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CFO 서베이]'금고지기'는 옛말…경영 전략도 CFO 몫전략수립 및 실행 전반에 대해 책임 인식…'투자 신중' 기조는 여전
고진영 기자공개 2024-12-05 08:12:23
[편집자주]
대한민국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된 2024년을 어떻게 헤쳐왔을까. 급변하는 미래를 위해 무엇을 준비하고 있을까. 더벨이 만든 프리미엄 서비스 'THE CFO'가 올해로 3년째 CFO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CFO들의 현장 목소리를 담았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5일 10:3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 해당 기사는 THE CFO 등록 CFO를 대상으로 2024년 11월 이뤄진 설문에 바탕해 작성했으며 아래와 같은 질문이 활용됐습니다.Q CFO는 회사의 진로를 결정하고 실행하며 책임감을 고양해야 하는가
Q CFO는 회사의 전략수립과 실행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가
Q CFO는 신제품 개발과 기술혁신에 방점을 둬야 하는가
Q CFO는 기술혁신으로 시장에서 경쟁사 대비 선도적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가
Q CFO는 시장에서 기업이 적극적 경쟁자로 활동하도록 지원해야 하는가
Q CFO는 회사의 목표 달성을 위해 과감하고 적극적인 행동을 주문해야 하는가
Q 고위험 고수익 프로젝트를 선호하는가
Q CFO는 기술개발 투자에 최우선적으로 예산을 배분해야 하는가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최고경영자(CEO)로 변신하는 사례는 세계적으로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기업들이 CFO를 고용하면서 아예 CEO로의 전환을 염두에 두고 후보를 찾기도 한다. CFO의 역할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는 최근의 트렌드와 비슷한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THE CFO가 설문조사를 통해 CFO들에게 직접 질문한 결과 실제로 스스로의 역할을 전통적 '금고지기'에 한정짓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조사됐다. 다만 최우선적 역할은 여전히 재무관리인 만큼 투자에 있어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응답자 80% 이상… 전략 수립, 실행에 '관여해야'
국내 주요기업 재무책임자 117명을 대상으로 THE CFO가 진행한 설문에 따르면 'CFO의 전략적 자세와 전략가로서 역할'에 관련한 질문에서 CFO들은 재무 밖의 영역에 관해서도 높은 비율로 책임을 인정하고 있었따.
CFO가 '회사의 진로를 결정하고 실행하며 책임감을 고양해야 하는가'를 물었을 때 '그렇다'는 CFO가 65명(55.6%), '매우 그렇다'가 38명(32.5%)이었다. 합쳐서 103명(88.0%)이 긍정했다. '그렇지 않다'고 답한 CFO는 2명(1.7%), '보통이다'는 12명(10.%)에 그쳤다.
또 '회사 목표 달성을 위해 적극적인 행동 주문', '전략 수립 및 실행을 위한 노력' 등도 중요한 역할이라고 판단했다. 이 2개 항목에 각각 100명(85.5%)의 CFO가 '매우 그렇다' 또는 '그렇다'고 답했다. 부정 답변을 한 6명(5.1%)의 경우 직급은 이사와 상무, 전무 등으로 의미 있게 두드러지는 특징은 없었다.
직급과 상관없이 CFO의 역할을 단순히 재무적 업무를 넘어 경영전략, 수행 전반으로 확대해서 인식하는 사례가 대부분이다. CFO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는 최근의 추세가 설문에서도 나타났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2020년 한국공인회계사회가 출간한 'CFO의 전략적 역할'에 따르면 재무책임자들에게 요구되는 모습은 △전통적 재무업무 중심의 'F-CFO(Financial-CFO)'에서 △사업 운영을 지원하는 관리적 차원의 'O-CFO(Operaional-CFO)'를 거쳐 △사업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CE-CFO(Chief Excuive-CFO) '로 변화하고 있다.
재계에선 LG그룹이 대표적인 사례다. LG그룹 CFO들은 전통적으로 예외 없이 모두 이사회에 진입해 있다. 특히 지주사 LG CFO인 하범종 사장은 금고지기 역할과 함께 법무, 준법지원,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 경영지원 업무까지 총괄한다.
또 차동석 LG화학 사장은 CFO와 최고위기관리책임자(CRO)를 겸하고 있다. 회사 내외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들을 미리 감지하고 위기에 대응해야 하는 무거운 자리다.
SK그룹의 경우 주요 계열사 CFO들이 보통은 이사회에 진입하지 못했으나 최근 달라지는 흐름이 눈에 띈다. 이성형 SK 재무부문장 사장, 김양섭 SK텔레콤 코퍼레이트 플래닝 담당(CFO) 부사장 등이 이사회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김우현 SK하이닉스 재무담당 부사장, 김진원 SK이노베이션 재무본부장 부사장은 여전히 미등기 임원으로 남아 있다.
◇공격적 투자엔 '미온적'…비교적 대담한 바이오업종
CFO들은 재무적 리스크를 불러올 수 있는 공격적 전략에는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절반 이상인 67명(57.3%)이 '기술혁신으로 시장에서 경쟁사 대비 선도적 위치를 차지'해야 한다고 긍정했지만 '신제품 개발 및 기술혁신에 방점'을 둬야 하는지를 묻자 미온적 태도가 두드러졌다. 48명(41.0%)의 CFO가 '보통'이라고 응답했다.
투자 집행 권한에 있어서도 비슷한 경향이 감지됐다. '기술개발 투자에 예산을 최우선으로 배분'해야 하는지를 두고 '보통'이라고 답변한 CFO가 47명(40.2%)으로 가장 많았고 '매우 그렇다'고 한 응답은 10명(8.5%)에 그쳤다. 업종별 특성이 영향을 미쳤다. '매우 그렇다'는 CFO는 주로 IT(정보기술)업과 바이오헬스, '그렇지 않다(17명, 14.5%)'는 CFO는 금융업이 많았다.
유일하게 부정 답변이 압도한 질문은 '고위험 고수익 프로젝트를 선호'하는지에 관한 내용이다. 절반 이상인 68명(58.1%)의 CFO가 '그렇지 않다(49명, 41.9%)'거나 '전혀 그렇지 않다(19명, 16.2%)'를 골랐다. '그렇다(9명, 7.7%)' 또는 '매우 그렇다(3명, 2.6%)'라고 답한 CFO는 11명에 불과했다. 전체의 12%에 그친다.
이처럼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High Risk High Return)'을 선호하는 CFO들은 바이오헬스업종 소속이 눈에 띄게 많았다. 11명 중 4명이 바이오헬스 분야에서 일했다. 전반적으로 바이오 분야 CFO들이 대담한 투자를 선호했으며 금융업 쪽은 상대적으로 보수적 색채가 짙었다. 금융업계 CFO 26명 중 11명은 고위험 고수익 프로젝트를 선호하지 않았고 8명은 '보통'이라고 답했다.
*2024 CFO 서베이는
THE CFO는 홈페이지 www.thecfo.kr에 등록된 CFO를 대상으로 2024년 11월 1일(금)부터 20일(수)까지 진행했습니다. 응답자는 설문 대상 593명 중 117명으로 응답률은 19.7%입니다. 응답자 117명의 소속 기업은 매출 기준으로 △10조원 이상 15곳(12.8%) △5조원 이상 10조원 미만 10곳(8.5%) △1조원 이상 5조원 미만 28곳(23.9%) △5000억원 이상 1조원 미만 15곳(12.8%) △5000억원 미만 49곳(41.9%)입니다. 온라인으로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설문지 작성은 조영균 산업정책연구원 교수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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