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손보는 CJ제일제당, 실적 변동성 낮추나 CJ셀렉타 이어 주력 '그린 바이오' 정리 카드 만지작, M&A실 주도 '무게'
정유현 기자공개 2024-11-21 07:23:08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9일 14시0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제일제당이 미래 사업 동력 확보를 위해 바이오 사업부 체질 개선을 도모하고 있다. 실적 변동성이 큰 '그린 바이오' 사업 정리를 통해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한 실탄을 마련하는 그림이다. CJ셀렉타 매각 추진에 이어 최근 관련 분야 역량을 보유했던 사내이사가 회사를 떠난 것도 사업부 매각 준비의 일환으로 풀이된다.19일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이 바이오 사업 부문 매각을 위한 준비 절차를 밟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축 대두단백 시장 1위인 CJ셀렉타 매각에 이어 '그린 바이오' 사업을 정리하는 방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미래 성장 동력으로 꼽은 레드 바이오(의약 기술)와 화이트 바이오(화학 산업 친환경 소재로 전환) 사업은 남기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매각 작업은 올해 초 담당에서 실로 격상된 'M&A실'에서 주도하는 것으로 보인다. 인수합병을 통한 성장 전략을 수립하고 실무를 추진하는 조직으로 강경석 실장이 이끌고 있다. M&A를 통해 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미션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그린 바이오 사업 정리 카드를 꺼낸 것으로 분석된다.
CJ제일제당은 기존 식품 사업 분야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바이오 사업을 시작했다. 그린 바이오가 주력이다. 풀의 녹색 이미지로 연결되는 그린 바이오는 식물성 원재료를 활용해 식품·사료 첨가 소재를 만드는 사업이다. 동물의 생육을 돕는 사료용 아미노산과 핵산이나 MSG처럼 식품에 사용되어 맛과 향을 좋게 하는 식품조미소재 등으로 구성된다.

해외에서 매출 대부분이 발생하는 그린 바이오 사업은 2030년 '월드 베스트 CJ' 목표 달성의 핵심 축으로도 꼽혔다. 그린 바이오의 매출은 2017년 2조원을 넘긴 후 3조~4조원대 매출이 발생하는 주력 수익원으로 자리 잡았다.
다만 업황에 따라 실적 부침이 큰 편이다. 주요 품목이자 사료 첨가제에 쓰이는 아미노산(라이신·트립토판 등)이 세계 축산 업황의 영향을 크게 받는 구조다. 전체 사료용 아미노산 시장의 다양한 제품을 포괄하는 방식으로 라이신 의존도를 낮추는 전략을 펼쳤지만 여전히 영향을 받고 있다.
아미노산이 성장세를 이어가는 시기였던 2022년에는 CJ제일제당이 최대 실적 달성에 큰 기여를 했다. 당시 바이오 사업 부문 매출은 4조8540억원, 영업이익 6367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듬해인 2023년 축산시장 회복 지연과 주력 제품의 판가가 하락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성장하면서 전사 성과에 영향을 미쳤다.
올해 들어 분위기가 또 달라졌다. 바이오 사업이 기지개를 켜면서 국내 식품 사업 부진을 방어했다. 3분기 바이오 사업부문의 상각전 영업이익(EBITDA)는 1518억원으로 대한통운을 제외한 전사 EBITDA 금액(5062억원) 30%를 차지하고 있다. 안정적인 성과가 나오긴 했지만 실적 변동성이 높은 점은 리스크로 작용한다. 전사 실적 안정성을 도모하는 차원에서 그린 바이오 사업 정리를 고민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린 바이오 사업에 우호적인 시장 환경이 조성된 점에서 매각 적기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라이신 가격이 2분기 이후 점진적으로 반등 추세를 타고 있다. 중국 경기 회복세가 본격화될 경우 사료용 아미노산 및 핵산 등 수혜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바이오 사업 개편 관련한 징후는 곳곳에 있었다. 지난 8월 초 CJ제일제당의 첫 여성 사내이사로 주목받았던 김소영 이사가 일신상의 이유로 회사를 떠났다. 김 전 이사는 그린 바이오 R&D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입지를 다진 인물이다.
올해 들어 바이오 사업부문과 FNT(Food & Nutrition Tech) 사업부문도 다시 통합했다. 2022년 기존 바이오 사업 내 HNH(Human Nutrition & Health) 사업을 이관해 FNT 사업부문을 신설했다. 건강기능식품 소재와 식물성 소재의 단백, 배양 단백 등 차세대 원료소재를 개발하면서 성과를 쌓고 있었다. 하지만 FNT사업이 빠진 바이오 부문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자 매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합친 것으로 해석이 된다.
CJ제일제당은 "바이오사업에 대한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 중에 있으나,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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