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닻 올린 HS효성첨단소재]업황 불황에도 꾸준한 이익…탄소섬유 성과는 언제쯤①조용수·성낙양 각자 대표 체제…탄소섬유 캐파 늘려 '경쟁력 강화'
박완준 기자공개 2024-09-19 08:11:30
[편집자주]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의 핵심 계열사로 꼽히는 효성첨단소재가 사명에 HS를 붙이며 본격적으로 닻을 올렸다. HS효성의 계열사 중 덩치가 가장 큰 효성첨단소재는 그룹 내 캐시카우로 사업 확장과 투자의 핵심 열쇠로 꼽힌다. HS효성첨단소재는 새로운 출발을 앞두고 미래를 어떻게 대비하고 있을까. 더벨이 HS효성첨단소재의 현황과 포트폴리오, 재무 상황 등을 살펴보고 미래를 조망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12일 17: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효성은 새벽 호와 별 성의 한자로 만들어져 '새벽을 밝히며 빛나는 샛별'을 뜻한다. 2대 회장인 조석래 명예회장이 1996년 사명을 동양나이론에서 효성T&C으로 바꾼 뒤 1998년 효성물산, 효성중공업 등을 합병해 지금의 효성그룹으로 거듭났다.별을 뜻하는 사명의 명맥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효성그룹의 3세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이 독립경영에 나서며 이달 새롭게 발표한 기업이미지(CI)도 '세상을 이끄는 별'을 뜻하고 있다. 인류를 풍요롭게 하는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이 되겠다는 비전도 제시했다.
선대와 '같은' 별의 명맥을 택한 조 부회장은 HS효성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HS효성첨단소재에 가장 먼저 'HS'를 붙이며 첨단소재 산업 진두지휘를 예고했다. 아울러 각자 대표 체제를 채택하며 신성장동력 확보에 총력한다. 새롭게 출발하는 조 부회장의 HS효성첨단소재의 방향타를 어느 쪽으로 맞추고 있을까.
◇각자 대표·사명 변경, 외형 확장 목표한 '탈바꿈'
HS효성첨단소재는 조 부회장이 그리는 미래 청사진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이다. HS효성 내 다른 계열사(효성토요타,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HIS), 효성홀딩스USA, 광주일보, 베트남물류법인)보다 수익성이 월등히 높기 때문이다. 그룹의 투자 재원을 확보하는 캐시카우로 평가받는 이유다.
조 부회장은 이달부터 효성첨단소재에 'HS'의 DNA를 이식하며 조용수·성낙양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새출발을 알렸다. 새롭게 선임된 성낙양 대표는 주력 사업인 타이어보강재PU와 미래전략 부문을 총괄하며 신성장사업 발굴이라는 중요한 과제가 주어졌다.
성 대표는 효성에서 경영혁신실장, 부사장 등을 역임하며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CVC) 타당성 검토 및 설립, 다양한 신사업 투자를 검토한 이력을 갖고 있다. 맥킨지와 엑센추어 등에서 근무했던 컨설팅 전문가로 미래전략 부문에서 신사업 발굴의 핵심 키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HS효성첨단소재는 코로나19 팬데믹 전후로 큰 변화를 겪은 곳이다. 2020년 매출이 2조원대로 떨어지며 한차례 부침을 겪긴 했으나, 2021년 3조5978억원, 2022년 3조8414억원의 매출을 거둬 2년 연속 성장했고 영업이익 역시 같은 기간 342억원에서 4373억원, 3151억원 등으로 늘어났다.
HS효성첨단소재 견조한 실적 뒤에는 주력 제품인 타이어코드가 있었다. 타이어코드는 타이어 내부를 구성하는 보강재로 타이어의 형태를 유지시키고 안정성과 내구성을 결정짓는 핵심 소재다. 한국과 베트남에 생산 시설을 갖춰 미쉐린과 굿이어, 쿠퍼 등 글로벌 타이어 제조업체에 납품하고 있으며, 글로벌 점유율 50%로 1위에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최근 타이어코드는 북미와 유럽 지역의 꾸준한 수요를 바탕으로 해상운임 상승분을 판매가격에 전가하며 HS효성첨단소재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80% 초반까지 떨어졌던 산업자재 부문 공장 가동률은 올 상반기 90%까지 끌어올려 수요 대응에 나섰다.
실제 HS효성첨단소재는 석유화학 업계의 불황 속에서도 지난해 매출 3조2023억원, 영업이익은 1724억원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수익을 실현했다. 올 상반기도 1조6773억원의 매출에 영업이익률 7.72%를 기록하며 1295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공격적인 '탄소섬유' 투자…가시적인 성과는 '아직'
시장에서는 조 부회장이 HS효성첨단소재의 사업 효율화를 어떻게 이뤄낼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조 부회장은 정이 많고 주변을 챙기는 등 온화한 성격을 지닌 데 반해 경영에서는 신중한 스타일로, 의사결정이 다소 느리다는 단점을 갖고 있다는 재계의 평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조 부회장은 탄소섬유를 선제적으로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탄소섬유는 고압용기와 전선심재, 건축보강 등에 사용되는 신소재다. 글로벌 친환경 기조와 함께 부상한 수소경제 시대의 핵심소재로 평가받는다.
앞서 HS효성첨단소재는 1조원을 투자해 전주공장의 탄소섬유 생산 능력을 2028년까지 연산 2만4000톤까지 확대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베트남 남부에 설립된 효성비나코어에 총 533억원을 출자해 내년까지 연산 5000톤의 탄소섬유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다만 실적 측면에서는 가시적인 성과가 아직 나오진 않고 있다. HS효성첨단소재는 올 2분기 탄소섬유·아라미드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2% 감소한 903억원을 거뒀다. 전체 매출액(8405억원) 중 9%에 불과하다. 가동 초기라 안정화 비용이 적잖이 소요되고 있는 데다 생산시설 투자 비용도 만만찮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와 법정 다툼을 하고 있는 부분도 걸림돌로 꼽힌다. HS효성첨단소재는 국내에서 코오롱인더를 상대로 ‘하이브리드 타이어코드(HTC)’ 관련 특허 무효 소송을, 코오롱인더스트리는 미국 캘리포니아 연방지방법원에 특허 침해 금지 소송을 제기한 상황이다.
타이어코드는 HS효성첨단소재의 총매출에서 50%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소송 결과에 따라 실적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 하지만 HS효성첨단소재는 현재 소송에서 불리한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효성첨단소재는 2022년에도 특허심판원에 HTC 특허 무효 소송을 제기했지만, 기각됐다. 올 3월에 열린 HTC 특허무효심판에서도 특허심판원은 코오롱인더의 손을 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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