"이라면서 "멧세라와 진행 중인 경구용 비만치료제의 임상 진입과 MASH 치료제의 임상 2상 환자 투약 또한 예상돼 있는 만큼 주가는 펀더멘탈을 따라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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