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프리뷰 성수' 만든 신한카드, 금융과 아트의 시너지 문유선 신한카드 올댓Biz팀 Life Venture P 파트장
서은내 기자공개 2024-09-27 07:42:35
이 기사는 2024년 09월 24일 14: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과 아트가 결합하면 시너지를 낼 수 있을까. 그 답을 제시하는 곳이 있다. 미술시장 활성화라는 ESG 차원의 목적으로 시작했다가 수익화된 아트사업으로 확장 중인 신한카드의 '더프리뷰(The Preview)'가 그 사례다. 더프리뷰는 양질의 갤러리, 작가, 작품 기준을 제시하고 갤러리들과 끈끈한 관계를 만들며 신진작가 중심 미술 시장을 키우고 있다.신한카드는 금융권에서 유일하게 아트페어를 운영하는 금융사다. 2021년 시작한 아트페어 '더프리뷰'는 올해 벌써 4회를 마무리했다. 미술계와 무관한 금융사가 만든 아트페어이지만 미술계에서 더 알아주는 행사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다.
'2024 더프리뷰 성수'가 지난 8월 30일부터 9월 3일까지 5일간 서울 성수동에서 열렸다. 9월 첫 주 프리즈와 키아프로 국내 미술계가 뜨겁게 달궈지던 시기 더프리뷰성수도 그 열기에 앞장섰다. 미술 애호가들 중에는 글로벌 페어 프리즈보다 더프리뷰에 더 큰 기대감을 보이는 이들도 있었다.
◇ 연중 상시 갤러리들과 파트너십 다져
아트페어가 넘쳐나는 미술계에서 미술이 본업이 아닌 카드회사의 아트페어가 어떻게 성공적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을까. 문유선 신한카드 올댓 Biz팀 Life Venture P 파트장은 24일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더프리뷰 사업 방향에 대해 "작품을 살 수 있는 고객층을 타겟팅해 마케팅하고 새로운 컬렉터군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유선 파트장은 신한카드에서 더프리뷰 사업을 만들고 사업을 총괄해온 키맨이다. 문유선 파트장은 "대형페어들은 근본적인 신뢰수준을 만들고 기본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지만 신진갤러리, 신진작가 중심 페어는 매니아층을 가지지 못하고 있다"며 "더프리뷰에 나온 갤러리가 국제페어에 참여하며 성장하는 것을 본다"라고 말했다.
3년 전 미술시장이 한창 뜨거워지던 시기, 신한카드 내에서는 온라인으로 미술품을 판매하고 관련 콘텐츠를 선보일 사내벤처가 만들어졌다. 처음에는 플랫폼 사업을 계획했다가 오프라인 아트페어로 방향을 틀었다고 한다. 신한카드는 아무도 건드리지 않았던 시장을 중심으로 발상의 전환을 시도했다.
더프리뷰는 아트페어에 한번도 참여해본 적 없는 갤러리를 신생 갤러리로 정의하고 이같은 신생갤러리로 참여의 제한을 뒀다. 신생 갤러리가 아니라면 신진 작가를 선보여야 한다. 신진작가는 한번도 페어에서 선보인적이 없는 작가로 기준을 설정했다.
문유선 파트장은 "아트페어에 한번도 나오지 않았던 갤러리, 작가를 중심으로 새 마켓을 만들자는 발생에서 시작했다"며 "신한카드가 보유한 고객층을 대상으로 아트페어를 홍보, 마케팅했고 첫해 아트페어에서 예상치 못한 성과를 냈다"고 회상했다. 그는 "미술시장이 고고한 예술의 영역이라고 하나 작가가 크려면 작품을 팔아야한다"며 "완판되는 페어를 만드는게 최대 목표"라고 덧붙였다.
더프리뷰가 다른 아트페어와 차별화되는 점은 페어가 열리지 않는 기간에도 1년 내내 참여 갤러리들과의 관계를 이어간다는 것이다. 통상 아트페어는 1년에 한번 열린다. 갤러리와 아트페어는 일회성 관계를 갖게되기 쉽다. 반면 더프리뷰성수는 갤러리들과 네트워크를 이어가는데에 힘썼다.
