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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R&D 조직 개편…아크릴 '첨단 기술' 개발 속도 아크릴개발담당 부서 '격상'…R&D 투자 '꾸준한 우상향'

박완준 기자공개 2024-08-23 08:16:50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1일 15: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화학이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점차 중심축을 옮기며 살길을 찾아 나서고 있다. 값싼 중국산 제품들이 과잉 공급되고 있는 범용 제품 대신 진입장벽이 높아 수익성을 보장할 수 있는 제품들로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LG화학은 석유화학 제품의 수익성을 강화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연구개발(R&D) 조직을 개편했다. 한계 사업에 직면한 제품을 첨단 기술과 접목해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전환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LG화학이 최근 공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올 2분기 석유화학사업본부 R&D 조직 내 위치한 아크릴개발 부서를 팀에서 담당으로 격상시켰다. 아크릴 공정 단계에 첨단 기술을 접목해 반도체용 C3-IPA(세정액)와 페인트(도료) 촉매를 생산·내재화하는 등 선도사업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LG화학 관계자는 "기존 아크릴 공정 기술을 활용해 반도체용 세정액과 도료 등의 촉매 제품을 개발하고, 시장을 넓히기 위한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며 "장기 경쟁력 확보가 어려운 제품군을 고수익 제품으로 전환하는 내용이 골자다"라고 말했다.

앞서 LG화학은 2004년 국내 최초로 아크릴산 촉매 및 제조공정 기술까지 모든 공정을 독자기술로 개발한 바 있다. 아크릴산은 액체 상태의 화학 제품으로 아크릴섬유와 SAP, 도료, 점·접착제, 코팅제 등 3000여종의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는 핵심 원료다.

하지만 LG화학은 최근 중국을 비롯한 세계적인 화학산업 경쟁 심화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에 아크릴산 생산공장을 축소했다. 1987년부터 가동된 전남 나주공장의 아크릴산 생산 설비가 노후화로 수익성이 악화되자, 지난해 12월 생산 중단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실제 LG화학은 석유화학 업계 불황으로 부진한 실적을 이어오고 있다. 올 2분기 석유화학 부문은 지난해 말 이후 적자전환한 이후 3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나, 매출 4조9658억원에 영업이익 323억원을 거두는 데 그쳤다. 매출이 더 적은 첨단소재와 생명과학 부문은 1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뒀다.

LG화학은 제품 포트폴리오 전환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수익성 강화의 일환으로 고부가가치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는 내용이 골자다. 특히 기술 확보를 위한 R&D 투자를 꾸준히 늘리고 있다. LG화학은 지난해 2조8672억원을 투자해 역대 최고 금액을 기록한 바 있다. 올 상반기도 전년보다 922억원 늘어난 1조746억원을 R&D에 투자했다.

R&D 비용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업계 최고 수준이다. 올 상반기 LG화학의 총매출 대비 R&D 투자 비중은 4.5%를 차지했다. 롯데케미칼 등 1% 내외 동종 업계 기업들보다 높은 수준이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한 LG화학의 R&D 비용은 5547억원으로, 총매출 대비 비중이 2022년 3.6%에서 5%대로 상승했다.

비주력 자산 매각도 추진 중이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가 36조1350억원에서 올 상반기 말 기준 39조9240억원으로 늘어난 탓이다. 순차입금 비율도 같은 기간 31.2%에서 39.7%로 증가해 2021년 4분기 이후 최고 수준까지 도달했다. 이에 LG화학은 올 3월 SM(스티렌모노머)을 생산하는 여수 공장은 가동 중단했으며, 나프타분해시설(NCC) 2공장 역시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이다.

LG화학 관계자는 "수익성 제고를 위해 올 상반기 일부 공장을 가동 중단했으며, 소규모 비핵심 사업 혹은 외부 조달할 수 있는 중간 원료를 합리화하면서 사업 구조를 재편해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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