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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모니터]'IPO 삼수생' 애니원, 또 발목잡은 '내부통제'질적심사 중 경영투명성 등 지적받아…자진심사 철회

손현지 기자공개 2024-09-13 07:00:12

이 기사는 2024년 09월 11일 11: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자 부품사 애니원이 IPO 도전 중 자진 철회를 택했다. 과거 문제가 됐던 경영 투명성 등 내부통제 관련 사안이 또 다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향후 거래소의 6개월 관찰기간을 겪은 뒤 재심사를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선 불확실한 수주 경쟁력 등도 원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애니원은 스마트폰의 핵심 부품을 담당하는 회사로서 스마트폰업계의 판매 부진에 따른 실적 불확실성이 대두된 것이다.

삼성전자와 화웨이 등 일부 고객사에 대한 의존도가 크다는 점도 우려요인으로 꼽힌다. 거래소는 작년 파두사태 이후 수주 기반 산업군에 대해선 '공급망 다각화' 여부 등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있다.

◇제 2의 이노그리드 사태 막는다...내부통제 감시 철처히

1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애니원은 전일 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 철회신고서를 제출했다. 상장 주관사인 NH증권과의 논의 끝에 내린 결정이다. 올해 4월 거래소에 코스닥 상장을 위한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한 지 5개월여만에 중단한 셈이다.

심사 철회는 한국거래소 상장심의원회로부터 미승인 결정을 통보받을 가능성이 높을 때 선택하는 카드다. 미승인이라는 낙인이 찍히는 대신 자발적 철회라는 형식을 취하는 게 낫기 때문이다.

과거 발생됐던 내부통제 관련 문제점이 또 다시 발목을 잡았다는 후문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내부통제시스템이 부실한 상황"이라며 "관련 사항에 대해 추가 관찰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내부통제는 예비심사 절차 중 '질적 심사' 영역에 포함돼 있다. 대주주나 경영진의 투명성, 지배구조, 회계시스템, 계열사와의 거래 등 적법 여부를 따진다. 애니원은 과거에도 감사위원회 존속기간이 짧다는 문제로 내부통제가 부실하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내부통제는 최근 상장 과정에서 주된 변수로 부각되고 있다. 밸류에이션 못지 않게 내부통제가 상장 철회나 연기의 주된 사유가 되고 있다. 거래소는 파두, 이노그리드사태를 겪으면서 내부통제 수립 방안에 대한 심사를 강화하고 있다.


◇세번의 도전, 연달아 고배

애니원은 지난 2019년, 2020년에 이어 세번째 IPO를 도전한 기업이다. 앞서 감사위원회 존속기간 문제(2019년),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실적 악화(2020년) 등의 문제가 연달아 걸림돌이가 됐다.

이에 주관을 맡았던 NH증권은 한국거래소 베테랑 IPO심사역을 영입하며 적극 보완에 나서기도 했다. 상장요건을 까다롭게 따졌던 심사역이 직접 발행사를 컨설팅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애니원은 사외이사를 확대하면서 거래소의 요건을 충족시킨 바 있다.

세번째 도전인 비교적 심사가 순탄해 보였다. 올해 7월 중순에는 베트남 애니원 비나 현장실사까지 진행한 것으로 알려진다. 애니원 측은 "세차례 심사 미팅과 수차례 걸친 한국거래소의 심사자료 요청에 성실히 임했다"며 "대표이사가 심사 자료를 직접 챙기고 한국거래소와 주관사 미팅에도 직접 참석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결국 자진 심사 철회를 택했다. 앞선 관계자는 "많은 자료 요청과 심사준비로 실무상 애로사항은 있었지만 실무상 애로사항이 있었다, 6개월 후 재심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화웨이 의존도도 영향?…파두사태 이후 중시된 공급망 다각화

일각에선 최근 공급망 등의 문제로 인한 수주 불안정성도 원인으로 관측하고 있다. 전방산업인 스마트폰업계의 판매 부진에 따른 실적 불확실성이 대두된 것이다.

애니원의 핵심 제품은 방수 테이프와 충격 흡수품이다. 스마트폰, 노트북, 태블릿PC 등 디스플레이 제품 위주로 기능성 테이프 제조에 주력하고 있다. 스마트폰 방수테이프와 유기 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충격흡수품의 점유율은 세계 1위다.

주요 고객사는 삼성전자와 화웨이 등인데, 이들에 대한 의존도도 높은 편이다. 앞서 코로나19 당시 삼성전자 멕시코·인도 모바일 공장이 폐쇄되면서 애니원의 매출도 감소한 바 있다. 작년 매출은 1112억9200만원, 영업이익 192억7100만원, 순이익 149억9200만원 등을 기록했다. 자본금은 49억400만원이다.

최근 화웨이,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중화권 스마트폰 제조업체로 공급망을 확대하는 추세다. 애니원은 신규 개발한 아크릴폼테이프, CMP 패드용 등을 통해 신사업을 도모하고 있다. 자동차, 반도체 분야 사업 진출을 꾀하기 위한 준비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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