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사외이사 열전]시장과 기업의 가교…제프리 존스 20년 사외이사 비결은두산·포스코·한국GM 이어 SPC…국내외 저명인사 네트워크 탄탄
이돈섭 기자공개 2024-12-10 08:36:32
[편집자주]
흔히 '베테랑(Veteran)'은 어떤 분야에서 오랫동안 몸 담으며 기술이 뛰어나거나 노련한 사람을 이른다. 기업 의사결정의 최상단에 위치한 이사회에도 다수의 기업을 경험한 베테랑 사외이사들이 존재한다. 다양한 회사 이사회에 참여할 경우 비교군이 생기고 노하우가 쌓이는만큼 THE CFO는 여러 이사회에서 각광 받아온 사외이사들의 면면을 들여다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5일 15시32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프리 존스(Jeffrey D. Jones·사진) 변호사는 우리나라 시장과 해외 기업의 가교 역할에 주력해 온 인사 중 한명으로 꼽힌다. 김앤장법률사무소 최초 외국인 변호사이기도 한 그는 그간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 암참) 회장과 규제개혁위원회 위원으로도 일했다. 폭넓은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20년간 사외이사로 재계와 인연을 맺어왔다.◇ 한국GM 정상화 한복판…"원칙 소신 강한 인사" 평가
존스 변호사가 기업 이사회에서 맞닥뜨린 사건 중 드라마틱한 일로는 한국GM(GM한국사무소) 구조조정이 대표적이다. 존스 변호사는 2015년 9월부터 2018년 3월까지 약 2년 6개월여간 한국GM 사외이사로 근무했는데, 당시 한국GM은 국내외 자동차 판매 부진이 누적되면서 공장 폐지를 결정하는 등 정상화 방안 논의로 한창 시끄러웠다.
존스 변호사는 GM 측이 선임한 유일한 사외이사로 GM 측이 임명한 여타 이사들과 함께 GM 입장을 지지하는 데 주력했다고 전해진다. 그가 소속된 김앤장법률사무소는 한국GM 법률 자문도 맡고 있었다. 존스 변호사는 1998년부터 2002년까지 암참 회장으로 일했고 2003년에는 외국인 최초로 규제개혁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되기도 했다.

과거 존스 변호사와 함께 근무했던 인사는 "다양한 비영리 활동에서 볼 수 있듯이 원칙에 대한 소신이 강한 인사"라고 그를 평가하면서 "정부와도 인연이 깊은데 특정 기업 입장을 대변하는 게 부담스러웠을 수 있다"고 말했다. 채권자 측 추천으로 이사회에 합류한 김제완 고려대 교수와 이해용 전 산은 부문장도 같은 해 이사회를 떠났다.
실제 존스 변호사는 다양한 국내외 비영리 사업에 관여해 왔다. 현재는 어린이 복지사업을 전개하는 한국로날드맥도날드하우스의 회장직과 미래의동반자재단의 이사장직을 겸임하고 있다. 과거에는 환경재단 설립 과정에도 참여했고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를 비롯해 국제백신연구소와 한미교육문화재단 등서 리더십을 발휘해 왔다.
◇ 두산·포스코에 이어 SPC…비스테온에선 14년 차 이사
한국GM 이사회에 합류하기 전에도 그는 다양한 국내 기업과 호흡을 맞춰왔다. 해외 기업 네트워크와 정부 재직 경험을 바탕으로 2004년 두산과 포스코 러브콜을 받아 2010년까지 두 기업 사외이사로 근무했다. 이 기간 존스 변호사는 안철수 당시 안철수연구소 이사회 의장을 비롯해 다양한 저명인사들과 이사회 안에서 호흡을 맞췄다.
현재는 국내외 기업 두 곳 이사회에 적을 두고 있다. 미국 나스닥에 상장돼 있는 미시간주 소재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 비스테온(Visteon)과 코스피 상장사 SPC삼립 등이다. 비스테온에서는 2010년부터 올해로 14년째 사외이사직을 유지하고 있다. 존스 변호사는 직접 비스테온 주식을 소유하며 기업 장기 성과 공유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SPC삼립의 이사진으로 기용된 건 지난해 3월이다. SPC삼립이 외국인 사외이사를 선임한 건 존스 변호사가 처음이기도 하다. SPC삼립은 존스 변호사 선임 배경에 대해 '김앤장 최초 외국인 국제 변호사 및 암참 회장직을 수행하면서 기업 투자를 유치하는 등 다양한 사회활동을 통해 건전한 한국을 만드는 데 일조'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아울러 존스 변호사가 '(SPC삼립의) 해외진출에 법률자문 및 의사결정에 대안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제빵 사업에 주력하는 SPC삼립의 경우 꾸준히 해외 시장 문을 두드리고 있다. 존스 변호사가 그동안 국내 시장과 외국 기업 사이 가교 역할에 주력해 온 만큼 그의 전문성을 이사회에서 십분 살리고 싶다는 생각이다.
미국 오하이오 1952년 출생으로 브링엄영대를 졸업 제프리 존스는 그간 우리 사회에 외국기업 유치와 관련된 의견을 피력해 왔다. 세금 및 노동 관련 규제 완화 등을 통해 기업 성장에 유리한 환경을 갖춰야 한다는 주장부터 코리아 디스카운트 만성적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북핵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내용은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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