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K플라자 백기사 나선 애경산업, 일거양득 노린다 연간 20억 안팎 이자 수익 기대, 신용등급 관리 통한 '넥스트 스텝' 도모
정유현 기자공개 2024-12-05 12:47:36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2일 15시5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애경산업이 AK플라자의 반등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현금 창출력을 바탕으로 계열사의 자금줄 역할을 하면서 '일거양득' 효과를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보유 금융상품을 현금화해 빌려줌으로써 이자 수익을 올릴 수 있을뿐 아니라 부침을 겪고 있는 계열사의 재무 구조 개선 작업을 도와 큰 틀에서 신용등급 제고도 도모할 계획이다.
◇애경산업 코스피 상장 후 계열사 첫 대여, AK플라자에 500억 대출
2일 애경산업에 따르면 계열사 AK플라자에 500억원 규모의 자금을 대여하기로 결정했다. 작년 말 기준 자기자본의 12.9%에 해당하는 규모로 내년 11월 29일까지 1년간 5.68%의 이율이 적용된다. 2018년 코스피 상장 후 계열사에 금전을 대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애경산업의 3분기 별도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87억2418만원 규모다. 작년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은 467억원 수준이었지만 지난 9월 추석을 앞두고 협력사에 대금을 적극적으로 지급했고 주주 정책 강화 기조에 따라 배당금을 늘리면서 현금을 지출했다. 100억원 규모 자사주도 매입했다. 중국 부진 여파로 순이익 규모 자체가 줄어들면서 나간 만큼 현금이 쌓이지 않아 규모가 대폭 줄었다.
안정적인 영업을 위해 운영자금을 손에 쥐고 있는 것이 필요하기에 애경산업은 보유 금융 자산을 유동화 시키는 방법을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별도 기준 3분기 말 애경산업은 491억원 규모의 장단기 금융상품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에 애경산업으로부터 대출을 일으킨 AK플라자는 그룹사 차원의 지원이 계속되던 곳이다. 최근 흐름만 살펴보면 지난 11월 애경그룹의 지주사인 AK홀딩스는 AK플라자의 10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해 실탄을 내렸고 지난 7월 애경케미칼 자회사 애경특수도료가 50억원 규모의 자금을 대여해줬다.
기존에는 수원애경역사가 자금 대여와 채무 보증 등에 나서며 유동성 공급자 역할을 해냈는데 변화가 있었다. 작년 말 AK S&D가 자회사 수원애경역사를 흡수합병하고 사명을 AK플라자로 변경하면서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매년 100억원~200억원의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수원애경역사와 합병하면서 AK플라자가 체질 개선에 나설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수원애경역사가 보유한 차입금까지 함께 넘어오면서 재무 체력은 더 악화됐다.
◇애경그룹 차원의 AK플라자 '뉴 리더십' 힘 싣기 해석
AK플라자는 재무 부담이 크기 때문에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하는 금융권이 아닌 상대적으로 손쉽게 자금을 주고받을 수 있는 계열사 간 금전대여를 활용하는 것이다.
AK플라자 재무 체력이 바닥이 난 것은 실적과 연관이 깊다. AK플라자는 2019년까지 '명품 없는 근린형 쇼핑몰' 전략으로 안정적으로 영업을 유지했으나 '코로나19' 이후 명품 중심으로 소비 패턴이 바뀌며 적자가 쌓였다. 수원애경역사 합병 등을 통해 수익을 쌓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고 올해 초 영업 조직도 재정비했다.
특히 2025년 정기인사를 통해 점장을 지냈던 현장형 인재인 이강용 대표로 수장을 교체했다. 이강용 신임 대표이사는 1997년 AK플라자(전 애경백화점)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했다. 바이어로 시작해 원주점장, 분당점장, 상품본부장을 거친 정통 '애경맨'이다. 주력 점포인 수원점을 중심으로 실적 반등과 재무 개선을 이뤄내야 하는 과제를 부여받았다. 최근 실탄 지원은 새로운 리더십에 힘을 싣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이 된다.
애경산업은 이번 금전 대여를 통해 이자 수익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단기금융상품에 자금을 넣어두면서 이자를 받았는데 계열사 대출에 이 자금을 활용하면서 더 쏠쏠한 금융 수익을 올릴 수 있게 된 것이다. 500억원을 연간 5.68%의 이율로 이자를 단순 계산 시 약 28억원 수준의 금융 수익을 거둘 수 있다.
신용등급 관리도 덤이다. 애경산업은 상장사지만 회사채 발행을 하지 않아 따로 신용 등급을 부여 받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등급은 없지만 10억~20억원대 기업어음(CP)을 발행했던 레코드가 있다. 주요 금융사에 기업어음 약정한도를 가지고 있던 영향이다.
AK플라자 금전 지원의 목적으로 계열사 재무 개선 지원을 통한 '신용등급 제고'를 내세웠다. 향후 조달 시장에 뉴 이슈어(new issuer)로 데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애경산업 측은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이용해 금전을 대여했다"며 "외부 자금 조달 관련해서는 현재 정해진 바는 없지만 지속 가능한 경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투자를 고민하고 있고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준비하기 위해 신용 등급을 관리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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