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반도체, 곽동신 회장 체제 '고객·라인업 확장' 집중 AI반도체 '탈엔비디아' 움직임·글로벌 IR '박차'
김경태 기자공개 2024-12-18 07:39:17
이 기사는 2024년 12월 17일 15시2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미반도체의 오너 경영자인 곽동신 회장이 2014년 부회장에 선임된 지 10년 만에 회장으로 승진했다. 곽 회장은 창업주 별세 이후에도 한미반도체가 TC본더에서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는데 힘썼고 최근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곽 회장 체제에서 한미반도체는 장비 라인업을 더욱 강화하면서 고객사 다변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에 이어 마이크론을 거래처로 확보했다. 최근 미국의 빅테크를 중심으로 '탈 엔비디아' 움직임이 생기면서 한미반도체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오너 2세 곽동신 10년만에 회장 승진…TC본더 독점, 실적·시총 급성장
17일 한미반도체에 따르면 곽 회장은 이달 부회장에서 회장으로 승진했다. 그는 2014년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올라섰다. 이번에 회장으로 승진하면서 10년 만에 직함을 교체하게 됐다.
곽 회장은 한미반도체를 창업한 고 곽노권 회장의 장남으로 오너 2세다. 고 곽 회장은 국내 반도체장비업계 1세대 기업인으로 1980년 한미반도체를 세웠다. 작년 12월 향년 85세로 별세했다.
고 곽 회장이 별세하기 17년 전부터 곽 회장이 사실상 한미반도체의 경영에 주도적인 역할을 맡았다. 곽 회장은 2007년부터 고 곽 회장과 공동 대표이사를 맡았다. 2010년에는 고 곽 회장이 일선에서 물러났고 곽 회장이 단독 대표이사를 담당하기 시작했다.

곽 회장이 이끄는 동안 한미반도체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구가했다. 특히 2022년 11월 챗GPT 출시 이후 AI반도체 랠리가 본격화되자 한미반도체는 흐름에 제대로 올라타면서 수혜를 입었다.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사실상 독점 공급하는 SK하이닉스가 한미반도체의 TC본더 장비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한미반도체는 현재도 HBM 제조용 TC본더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한미반도체의 올 3분기 누적 매출은 409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835억원으로 10배 이상 늘었다.
주가도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시가총액도 불어났다. 2022년 11월 30일 한미반도체의 종가는 1만3400원이었다. AI 랠리에 올라타면서 올 6월 14일에는 19만6200원을 찍기도 했다. 그 후 조정을 받아 이달 16일 종가는 8만3800원이지만 2년전과 비교하면 6배 이상 오른 가격이다. 시총은 8조원대를 나타내고 있다.
◇거세지는 '엔비디아 독점 타파' 시도…한미반도체, '글로벌 IR' 동분서주
한미반도체가 AI랠리 수혜를 누렸던 것은 밸류체인 안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한미반도체(TC본더), SK하이닉스(HBM), TSMC(파운드리), 엔비디아(GPU)로 이어지는 구도가 굳건했다. 4곳 모두 각자의 제품과 분야에서 글로벌 독점 지위를 확보하면서 압도적인 성과를 거뒀다.
다만 엔비디아와 SK하이닉스 모두 거래처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SK하이닉스 외에 미국 마이크론에 HBM3E를 공급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아직 공급을 하지 못했지만 양측은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역시 TC본더 수급처를 확대하고 있다. 한화인더스트리얼즈의 자회사 한화정밀기계에 장비를 공급받는 방안을 타진 중이다. 홍콩 ASMPT도 있다. 하지만 테스트가 아닌 양산 장비 거래가 성사됐다는 소식은 아직 들리지 않아 한미반도체의 독점 지위는 유지되고 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한미반도체도 고객사 다변화를 서두르고 있다. 올해 마이크론에 TC본더를 납품하기 시작했다. 그 후 마이크론은 엔비디아에 HBM3E를 공급하는 데 성공했다. 이 외에도 한미반도체는 국내를 포함해 글로벌 고객사를 확보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상태로 알려졌다.
아울러 장비 라인업을 확충하고 기술력도 더욱 고도화하고 있다. 한미반도체는 이달 16일 차세대 HBM 생산용 신규 장비인 ‘TC 본더 그리핀 슈퍼 본딩 헤드(TC BONDER GRIFFIN SB 1.0) 출시를 발표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미국 빅테크를 중심으로 엔비디아의 독점을 깨기 위한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는 점이다. 엔비디아의 GPU는 현재 AI 반도체 시장의 90% 정도를 점유하고 있다. 빅테크들은 높은 가격, 공급 부족, 에너지 효율 등의 문제로 엔비디아 중심의 판을 흔들고 있다.
브로드컴은 이런 움직임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기업 중 하나다. 브로드컴은 애플, 오픈AI와 협력해 AI 칩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구글 역시 엔비디아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자체 AI 칩 개발에 나서면서 브로드컴과 협력하고 있다.
미국 빅테크들이 '탈 엔비디아'를 위해 분주해지면서 한미반도체 역시 기회를 노리고 있다. 빅테크들이 AI 반도체 제조를 위한 각자만의 공급망을 형성하려는 시도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 그간 독보적인 경쟁력을 인정받은 한미반도체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한미반도체는 최근 미국 법인 설립을 추진하는 등 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향후 현지에서 빅테크들과 긴밀한 논의를 통해 협력이 가시화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반도체는 최근 해외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한 기업설명회(IR)에도 꾸준히 참여하며 빅테크들로 인한 시장 변화를 집중 마케팅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곽 회장은 16일 "향후 미국 빅테크(M7) 기업의 AI 전용 칩 시장 수요 확장에 대비해 AI 반도체 시장의 주요 고객으로 부상할 미국 현지 고객 밀착 서비스를 위해 미국 법인 설립과 미국 현지 고객사에 A/S 제공이 가능한 에이전트를 선별 중에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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