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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이사회 평가]'유암코 체제' STX엔진, 독립성 제고 여지 남겨STX그룹 시절 7명이던 이사진 4명으로 줄어, 사외이사 의장·선임 사외이사 제도 도입 검토

김형락 기자공개 2024-12-10 08:35:06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 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6일 10:28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TX엔진은 STX그룹 계열사에서 채권단 공동 관리(자율 협약)를 거쳐 기업 구조조정 전문 회사인 유암코(연합자산관리)로 최대주주가 바뀌면서 이사회 규모와 위원회 편제가 달라졌다. 채권단 관리 체제일 때는 이사회 견제 기능을 강화하는 조치를 시행했다. 유암코 체제에서는 사외이사 독립성을 강화하는 정책을 검토 중이다.

THE CFO가 진행한 이사회 평가에 따르면 STX엔진은 총 255점 중 100점을 기록했다. STX엔진 이사회를 △구성 △참여도 △견제 기능 △정보 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 성과 등 6가지 공통 지표(각 5점 만점)로 평가한 결과다. 지난 5월 발표한 기업 지배구조 보고서와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기준으로 삼았다.

STX엔진은 2점대 평점을 받은 지표가 많았다. 각 지표 평점은 △참여도 2.8점 △정보 접근성 2.2점 △평가 개선 프로세스 2.1점 △구성 2점 △경영 성과 1.7점 △견제 기능 1.4점으로 나타났다.


STX엔진은 엔진, 중전기 업체다. 육군 전차·자주포, 해군 군함, 해양경찰 경비함 등 방위산업용 엔진을 기반으로 선박용 디젤 엔진과 육상용 플랜트 엔진, 가스 엔진, 철도 차량 엔진 등 각종 산업용 엔진을 생산한다. 군함에 설치·운용되는 수중 음향 체계, 전파 탐지 체계, 전술 통신 체계 장비 등도 공급한다.

STX엔진은 상장 폐지 문턱까지 갔다가 유암코를 최대주주로 맞이했다. 뿌리는 STX그룹이다. 2004년 STX에서 조선·방위사업부문 등을 인적분할해 설립됐다. 2013년 글로벌 경기 침체로 수익성이 하락해 전액 자본 잠식에 빠지며 채권단 자율 협약 체제에 들어갔다. 2015년 산업은행이 출자전환해 최대주주에 올랐다가 2018년 유암코에 경영권 지분을 매각했다.

채권단 관리 체제에서 이사회 견제 기능을 강화하는 방안을 도입했다. 2016년 이사회 내 위원회로 투명경영위원회를 설치해 의사 결정·사업 기회에 관한 경영 투명성 위배를 검증하는 권한을 부여했다. 지금도 STX엔진은 투명경영위원회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성과보상위원회를 이사회 내 위원회로 두고 있다.

이사진은 늘리지 않았다. STX그룹 계열사 시절 7명이었던 이사회 구성원은 유암코 체제에서 4명을 유지하고 있다. 대표이사 1인과 기타비상무이사 1인, 사외이사 2인을 두고 있다. 2018년부터 기타비상무이사는 김두일 유암코 CR그룹장이 맡았다.


STX엔진은 이사회 독립성을 평가하는 세부 항목이 많은 구성·견제 기능 지표에서 고득점하지 못했다. 이사진이 5명 미만이라 이사회 규모 적정성을 평가하는 세부 항목에서 최하점(1점)을 받았고, 이사회 역량 지표(BSM)를 기반으로 전문성을 관리하지 않아 해당 세부 항목에서도 1점을 받았다. 이상수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해 해당 세부 항목은 2점을 기록했다. 모두 구성 지표 평점을 낮춘 요인들이다.

견제 기능 지표를 평가하는 세부 항목은 9개 중 7개가 1점이었다. 사외이사만으로 이뤄진 회의가 없고, 최고경영자(CEO) 승계 정책과 부적격 임원 선임 방지 정책 등을 마련하지 않아 점수가 깎였다. 총주주수익률(TSR) 또는 주주가치 제고 성과에 연동해 보수를 지급하지 않은 부분도 감점 요소였다.

STX엔진은 이사회 운영과 의사결정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업무 전반을 파악하고 있는 대표이사를 의장으로 선임했다. 지난 5월 발표한 지배구조 보고서에는 ESG위원회, 사외이사 이사회 의장, 선임 사외이사 등 사외이사의 독립적인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정책 도입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참여도 지표는 이사회 내 위원회 활동이 반영돼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얻었다. 정보 접근성 지표는 주주 환원 정책을 안내하지 않고, 사추위가 후보 추천 경로를 상세히 공개하지 않아 감점이 있었다. 평가 개선 프로세스 지표는 사외이사 개별 평가를 실시하지 않고, 이를 재선임 여부에 반영하지 않아 점수가 떨어졌다.


경영 성과 지표는 매출·영업이익 성장률을 제외한 나머지 9개 세부 항목이 1점을 받았다. 지난해 KRX 300 지수에 속한 기업(금융업 제외) 평균치(이하 시장 평균치)보다 저조한 실적을 보였기 때문이다. STX엔진은 지난해 매출 성장률(15.9%)과 영업이익 성장률(314%)이 시장 평균치를 20% 이상 웃돌아 해당 세부 항목 평가에서 5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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