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 식품사업 점검]보릿고개 넘는 내수, K-푸드 신영토 확장 '승부수'②해외 매출 비중 4년 간 70% 성장, 대규모 투자로 성장 가속화
정유현 기자공개 2024-12-05 09:53:11
[편집자주]
글로벌 시장에서 만두는 이제 'dumpling(덤플링)'이 아닌 한국식 표현인 'mandu(만두)'로 불린다. 중국을 제치고 한국식 만두를 각인시킨 주역은 단연 CJ제일제당이다. 최근 K푸드 확산 트렌드에 발맞춰 CJ제일제당은 '선택과 집중' 전략을 가동하며 승부수를 띄우기로 했다. 더벨은 CJ제일제당의 글로벌 식품 리더십을 향한 여정의 성과를 짚어보고 향후 방향성을 가늠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9일 07: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제일제당에 글로벌은 기회이자 미래입니다.'CJ제일제당이 발간한 2018년도 '지속가능보고서'의 CEO 메시지 중 한 문장이다. 지난 10여 년간 CJ제일제당은 성장이 정체된 내수 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박차를 가했다. 이제는 푸드, 음악, 뷰티 등 다양한 명사 앞에 붙고 있는 접두사 'K(케이)'를 활용한 마케팅을 진행한 것도 식품 업체 중 CJ제일제당이 단연 선두였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환율 이슈까지 겹치면서 내수 시장의 침체가 지속되자 CJ제일제당은 글로벌에서 더 적극적으로 활로를 찾고 있다. 특히 K푸드 글로벌 확산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미국과 유럽의 생산 공장 구축을 위해 곳간을 열기로 했다. 명실상부한 '글로벌 리딩 기업'으로 입지를 굳히기 위해 CJ제일제당의 투자 시계가 다시 돌기 시작했다.
◇2023년 식품 매출 11조 돌파, 4년 간 1조원대 EBITDA 창출
CJ제일제당의 식품 사업 매출은 지난해 11조원을 돌파했다. 2023년은 K푸드 열풍에 따라 주요 식품 기업들이 매출 3조원 클럽 입성 소식이 전해졌는데 CJ제일제당은 이미 수년전에 3조원의 고지를 넘어선 상태였던 것이다.
식품사업의 매출 추이를 살펴보면 2017년 5조원을 넘은 후 2022년 10조를 돌파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8조5087억원이다. 매년 매출 규모가 성장세를 이어가며 업계에서 견고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실질적인 현금 창출력을 보여주는 상각전 영업이익(에비타·EBITDA)는 2020년 이후 4년 연속 1조를 넘겼다. 올해 3분기까지 에비타는 8729억원이다. 이미 작년 전체 에비타의 70% 이상을 달성한 상태다. 4분기에도 비슷한 추이로 영업수익을 쌓을 경우 식품 사업에서 지난해 수준(11조원대)의 성과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대내외적인 변수가 많지만 식품 사업이 매년 성장세를 지속했던 배경은 역시나 '글로벌'에 있었다. 지난해 식품 사업의 매출 중 글로벌 비중은 60%에 달했다. K푸드 글로벌전략제품(GSP, 만두·치킨· 즉석밥·K소스·김치·김·롤)으로 육성하고 있는 식품의 인기와 함께 비비고 브랜드가 미국을 중심으로 매출 효자 노릇을 한 덕분이다.
3분기 기준 주요 식품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을 살펴보면 비비고 만두 42.2%, Red Baron은 20.7%다. 미주 만두, 피자 주력 브랜드는 1위 시장 지위 및 브랜드를 기반으로 시장을 크게 상회하는 높은 성장세를 시현하고 있다. 유럽은 기존 진출국 매출 확대 및 신규 국가 확대에 따라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일본은 매출 감소세가 완화되면서 성장 전환을위한 기반이 구축됐다.
반면 국내 식품사업은 원가 상승과 내수 경기 침체로 인해 보릿고개를 넘고 있다. 햇반 등 가공식품의 소비가 줄었고 설탕과 밀가루 등 소재 사업에서 원가 부담에 따라 실적이 뒷걸음질 치고 있는 영향이다. 소재 식품은 정부의 관리 대상인만큼 단가 인상을 통해 수익성을 강화하는 전략을 펼치기도 쉽지 않다.
견조한 해외 성장에도 불구하고 국내 식품 사업 둔화 여파로 올해 3분기 시장 컨센서스를 하회하는 성적표를 공개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따라 미국, 유럽, 호주 등 글로벌 시장 주력 지역 내 신규 카테고리 확장 등을 추진하면서 내수 부담을 낮추는 전략을 펼칠 계획이다.
◇이선호 실장 신영토 유럽 '대형화', 주 무대 미국 '시장 지위' 강화 도모
CJ제일제당은 올해 전년 대비 이익 규모가 증가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해외 판매 확대 및 시황 회복, 사업구조 개선 등을 추진하면서 수익성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다. CJ제일제당의 수익성 강화 중책은 올해 초 신설된 '경영혁신실'이 담당하고 있는 것는 것으로 풀이된다.
경영혁신실이 전사적인 관리를 통해 내실을 다진다면 이선호 식품성장추진실장이 해외 사업 드라이브를 통해 전체 외형 성장을 주도하는 모습이다. 이 실장의 주도하에 지난해 CJ제일제당은 국내 식품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수출 5조원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
이 기세를 몰아 글로벌 사업에 힘을 싣기 위해 올해 5월에는 프랑스와 헝가리에 법인을 설립하며 사업을 본격화했다. 최근 8000억원 규모의 유럽과 미국 공장 투자를 결정했다. 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K푸드 열풍을 주도하기 위해서 지금이 투자 적기란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CJ제일제당은 헝가리 부다페스트 근교 '두나버르사니(Dunavarsány)'와 미국 사우스다코타 주 '수폴스(Sioux Falls)'에 부지를 확정 짓고 설계에 들어갔다. 식품성장추진실의 미션 중 하나가 바로 신영토 확장이다. 신성장 전략 지역으로 유럽을 점찍고 사업을 키우기 위해 기반을 마련하는 모습이다.
미국의 경우 CJ제일제당의 글로벌 전략의 주 무대지만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면서 고민해야 할 변수가 많아졌다. 관세 강화 등 자국 산업 우선주의 기조를 강조하는 만큼 현지 공장 건설을 통해 직접 제품 공급을 추진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헝가리 공장은 2026년 하반기, 미국 공장은 2027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동안 글로벌 확장을 위한 해외 현지 생산시설을 꾸준히 늘려 왔고 이는 매출 확대의 밑거름이 됐다. CJ제일제당의 해외 식품사업 매출은 2019년 3조1540억 원에서 지난해 5조3861억 원으로 4년간 70% 이상 성장했다. 같은 기간 전체 식품 매출에서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39%에서 48%로 늘었다. 공장이 완공된다면 해외 매출 비중이 더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CJ제일제당 측은 "미래를 위한 선제적인 생산 역량 투자를 통해 K-푸드의 글로벌 확산에 앞장서고, 명실상부한 글로벌 리딩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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