문 파트장은 "삼청동, 을지로, 강남 등 지역별로 갤러리 커뮤니티를 만들어주며 시장 구심점을 만들어줬고 아트페어 주최측과 갤러리가 갑을 관계가 아닌, 서로를 필요로 하는 관계로서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국내에만 수천개 갤러리가 있지만 그 중에서 우리가 생각하는 방향의 결을 정하고나면 그 범위에 드는 갤러리는 몇백개로 좁혀진다"며 "기획력과 상업성에 대한 니즈가 있는 곳이 우리와 결이 맞는 파트너가 되고 젊은 갤러리들이 모여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 자본력·마케팅 + 미술계 전문성 역할 분담, 협업 최적화
참신한 사업 아이디어를 뒷받침한 건 외부업체와의 협력을 통한 전문성 확보다. 문 파트장은 또다른 페어의 성공 요인을 아트페어 전문업체와 역할 분담이었다고 짚었다. 신한이 가진 역량이 금융계에서의 신뢰성과 고객 재원이라면 미술계에서의 신뢰성을 얻게된 건 협력 파트너 '아트미츠라이프(ArtMeetsLife)' 덕분이었다.
아트미츠라이프는 더프리뷰성수 사업팀과 우연히 인연을 맺게된 아트페어 전문 기획 업체다. 국내 메이저 아트페어로 정평이 난 아트부산 출신의 미술계 전문가들이 만든 회사다. 신한카드가 사업의 큰 방향을 설정하고 마케팅, 재무적 역량을 보탰다면 아트미츠라이프는 실제로 화랑과 작가 작품 심사 등 실무적 전문성을 펼쳐냈다.
3회째 더프리뷰성수에 나온 갤러리들에 대해 문 파트장은 "졸업을 시킨다"고 표현했다. 2회 연속 같은 작가가 나올 수는 있으나 추가로 참여하려면 작품이 새것이어야 한다고 한다. 페어에 참여하는 갤러리, 작가, 작품에 대한 심사에 가장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것도 페어 차별화의 핵심이다.
문 파트장은 "갤러리, 작가, 고객의 삼박자가 맞아야한다. 갤러리만, 작가만 좋아서도 안되고 적절한 고객이 있어야 한다"며 "이 셋을 묶어주고 시장의 예민한 트렌드를 살펴 시장성을 만들어줘야 매년 성공하는 페어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 더프리뷰성수의 작품 매출은 약 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는 12억원의 매출을 냈으며 최근 미술시장 하락 분위기가 페어 판매에도 영향을 줬다. 방문객 수는 첫 회였던 2021년 6000명, 2회 1만2000명, 3회 1만8000명으로 급증했다. 올해는 약 1만5000명으로 전년에 비해 소폭 줄었다. 다만 집계 데이터상 신규 컬렉터 유입은 꾸준히 늘고 있다.
◇ 갤러리 취급액 증가, 카드사 신시장 개척
'더프리뷰 성수'는 금융 씬(sene)과 미술 씬의 결합으로 금융계에도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처음 더프리뷰 사업은 회사의 ESG, 브랜딩만을 목적으로 시작했다. 4년차인 현재는 벤처를 탈피해 팀 안에서 파트로 운영되면서 수익에 대한 기대도 생겨나고 있다.
문 파트장은 "다만 아트페어가 수익을 목적으로 한다는 인식이 생기는 순간 아이러니하게도 시장에서 평가가 절하된다"며 "더프리뷰는 비수익모델로 가져가고 이를 활용해 미술계 씬에서 돈을 버는 것이 우리의 사업모델"이라고 말했다.
현재 신한카드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파트너 갤러리와 협업해 작품을 판매를 하고있다. 또 미술품 거래에서 신한카드의 결제를 유도하고 있다. 아트페어에서 판매 매출의 90%는 카드결제이며 그 중 절반은 신한카드가 차지하고 있다. 미술품 거래의 카드 결제는 시장 투명화와도 직결되는 사안이다.
지난해부터는 신한은행과 협업해 고액자산가 3000명을 아트페어에 초대했다. 이들 중 절반이 실제로 페어에 방문했고 상당수가 작품을 구매했다고 한다. 올해 라이트룸과 데이비드호크니 전시 협업을 통해 티켓 매출을 나누는 등 새 시장 수요도 찾아가는 중이다.
문 파트장은 "카드사는 고객 타겟팅에 능하고 문화예술계에 관심있는 고객을 초청할 수 있어 적중률이 높다"며 "점차 카드 시장에서 갤러리 취급액이 올라가고 있고 미술시장은 신시장의 영역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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