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기든 앱티브, 모셔널 임원 축소…현대차의 셈법은 COO 이어 CHRO도 이탈…현대차 중심 경영 효율화 작업
이호준 기자공개 2024-07-31 08:03:33
이 기사는 2024년 07월 29일 15시0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차그룹이 미국 자율주행 기업 앱티브와 함께 설립한 합작법인 모셔널에 대한 구조조정이 계속되고 있다. 올들어 제품 상용화 계획이 연기된 데 이어 최근 주요 임원 축소가 이어지고 있다. 감축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불확실하지만 당장은 자금 회수가 어려운 만큼 추가적인 효율화 작업이 예상된다.29일 자율주행 업계에 따르면 모셔널의 미셸 부오노파네 최고인사책임자(CHRO)가 최근 회사를 떠났다. 그는 미국 의료기기 기업 헤모네틱스를 거쳐 2021년 모셔널에 합류해 3년 동안 근무환경 조성과 인재 확보 전략을 구체화하는 역할을 수행해 왔다.
지난 5월 아베 가브라 모셔널 최고운영책임이사(COO)가 퇴사한 이후 올들어 두 번째 C레벨 임원의 이탈이다. 앱티브 출신인 가브라 COO는 4년 전 모셔널에 합류해 글로벌 사업 전략을 주도했다. 지난해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글로벌 모빌리티 컨퍼런스' 참석차 우리나라를 방문하기도 했다
현재 모셔널의 C레벨 임원은 5명으로 줄었다. 이 중 앱티브 측 임원으로는 칼 이아그네마 최고경영자(CEO), 로라 메이저 최고기술책임자(CTO), 피터 심하우저 상임고문이 있다. 현대차 소속으로는 박세혁 상무와 이철곤 상무가 각각 최고전략책임자(CSO)와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고 있다.
모셔널은 2020년 현대차그룹과 앱티브가 각각 약 2조4000억원씩 투자해 설립한 합작법인이다. 설립 당시 지분율은 50대 50이었지만 앱티브의 사업 경험을 고려해 주요 경영진을 구성했다. 초창기 현대차그룹 인재로는 장웅준 현대차 상무만 CSO로 이름을 올렸다.
한때 8~10명의 임원단을 보유했던 모셔널은 기술 구현 난이도가 높아 비용이 치솟는 상황에서 늘 위기에 처해 있었다. 합작사 설립 이듬해인 2021년, 모셔널은 5162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이후에도 회복하지 못하고 2022년에는 7517억원, 지난해에는 803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누적 적자가 2조원에 이르자 앱티브는 올해 초 '모셔널 투자 중단'을 선언했다. 이는 사실상의 중도 포기 선언이었다. 다만 그 대신 현대차그룹이 지난 5월 모셔널의 유상증자(6630억원)에 참여하고 앱티브 지분 11%를 매입(6250억원)하며 사업 지속 의지를 보였다.
이후 모셔널은 단기 수익에 초점을 맞춘 자율주행 제품 상용화 계획을 미루고 일부 직원을 해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까지 C레벨급 임원진의 퇴사도 이어지면서 최대주주가 된 현대차의 영향 아래 경영 효율화 작업이 지속되고 있는 분위기다.
자율주행에 대한 회의론은 최근 들어 확산되고 있다. 운전자 개입 없이 주행하는 '자율주행 레벨4'를 목표로 하는 GM과 포드도 기술 개발의 어려움으로 자율주행 분야 투자를 줄였다. 굵직한 투자자가 빠져나간 모셔널 역시 순이익을 개선하기 위해 당분간 구조조정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임원진은 줄였지만,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을 여전히 미래 가치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차 측 임원을 추가 투입해 모셔널을 재편할 것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현대차는 올해 초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고성능 컴퓨터(HPVC), 인공지능(AI) 내비게이션과 함께 자율주행 기술을 공개했다.
자율주행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강한 의지를 갖고 추진 중인 사업으로도 유명하다. 총수의 높은 신뢰를 반영한 만큼 당장의 수익에 연연하지 않을 공산이 크다.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 사업은 국내에서는 포티투닷, 해외에서는 모셔널을 통해 구체화되고 있는 상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자율주행 쪽 수익성에 대한 고민은 늘 있다"라며 "그룹 차원에서 추진하는 소프트웨어 기반 차량(SDV)과도 긴밀히 연계해 지속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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