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사업 파는 CJ제일제당, 국내 FI 인수 쉽지 않은 까닭은 조단위 가격·해외 자산 존재 등 걸림돌, 해외 SI가 유력 후보
윤준영 기자공개 2024-11-20 07:54:35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9일 14시2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제일제당이 '6조원대' 바이오사업부 매각을 추진하는 가운데 국내 재무적투자자(FI)보다는 해외 전략적투자자(SI)들이 원매자로 떠오르고 있다. 약 6조원이라는 높은 몸값에 국내에서는 해당 딜을 검토할 수 있는 후보자들이 제한적이다. 해외 사업장이 많다는 점도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1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모간스탠리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바이오사업부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의 바이오 사업부문은 미생물을 원료로 식품 조미 소재와 사료용 아미노산을 생산하는 그린바이오 사업이 주력이다. 라이신, 트립토판 등의 사료용 아미노산 품목들의 시장 점유율은 세계 1위다. 매출 비중은 CJ제일제당의 약 23%로 추산된다.
CJ제일제당 바이오 사업부문의 예상 몸값은 6조원대로 추산된다. 올해 매출 4조원,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멀티플 약 10배를 적용해 가격이 추산됐다. 올해 나온 M&A 매물들 가운데 가장 몸값이 높다.
이 때문에 국내 FI들 가운데선 제한적으로 검토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절반 가량을 인수금융으로 충당한다 하더라도 3조원을 에쿼티(Equity) 자금으로 조달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한앤컴퍼니나 MBK파트너스,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 등 조단위 블라인드펀드를 보유한 대형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이 인수 후보자로 거론된다.
하지만 국내 대형 PEF 운용사라 하더라도 CJ제일제당 바이오 사업부문이 보유한 해외자산을 관리할 만한 역량은 부족할 것으로 관측된다. CJ제일제당 바이오 사업부문은 미국과 중국, 인도네시아, 브라질 등 주요 국가에 생산설비를 갖추고 있다. 이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현지 상황을 잘 아는 플레이어가 더 적합하다는 의견이다.
과거 CJ제일제당이 매각을 추진했던 사료사업 자회사인 CJ피드앤케어 역시 해외 자산이 많다는 점이 M&A 걸림돌로 꼽혀왔다. CJ피드앤케어는 인도네시아나 베트남 등에서 양돈사업과 육계사업을 벌이는데 이를 경영하기가 쉽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또 CJ피드앤케어가 주로 사료를 공급하는 베트남 돼지농장이 중국 경기 침체에 영향을 많이 받는 점도 실적 불확실성 요인으로 꼽힌다.
또한 FI들로선 최소 5년 이후 투자금 회수(Exit) 방안을 세우기가 쉽지 않다는 평이다. 인수가격이 6조원이라는 가정 하에 엑시트 시점에 최소 두 배 정도는 올려줘야 펀드 IRR(내부수익률)을 맞출 수 있다.
단순 계산으로 밸류에이션(Valuation)이 10조원을 웃돌아야 하는데 미래 성장성이 담보되지 않은 바이오 사업부문을 매수하기엔 리스크 부담이 크다는 분석이다. 올해 하반기 매물로 나왔던 에어프로덕츠코리아 역시 몸값이 4조원대로 국내 FI가 검토하기에는 부담스럽다는 평이 적지 않았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최근 M&A 시장에서 PEF 운용사들의 최대 화두는 엑시트 방안이다. 가격 눈높이는 올라간 상황에서 이를 사줄 곳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라며 "최근 국내 대기업들의 실적 부진으로 투자활동이 둔화되다 보니 조단위 매물들이 나오더라도 선뜻 인수를 검토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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