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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비전 MRO]'LCC 동반자' KAI KAEMS, 첫 흑자 중요한 이유⑦해외 정비 의존도 높았던 LCC, KAEMS 출범 맞손…매출 포트폴리오 다각화

허인혜 기자공개 2024-08-06 08:50:03

[편집자주]

'영원한 것은 없다'는 명제를 떠올리면 제조기업에게 애프터서비스(AS)는 필수 불가결인 사업이다. 특히 방산과 선박, 항공처럼 규모가 큰 제품들은 신품 구매만큼 유지·보수·정비(MRO)에 들어가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투입 자금이 많다는 의미는 또 다른 노다지 시장이라는 뜻, 국내 중후장대 기업들이 MRO에 주목하는 이유다. 국내 대표 제조사부터 제조업을 투트랙으로 운영하는 타 업권의 기업까지 새로운 꿈으로 삼고 뛰어들고 있다. 더벨이 MRO 사업을 뉴 비전으로 낙점한 기업들의 현황과 성공 스토리를 살펴보고 전망을 제시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1일 14: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항공서비스(KAEMS)의 출범 당시 주요 출자자 명단에는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이 이름을 올렸다. KAEMS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유지·보수·정비(MRO) 전문업체다. 저비용 항공사(LCC)뿐 아니라 국토교통부와 지방자치단체도 로드맵을 그려 밀어올린 사업이다.

국내 항공업계가 국내 항공 MRO 사업체를 반기는 건 당연한 이야기지만 LCC 업계가 특히 적극적이었던 건 당시 MRO 환경 때문이다. 자체 정비 능력이 있던 대형항공사(FSC)를 제외하고 LCC업계는 대부분의 정비를 수주로 돌렸는데 이중 절반이 해외까지 나가야 했다. KAEMS의 출연으로 LCC업계는 국내 정비 의존도를 높였고 KAI는 군용기 제작 중심의 매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군용기 제작사에서 민항기 MRO 사업체로' 포트폴리오 다각화

KAEMS의 2분기 영업이익은 4억원이다. 기업의 영업이익으로 내세울 만한 숫자는 아니지만 KAEMS에게는 의미가 깊다. 2018년 출범 후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해서다. 국토부와 업계는 MRO사업이 항공기 제조 매출의 3~4배까지 올라올 것으로 전망한다.

KAI로서는 초기에 돈을 벌어들이지 못하는 부문이더라도 KAEMS의 선제적인 출범이 필요했다. 매출 포트폴리오가 군용기 제작에 집중돼 있어서다. 때문에 2008년 일찌감치 MRO 사업을 중장기 핵심 부문으로 낙점했다. 7개 중장기 포트폴리오는 주로 KAI가 주력해오던 항공기 제작과 관련된 고정익·회전익·민항기·무인기 등에 집중됐다. MRO는 새 먹거리로 보고 비전을 세웠다.

첫 수주는 2010년 일찌감치 따냈다. KAI가 방위사업청에 공급해오던 훈련기 KT-1 계열 항공기의 유지·보수와 수리부속 공급이다. KAI는 첫 수주를 발판으로 수출길을 연다고 자신했고 기회가 빨리 찾아왔다. 같은 해 12월 미 해군이 운용하는 H-53 계열 헬기의 창 정비 사업권을 따냈다.


탄력을 받은 KAI는 2011년 상장을 앞둔 조직개편에서 MRO 부문의 규모를 키운다. 이 시기 KAI는 폴란드와 페루, 미국, 인도네시아 등에 고등훈련기의 수출을 이뤘거나 목표했던 시점이었다. 국내 군용기 제작사에서 항공기 해외 수출과 MRO 수주 등으로 무게추를 옮긴다는 계산이었다.

제2의 도약기는 2017년이다. 정부가 항공 MRO 사업자로 선정했다. 2014년부터 3년간 공을 들였다. 그 과정에서 유치를 희망하는 지역간 갈등이 길었지만 결국 KAI가 승기를 잡았다. 이듬해 7월 KAEMS를 설립했다. KAEMS의 사업비용 투입을 보면 실적과 관계 없이 공격적인 투자를 이행하고 있다. MRO 산업단지 확대에 2481억원을 투자했다.

◇LCC MRO로 새 시장... 제주항공·이스타항공 주요 고객

KAI가 항공 MRO 사업자로 선정됐던 시기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정비 대부분을 외주에 맡겼다. 대한항공은 MRO 역량이 있었지만 자사와 계열사 진에어 등의 위탁 정비를 소화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일부 자체 정비와 해외 정비를 병행했다.

LCC들은 운항정비 외의 MRO는 국내외 정비업체에 맡겼는데 해외사의 비중이 절반을 차지했다. 전체 자금으로 보면 정비 수요 1조9000억~2조원 중 1조원이 국외로 나간 셈이다. 당시 MRO 시장의 연평균 성장세를 국내 5%, 해외 4% 안팎으로 봤다. 국내 MRO 사업의 점유율은 2%가 채 되지 못했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필수 불가결 사업인데 해외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자체 평가가 나오면서 국토교통부가 로드맵을 짰다.

이런 과정을 거치며 KAI의 주요 고객은 국내 LCC 사업체로 짜였다. KAEMS의 초기 참여자 중에는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도 포함돼 있다. 출범식에는 LCC 업계의 주요 경영진이 참여할 만큼 LCC와의 공조가 강조됐다. B737를 첫 정비기로 낙점했는데 B737 단일기종 전략을 유지한 제주항공이 첫 고객으로 낙점됐다.
한국항공서비스(KAEMS)가 LCC 항공기를 정비하는 모습. 사진=KAEMS

2019년 제주항공 B737 항공기 정비 C-Check 사업을 수행하게 됐다. 항공 MRO는 A~D단계로 이뤄져 있는데 아예 항공기를 분해했다가 재조립하는 D단계를 제외하면 정기적으로 수행하는 정비 중 C단계가 가장 난이도가 높다. 이후 이스타항공과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등 B737을 주 기종으로 쓰는 LCC를 중심으로 고객이 늘었다.

일본 피치항공사와의 기체 중정비 계약도 중요한 이정표다. 해외 민항사와의 계약 물꼬가 트여서다. 지난해 12월 기체 중정비 계약을 맺고 올해 1월 정비를 마친 항공기 1호기를 출고했다.

초기 성과는 한해 민항기 30~50호기 정비였다. 2020년 10월 단거리 항공기를 연간 100대 정비할 수 있는 행거동을 준공하며 수용 규모가 커졌다. 기술력은 D 체크와 대수리, 대개조 등이 가능한 수준으로 성장했다. B737 시리즈와 에어버스 A320, KUH-1 시리즈와 EC225LP 등의 기체 중정비를 수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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