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전략 분석]TV 부품 제조 한솔테크닉스, 고환율 덕봤다외환차익·외화환산이익 효과로 당기순이익 제고…차입 부담 통제
이민호 기자공개 2024-08-22 07:53:47
[편집자주]
조달은 최고재무책임자(CFO) 업무의 꽃이다. 주주의 지원(자본)이나 양질의 빚(차입)을 얼마나 잘 끌어오느냐에 따라 기업 성장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결과가 가시적으로 드러난다는 특징이 있다. 최적의 타이밍에 저렴한 비용으로 딜(Deal)을 성사시키는 것이 곧 실력이자 성과다. THE CFO는 우리 기업의 조달 전략과 성과, 이로 인한 사업·재무적 영향을 추적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14일 14:43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솔그룹의 TV 파워보드 생산 계열사인 한솔테크닉스는 회사채 중심으로 조달 전략을 세우고 있지만 차입 부담이 큰 편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사업 포트폴리오가 다양한 데다 삼성전자 중심으로 안정적인 거래처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최근에는 고환율의 덕도 봤다. 외환차익과 외화환산이익이 대거 반영되면서 현금흐름과 재무건전성을 끌어올리는 주요 요인이 됐다.
◇회사채 중심 조달…차입 부담 통제
한솔테크닉스는 한솔그룹의 TV 파워보드 생산 계열사다. 올해 상반기말 그룹 지주사인 한솔홀딩스가 지분 20.26%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한솔테크닉스가 유상증자를 실시한 것은 2019년 7월이 마지막이다. 당시 주주배정 유상증자로 500억원 규모 자본을 확충했으며 공·사모 회사채 일부 상환에 이용하면서 재무건전성을 높였다.
한솔테크닉스의 올해 상반기말 별도 기준 부채비율은 83.5%로 100%에 미치지 않으며 차입금의존도는 29.4%로 30%에 미치지 않는 만큼 양호한 재무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다. 총차입금(리스부채 포함)이 1647억원이지만 현금성자산이 573억원으로 비교적 넉넉하기 때문에 순차입금이 1073억원으로 실질적인 차입 부담은 더 적다.
한솔테크닉스 조달 전략의 중심은 회사채다. 올해 상반기말 총차입금의 대부분인 1287억원이 회사채다. 공모채와 사모채를 병행해 발행하고 있으며 지난해 5월에도 280억원 규모 1년 6개월물과 110억원 규모 2년물 합산 390억원을 공모채 발행으로 조달하기도 했다.
한솔테크닉스의 신용등급은 BBB+로 지난해 5월 발행물량에 매겨진 금리는 1년 6개월물 4.89%, 2년물 4.31%다. 회사채 외에는 은행권 단기차입금 350억원이 있으며 나머지 10억원은 리스부채다. 단기차입금 일부인 300억원에 대해 오창공장과 진천공장의 합산 694억원(장부금액 기준) 규모 유형자산을 담보로 제공하고 있다. 한솔테크닉스 전체 유형자산(1026억원)의 67.7%다.
한솔테크닉스는 회사채 만기를 비교적 짧게 설정해 신규 발행이 잦은 편이다. 이 때문에 차입금의존도(29.4%)에 비해 단기차입금, 유동성 회사채, 유동성 리스부채를 합한 단기차입금의존도가 25.7%로 비교적 높게 나타난다.
재무건전성을 유지하는 토대는 양호한 현금창출력이다. 반도체와 패널 등 TV용 주요 자재의 수급 부족에 따른 재료비와 뮬류비 상승으로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했던 2021년을 제외하면 2022년 113억원, 지난해 280억원 등 최근 수년간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하고 있다.
시장경쟁력 하락으로 TV LCD 모듈(LCM) 사업을 지난해 중단했지만 TV 파워보드 제조 외에 태양광 모듈과 스마트폰 조립 등 사업 포트폴리오가 다양한 데다 삼성전자 중심으로 안정적인 거래처를 확보하고 있는 덕분이다.
◇고환율 효과…외환차익·외화환산이익 발생에 당기순이익 제고
한솔테크닉스의 재무적 특징 중 하나는 당기순이익이 영업이익보다 높게 나타난다는 점이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280억원이었지만 당기순이익은 이보다 많은 465억원이었다. 올해 상반기에도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5억원으로 적자였지만 당기순이익은 45억원으로 흑자였다.
이는 환율에 따른 영향이 크다. 한솔테크닉스는 태국, 베트남, 중국, 슬로바키아에 해외법인을 운영하면서 글로벌 공급망을 갖추고 있다. 외환차익(실현이익)과 외화환산이익(평가이익)은 금융수익으로, 외환차손과 외화환산손실은 금융비용으로 각각 반영돼 당기순이익에 동시에 영향을 미친다. 외환차익과 외화환산이익이 외환차손과 외화환산손실보다 크면 당기순이익이 늘어 재무건전성에도 유리한 데다 현금흐름을 키워 차입 부담을 낮춘다.
지난해 외환차익은 147억원이었던 반면 외환차손은 137억원이었으며 외화환산이익은 47억원이었던 반면 외화환산손실은 32억원이었다. 올해 상반기의 경우에도 외환차익은 38억원이었던 반면 외환차손은 27억원이었으며 외화환산이익은 88억원이었던 반면 외화환산손실은 57억원이었다.
한솔테크닉스 측은 "한솔테크닉스 대부분 아이템들은 수출 비중이 높다"며 "지난 몇 년간 고환율 시기로 인해 외환차익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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