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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계열사 성과평가/하나금융]박승오 하나캐피탈 대표, 업황 악화 속 유연한 전략 수정부동산PF 업황 감안해 자동차금융 강화…그룹 내 2위권 달성 성과

김보겸 기자공개 2024-12-06 10:48:38

[편집자주]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이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내릴 선택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어 안정을 추구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리지만 그룹 내 리더십 지형도가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기대에 미치지 못한 계열사에 대해서는 쇄신 성격의 인선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그룹임추위의 평가 기준이 될 계열사 CEO들의 임기 중 성과를 분석했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4일 07: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박승오 하나캐피탈 대표(사진)는 임기 중 업황에 따른 전략을 유연하게 가져 갔다는 평가를 받는다. 임기 첫 해인 2022년에는 포트폴리오 다변화 차원에서 기업금융을 늘리자 수익성이 개선되며 그룹 내에서 하나은행 다음으로 높은 순이익을 거뒀다. 하나은행 시절 기업영업에서 쌓은 여신전문가로서의 역량이 발휘됐다는 평가다.

이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업황이 악화되면서는 상대적으로 신용위험이 낮은 자동차금융 자산을 늘려 유연하게 대응했다. 올 들어 기업금융 자산을 줄이고 자동차금융 자산 중에서도 수익성이 높은 중고차금융 자산을 늘리는 데 중점을 뒀다. 지난해 업황 악화 속에서도 위기관리 능력을 인정받아 연임에 성공한 박 대표의 3연임 가능성도 주목된다.

◇임기 2년 간 그룹 내 비은행 계열사 1위 올라

박 대표는 2022년 취임해 올해 3월 2년의 임기를 마칠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추가로 1년 임기를 부여받으면서 올 연말까지 연장됐다. 그는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과 은행에서의 인연을 바탕으로 하나캐피탈 대표에 올랐다. 박 대표는 1993년 하나은행에 입행해 여신관리부와 영업3부, 채권관리팀을 거쳤다. 개인여신심사부장과 기업사업본부 전무, 여신그룹 부행장을 역임했다. 개인금융과 기업금융을 두루 거치며 쌓은 여신 전문성을 인정받았다.

박 대표 임기 첫 해부터 하나금융그룹에서 비은행 순이익 1위에 오르는 성과를 냈다. 2022년 하나캐피탈 순이익은 전년 대비 9.7% 증가한 2983억원을 기록했다. 기존 2위였던 하나증권이 1년 전보다 75.1% 감소한 순익을 내면서 역전에 성공했다.

업계 환경을 고려한 유연한 대응이 수익성 증가를 이끌었다. 2022년 취임과 동시에 박 대표는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해 기업금융 자산을 늘렸다. 기업금융 자산은 부동산PF와 부동산담보대출 등 일반기업대출 등으로 구성돼 있다. 2021년 말 3조5047억원이던 기업금융 자산은 이듬해 말 5조2454억원으로 50% 증가했다. 전체 영업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27%에서 34%로 늘었다.

하지만 이듬해 들어서며 부동산 업황이 둔화하자 박 대표는 전략을 수정했다. 담보가 있어 비교적 신용위험이 낮은 자동차금융을 늘리며 리스크 수준을 낮춘 것이다. 2022년 말 5조7595억원이던 자동차금융 자산은 지난해 말 6조5878억원으로 14.4% 늘었다.

리스크를 줄이면서도 수익성이 높은 중고차금융 자산을 늘리며 실적을 방어할 수 있었다. 지난해 말 중고차금융 자산은 7139억원으로 1년 전(6978억원) 대비 2.3% 증가했다. 이에 힘입어 하나캐피탈은 2023년 2166억원 순이익을 기록하며 2년 연속 그룹 내 2위 자리를 지키게 됐다.



◇"유연한 대처" 높은 평가…3연임 힘 실을까

재임 기간 성과를 고려하면 박 대표의 3연임 가능성도 주목할 만하다. 박 대표는 취임 첫 해 기업금융 분야를 크게 늘리며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성공했고 지난해에는 본업인 자동차금융 경쟁력을 입증하면서 캐피탈업황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했다. 내년에도 금리 인하 및 부동산PF 둔화 등 변수가 남아 있어 박 대표가 전략적으로 펼치는 여신전문성이 부각될 것이란 전망이다.

일부 경영지표가 악화했지만 박 대표가 지난해 말 연임에 성공한 전례도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싣는다. 당시 함 회장이 표면적인 실적보다는 위기관리 능력과 업계 전반의 불황, 타 금융그룹과의 경쟁 구도 등을 종합 고려했다는 분석이다.

함 회장 1기 체제가 내년 3월 만료되는 점은 변수다. 지난해 박 대표 연임을 결정할 때만 하더라도 하나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여신금융업계에서 위험관리를 기반으로 지속 성장을 이끌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황이 어려운 만큼 새로운 판을 짜기보다는 안정을 택한 인사라는 평가다. 하지만 향후 함 회장이 연임에 성공해 2기 체제에 들어설 경우 안정보다는 계열사 사장단 인사판을 대폭 흔들어 쇄신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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