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른 국산 P-CAB 도전기]케이캡 공신 종근당 잡은 대웅제약, 실적 보여준 파급력③협업 후 원외처방액 분기 14% 성장…종근당, 펙수클루로 케이캡 공백 커버 시도
김성아 기자공개 2024-10-25 08:49:47
[편집자주]
3세대 소화성궤양용제 ‘칼륨경쟁적위산분비 억제제(P-CAB)’제제가 개화 5년 만에 빠른 속도로 2세대 양성자펌프억제제(PPI) 시장을 대체하고 있다. 세대교체의 주 무대는 국내다. 전 세계 규제기관 승인 P-CAB 제제 5개 중 3개가 국산 신약이다. P-CAB 개발사들은 영업력을 극대화할 파트너사들과 함께 시장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국내 P-CAB시장을 이끄는 3사의 영업 경쟁력을 비롯해 적응증 확대, 해외 진출 등 차별화 전략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4일 15: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소화기계통 영업 강자이지만 대웅제약은 P-CAB 시장에서 HK이노엔 뒤를 따르는 후발주자다. ‘펙수클루(성분명 펙수프라잔)’를 내놓은 지 2년만에 영업 파트너를 구했다. 바로 국내 1호 P-CAB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의 원외처방액을 1500억원대까지 끌어올린 주역 ‘종근당’.국내 제약업계 영업 1, 2위를 다투던 라이벌의 맞손 소식에 업계는 ‘오월동주’의 현실판이라고 말했다. 양사의 협업 의도는 명확하다. '실적'. 대웅제약은 이미 케이캡이라는 성공 사례를 만든 확실한 파트너 종근당과 1품1조(1品1兆)‘ 비전을실현한다는 방침이다. 종근당은 HK이노엔과의 결별로 생긴 1000억원대의 매출 공백을 펙수클루로 메운다는 속내다.
◇검증 4단계 시스템 함께 적용…코프로모션 효과 확인
P-CAB 신약 출시부터 코프로모션을 진행했던 케이캡과 달리 펙수클루는 대웅제약의 탄탄한 자체 영업력으로 독자행보가 가능했다. 대웅제약은 간장약 ‘우루사(성분명 UDCA)’, 기능성 소화불량증 치료제 가스모틴(성분명 모사프리드시트르산염)' 등 자체 개발 제품을 시장에 안착시킨 경험이 있다.
종근당 역시 마찬가지다. 종근당은 PPI제제와 관련한 개량신약, 위장약 등 다양한 소화기계통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이번 협업으로 종근당의 소화기 계통 영업력을 덧붙인 것은 물론 케이캡을 통해 검증된 P-CAB 영업 노하우도 확보했다.
양사의 코프로모션 전략은 원개발사인 대웅제약이 이끈다. 전략의 핵심은 대웅제약 고유 마케팅 모델인 ‘검증 4단계 시스템’이다.
고객을 대상으로 근거 있는 논리와 마케팅 메시지를 4단계에 걸쳐 검증한다. 자체적인 제품 학습은 물론 100명 상당의 대내외 전문가를 통한 검증, 실제 현장에서의 고객 니즈 반영으로 맞춤형 영업 전략을 구축한다. 검증 4단계 시스템은 파트너사 종근당으로부터 공감을 이끌어 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양사 모든 직원들이 펙수클루 강점에 대해 동일한 목소리를 내는데 집중하고 있다”며 “소화기 질환 분야에서 오랜 기간 축적된 영업력 및 마케팅 노하우를 십분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프로모션 효과는 조금씩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양사는 5월 계약 체결 후 영업 전략을 세우는 과정을 거쳤다. 본격적으로 공동영업에 뛰어든 건 올해 3분기다. 양사의 협업은 1, 2분기 한 자릿수에 그쳤던 성장률을 단숨에 13.66%까지 끌어올렸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아직은 코프로모션 효과를 확인하기에 이른 시점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며 “다만 3분기 성장률이 주요 경쟁 제품 대비 높게 나와 내년부터 본격적인 시너지 효과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매출 1兆 노리는 펙수클루, 종근당 1000억 케이캡 공백 메울 ‘묘수’
대웅제약은 펙수클루를 비롯한 자체 신약 3종 각각에 대해 2030년 매출 1조원 달성을 향한 ‘1품1조(1品1兆)’ 비전을 공표했다. 글로벌 매출을 포함한 것으로 2030년 펙수클루 국내 매출 목표치는 3000억원이다.
목표치가 높은 만큼 모멘텀 확대도 적극적이다. 대웅제약은 2025년 펙수클루 20mg정을 새롭게 출시한다. 20mg정은 P-CAB 제제 최초로 비스테로이드소염제(NSAIDs) 유도성 소화성 궤양 예방 적응증을 획득할 예정이다.
기출시된 10mg정에 대한 급여 확대도 예정돼 있다. 10mg정은 출시 한 달 만에 위염 적응증을 추가 획득했다. 이 역시 P-CAB 제제로는 최초다.
펙수클루 매출 성장이 기대되면서 종근당의 실적 개선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해 케이캡과 이별하며 상반기 누적 매출액은 소폭 쪼그라들었다.
수익성에도 영향을 받았다. 올해 상반기 별도기준 누적 영업이익은 5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 줄었다. 지난해 종근당에 인식된 케이캡 매출액이 1375억원에 달했던 만큼 이탈 영향이 큰 것이다.
종근당 관계자는 “P-CAB 시장 자체가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고 펙수클루 역시 후발주자지만 빠르게 매출을 늘리고 있다”며 “내년에는 좀 더 안정적인 시장 확대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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