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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급 지급공시 점검]하도급 규모 최상위권 쿠팡, 지급기간은 반대④전체 하도급 대금의 75%, 30일 이후 지급…60일 초과분도 존재

윤종학 기자공개 2024-09-12 07:48:07

[편집자주]

지난해 도입된 개정 하도급법에 따라 하도급거래를 하는 대기업집단 소속 회사들은 대금 결제조건을 공시하고 있다. 소위 '갑질횡포'를 막고 하도급 수급 사업자의 교섭 경쟁력을 높이기 위함이다. 2023년 상반기 처음으로 공시되기 시작한 '지급수단별·지급기간별 지급금액 및 분쟁조정기구에 관한 사항'에 해당 내용을 담고 있다. 더벨이 공시 도입 1년을 맞아 유통업계 공시대상 기업들의 이행사항을 점검하고 개선 과제들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09일 15: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계에서는 쿠팡과 지마켓 등 2곳만이 '지급수단별·지급기간별 지급금액 및 분쟁조정기구에 관한 사항' 공시 대상으로 파악된다. 이는 하도급 거래가 있거나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속한 기업만이 공시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티몬과 위메프 등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속하지 않는 업체들은 공시 대상에서 빠지게 된다. 혹은 SSG닷컴 등 모기업의 사업부 형태로 존재하는 곳도 별도 공시 대상에서 배제된다.

마지막으로 공시 대상이긴 하지만 공시금액 중 유통업 관련 하도급 계약이 없는 곳도 있다. 예컨대 이커머스 매출 기준 2위인 네이버의 경우 자체 상품 없이 오픈마켓 사업만을 전개해 이커머스 관련 하도급 계약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네이버 측은 170억원가량을 공시하고 있지만 이는 디자인개발, 콘텐츠제작 등 용역위탁에 국한된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쿠팡과 지마켓의 지급금액은 각각 2052억원과 377억원으로 집계됐다. 쿠팡은 전년 동기(612억원)에서 3배 이상 불어난 반면 지마켓은 1695억원에서 5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지마켓은 해당 금액에는 통신판매업, 광고업, 전산용역, 물류업 등에서 진행한 하도급 금액이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연도별 하도급 계약 시기에 따른 금액 변동으로 볼 수 있다.

쿠팡의 하도급 금액은 유통업계 전반으로 넓혀봐도 최상위권에 해당하는 규모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는 이마트(2414억원)에 이은 두 번째 규모다. 쿠팡은 하도급 내역을 따로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PB상품(독자 개발 브랜드 상품) 제작위탁이 대부분을 차지할 것이라는 의견이 대다수다.

쿠팡은 마트, 편의점 등과 마찬가지로 PB상품을 확대하며 수익성 제고를 꾀하고 있다. '곰곰', '코멧', '탐사', '캐럿' 등 식품, 생활용품, 가전, 의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상품군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쿠팡의 지급기간은 최하위권으로 분석된다. '지급수단별·지급기간별 지급금액 및 분쟁조정기구에 관한 사항' 공시 규정을 보면 지급기간을 '10일 이내', '10일초과 15일 이하', '15일 초과 30일 이하', '30일 초과 60일 이하', '60일 초과' 등으로 나누고 있다. 하도급 업체의 경우 자금회전이 중요한 만큼 대기업의 지급기간이 짧을 수록 경영에 도움을 받는다.

실제 공정위원회가 '지급수단별·지급기간별 지급금액 및 분쟁조정기구에 관한 사항'을 신설한 데에는 대기업 유통업체들이 지급기간을 공시해 하도급 업체들의 교섭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이유도 담겨있다.

쿠팡은 2023년 상반기 전체 지급금액의 약 95%(581억원)을 '30일 초과 60일 이하' 기간에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에는 그 비중이 75%(1554억원)로 개선되긴 했지만 30일 이내에 대부분의 지급을 마치는 타 유통업체와 비교하면 여전히 늦다는 평가다. 이에 더해 총지급금액 대비 소규모 금액(7900만원)이긴 하지만 법정지급기한인 60일을 넘겨 지급하기도 했다.

동종업계인 지마켓과 비교해도 쿠팡의 지급기간이 늦다는 점이 확인된다. 올해 상반기 기준 지마켓이 '30일 초과 60일 이하'에 지급하는 비중은 16%에 불과하다. 특히 초단기인 10일 이내에 절반 이상의 대금을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쿠팡은 10일 이내 지급 비중이 9.2%에 그쳤다.


지급수단별 내역에서 쿠팡의 현금 결제비율이 높게 나타난 점은 긍정적이다. 올해 상반기 쿠팡과 지마켓의 현금 결제비율은 각각 81.46%, 17.38%로 집계됐다. 다만 60일 이내에 대금을 지급하는 어음대체결제수단을 활용해 현금성결제비율은 두 곳 모두 100%로 집계됐다.

분쟁조정기구는 쿠팡과 지마켓 모두 설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지마켓의 경우 모회사인 이마트에 설치된 분쟁조정기구를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공정위원회는 분쟁조정기구 설치를 의무화하진 않고 있다. 다만 쿠팡의 경우 하도급 업체에 허위 발주서를 발급했다는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처분을 받은 이력 등 잡음이 일고 있어 향후 분쟁조정기구 설치 여부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쿠팡 측은 하도급 지급기간 변경 및 분쟁조정기구 설치 계획 등을 묻는 질문에 "내부적으로 확인해 줄 수 있는 내용이 없다"며 선을 그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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