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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로 본 이재용 회장 2년]반도체가 촉발한 위기, 그룹 사장단 거취 '폭풍전야'[인사] 임원 규모 대폭 축소 안팎서 거론, 이재용 회장 침묵 속 긴장감 커져

김경태 기자공개 2024-10-29 13:09:50

[편집자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2022년 10월 27일 회장이 됐다. 4대그룹 오너 경영자 중 가장 늦었다. 이제 취임 2년차다. 기대와 우려는 여전하다. 가장 큰 우려는 사법리스크다. 올해 2월 삼성물산 관련 합병 소송의 1심에서 ‘전부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검찰에서 곧바로 항소하고 새로운 소송도 더해졌다. 이런 상황에 반도체사업 위기를 맞이했다. 그룹 재건과 M&A를 통한 덩치 불리기 과제로 나아가야 하는데 기반이 돼야 할 영업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다. 그 속에서 지배구조 재편과 인사도 마쳐야 한다. 이 회장 2년차를 맞이한 삼성을 6개 키워드로 돌아보고 향후 행보를 가늠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5일 15: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 반도체사업이 최근 위기를 겪으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강력한 선언적 메시지를 내놔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다만 여전한 사법리스크로 인한 운신의 폭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삼성 안팎에서는 이 회장이 컨트롤타워 재건을 비롯한 조직 포메이션 재구축, 임원 인사 등 경영 행위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특히 승진자와 달리 외부로는 공표되지 않을 퇴직 임원 규모가 관전포인트로 지목된다. 업계에서는 반도체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뿐 아니라 다른 부문과 계열사들도 임원 대폭 축소하는 '충격 요법'이 거론된다. 삼성 내부에서도 실적 성장이나 신기술 개발 등 명확한 성과가 뒷받침되지 못한 사업부와 계열사 임원의 거취에 대한 주목도가 커지고 있다.

◇임원 대폭 축소·파벌 타파 거론 '극도의 긴장감'…사업지원TF·미사단 '주목'

25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025년도 정기 사장단 인사의 유력한 시점으로는 다음 달이 거론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통상 12월에 인사를 단행했다. 그러다 2017년 이후 처음으로 작년 11월 27일 정기 사장단 인사를 실시했다.

삼성전자가 올해도 인사 시점을 일반적인 경우보다 앞당길 것이란 전망은 최근 반도체사업으로 인한 위기 때문이다. 메모리 반도체에서 더 이상 1위가 아니다. 라이벌 SK하이닉스에 1등 자리를 내줬다. 파운드리(위탁생산) 등 비모메리 분야도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이 회장이 고 이건희 선대회장의 신경영 선언, 애니콜 화형식에 준하는 강한 메시지를 내야 한다는 요구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다만 이 회장은 이번 정부 들어서도 새로운 소송이 더해지는 등 사법리스크가 여전해 공격적인 행보에 나서는 데 부담이 있다.

이번 달만 해도 회장 취임(27일) 2주년을 맞이한 다음 날(28일) 삼성물산 합병 관련 소송 2심 공판에 출석해야 한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 회장이 공식적으로 강도 높은 발언을 하는 대신 임원 인사와 조직개편 등 경영 행위를 통해 삼성 내부에 위기의식을 키울 것으로 보고 있다.


DS부문뿐 아니라 다른 사업부도 긴장감이 커지는 상태로 전해진다. 반도체사업이 부진한 상황에서 내부의 의사결정 문제가 끊임없이 지적됐다. 이는 본사 지원조직, DX부문, MX사업부 등 삼성전자 전 사업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DS부문에 비해 상대적으로 선방하고 있더라도 임원들의 긴장감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는 후문이다.

삼성 안팎에서는 이번 사장단 인사에서 승진자가 축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작년 11월 인사에서 사장으로 올라선 인물은 2명에 불과했다. 임원 인사 역시 마찬가지다. 작년 승진자는 부사장 51명, 상무 77명, 펠로우 1명, 마스터 14명 등 총 143명이다. 이는 2022년 12월에 발표된 정기 임원 인사에서 배출된 승진자 187명보다 44명이 줄어든 수치다.

특히 삼성 내부에서는 퇴직 임원 규모를 주목하고 있다. DS부문과 성과가 부진한 사업부가 1차적인 타깃으로 거론된다. 반전이 시급한 DS부문의 경우 내부에 존재하는 서울 최상위 대학의 파벌을 타파하기 위한 임원 변화가 이뤄질지가 관전포인트로 부상하고 있다.

삼성을 감시하는 준법감시위원회에서조차 컨트롤타워를 재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3대 TF(사업지원·EPC경쟁력강화·금융경쟁력제고), 미래사업기획단 소속 임원들의 거취도 임직원들의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정현호 부회장이 이끄는 사업지원TF는 작년 11월 인사에서 승진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재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올 11월 강도 높은 인사, 포메이션 재구축을 실시한 후에도 임원들이 긴장의 끈을 놓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비정기 인사가 단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올 5월 비정기 인사를 통해 반도체를 담당하는 DS부문장을 전영현 부회장으로 전격 교체했다.

◇그룹 주력사 기조 거스르기 어려워, '유임' 통한 시그널 주목

삼성전자 위기론이 거센 탓에 계열사에서도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명확한 성과가 없다면 그룹 주력사의 인사 기조를 거스르기 어렵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계열사 중 사장이 가장 많은 곳은 삼성물산이다. 오너 3세 이서현 전사 전략기획담당 사장 외에 오세철 건설부문장, 이재언 상사부문장, 정해린 리조트부문장, 강병일 EPC경쟁력강화TF장이 있다. 호텔신라는 오너 3세 이부진 사장, 한인규 운영총괄 사장 2명이다.

다만 계열사 중에는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하거나 경쟁사 대비 선전, 신기술 개발 등에 성공한 곳들도 적잖다. 이런 계열사에는 승진자 확대, 경영진 유임 등을 통해 성과는 보상한다는 시그널을 확실히 보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대표적인 곳이 삼성바이오로직스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실적 고공행진과 수주 확대를 이어가고 있다. 올 3분기 매출 1조1871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초로 분기 매출 1조원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 외에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SDS 등도 선전하고 있다. 삼성SDI는 전기차 캐즘에도 선방한 실적을 거뒀다. 삼성전기는 호실적을 거두면서 올 9월 웨어러블 디바이스용 소형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해 큰 주목을 받았다. 비상장사 중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돋보인다. 삼성전자에 21조9900억원을 대여하고 대규모 배당을 통해 유동성 확보에 큰 보탬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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