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9월 12일 08시2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공간을 팝니다'는 스타벅스가 줄곧 내세워 온 마케팅 전략이다. 국내에서는 동일한 이름의 책까지 출시될 정도로 널리 알려진 문장이다. 과거 스타벅스 성공 신화의 요약문이었다면 이제는 전통 유통기업들의 생존전략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백화점과 마트, 편의점 등 너나 할 것 없이 '공간'을 파는 시대다.오프라인에 기반을 두고 있는 전통 유통기업들이 '공간'을 전면에 내세우게 된 계기는 온라인쇼핑 시장의 급성장에서 시작됐다. 국내 온라인쇼핑거래액은 2017년 94조1800억원에서 2023년 228조8500억원으로 2배 이상 급증했다.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며 일상화된 비대면 생활에 유통시장도 변화의 물결에 휩쓸렸다.
유통 환경의 변화 속에서 '공간'은 오프라인 매장을 보유한 전통 유통기업들이 선택할 수 있는 차별화 전략이었다. 온라인쇼핑 업체들이 매장 없이 운영하며 비용절감을 꾀한다면 오프라인 매장은 방문하고 싶은 공간을 제공한다는 역발상 전략이다.
2022년부터 본격화된 공간 마케팅은 진화를 거듭해가며 단순 마케팅 영역을 넘어서고 있다. 당초 특정 매장에서만 판매하는 상품이나 이색 이벤트 등을 제공하는 방식이었다면 이제는 지역을 대표하는 쇼핑과 문화의 랜드마크로 변화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오프라인 유통채널은 백화점이다. 대규모 자본금을 투입해 만든 공간을 판매하는데 속도를 붙이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백화점이라는 단어까지 떼어내며 공간을 앞세우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이달 들어 부산점을 재단장하며 '커넥트현대'로 간판을 바꿨다. 커넥트는 세상의 모든 즐거움을 연결하는 공간이라는 뜻의 새로운 브랜드다. 1995년 개장한 이후 29년만의 변화다. 쇼핑 공간 외에도 '그리너리 라운지'와 '피크닉 라운지', '아트 라운지' 등의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롯데백화점도 지난 5월 수원점 이름을 개장 10년만에 '타임빌라스 수원'으로 변경해 유합형 쇼핑몰로 재개장했으며 신세계백화점도 8월 경기점 이름을 '신세계 사우스시티'로 변경해 지역 랜드마크로 도약을 꿈꾸고 있다.
다만 공간 마케팅의 양면성에 대한 고민도 필요한 시점이다. 2분기 백화점 3사는 모두 전년 대비 매출이 성장했다. 집객력을 높여 매출 성장을 이뤄냈다는 평가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현대백화점을 제외하고 역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고객에게 쇼핑 외에 공간을 제공한다는 의미는 수익을 낼 수 있는 공간이 줄어듬을 의미한다. 또한 리모델링 과정에서 대규모 비용이 들어가는 것도 피할 수 없는 수순이다. 공간과 상품 중 어느 것을 많이 팔지 저울질해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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