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의장 돋보기]주인 없는 기업들, 전문경영인 또는 고위공직자 '제각각'⑥KT·한전 등은 공직자 출신 다수, KT&G는 경영인 선호 뚜렷
이돈섭 기자공개 2025-01-02 08:06:05
[편집자주]
이사회 의장은 기업의 주요 의사결정 기구인 이사회를 대표한다. 어떤 인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는지가 이사회 독립성 척도로 활용되기도 한다. 기업들이 선임한 이사회 의장 면면은 다양하다. 사내이사를 의장으로 선임한 곳이 있는가 하면 사외이사와 기타비상무이사를 의장으로 선임한 곳도 있다. 기업들은 이사회 의장을 어떻게 선임하고 그 의장은 이사회를 어떻게 이끌고 있을까. 더벨은 코스피 시총 상위 100개 기업 이사회 의장 면면을 분석, 재계의 트렌드와 각 기업의 이사회 특징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26일 07시36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0위 안에 들어가는 '총수 없는 기업'들의 이사회 의장 면면은 다양하다. KT와 한국전력공사의 경우 고위 공직자 혹은 관계기관 출신 인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기용하고 있다.이와 달리 KT&G는 전문 경영인 출신을 의장으로 꾸준히 선임하고 있다. 소유구조가 분산된 점은 같지만 규제기관 영향에 따라 의장 면모도 달라지는 모습이다.
◇이사회 의장에 고위공직자 출신 다수…"사업 특성 영향"
지난 9월 말 기준 시총 10조원 규모의 KT는 꾸준히 공직자 출신을 의장으로 선임하고 있다. 현재 이사회 의장은 윤종수 사외이사가 맡고 있는데 그는 이명박 정부 당시 환경부 차관을 역임한 인물이다. 현재 김·장 법률사무소 상근고문으로 대통령직속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위원과 세계자연보전연맹 이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KT가 주목한 것은 그가 가진 환경분야 전문성이다. KT는 윤 의장에 대해 '환경부 관료로 30여년 근무하며 다양한 업무를 경험했고 국제 무대에서도 활약한 ESG 분야 전문가'라 소개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사외이사로 기용된 그는 올 초 이사회 의장으로 재직하기 시작, 현재 지속가능경영위원회 등 다양한 소위원회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이 분야 네트워크도 탄탄하다. 과거 환경부 차관 재직시절 해당 부서 장관으로 근무한 이는 현재 포스코홀딩스 이사회에서 의장을 맡고 있는 유영숙 전 환경부 장관이다. 유 전 장관과는 기후변화센터를 통해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윤 의장은 기후변화센터 이사진에 이름을 올리고 있고 유 전 장관은 기후변화센터 이사장으로 일한다.

윤 의장을 포함해 KT 역대 이사회 의장 대부분은 고위 공무원 출신이 많다. 강충구 전 의장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전파정책자문위원장으로 일했고 유희열 전 의장은 과학기술부 차관, 김대유 전 의장은 대통령비서실 경제정책비서관, 김종구 전 의장은 서울고검 검사장으로 근무하는 등 대부분이 공직 경험을 갖고 있었다.
이 같은 현상은 KT가 국가기관 통신망 업체인 데다 압도적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는 특정 주주도 없어 정부 규제기관 영향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 설명이다. 코스피 시총 상위 100개 명단 안에는 한국전력도 포함돼 있는데 한전 역시 산업부 혹은 산하기관 출신 인사가 이사회에 다수 이름을 올리고 있다.
◇전문 경영인 위주 의장 꾸리는 KT&G…'소유·경영 완전분리'
반면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곳도 있다. KT&G 이사회는 올 4월 이사회 의장에 손관수 사외이사(사진)를 선임했다. CJ대한통운 대표를 역임한 손 의장은 대한자동차경주협회장과 국방수송협회장으로도 일한 물류 전문가다. 2014년부터 2019년까지 CJ대한통운 대표 시절 적극적 인수합병(M&A)을 통해 사업 다각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구체적으로 손 의장은 2014년 11월 CJ대한통운 대표 취임 첫해 중국 롱칭물류를 인수한 것을 시작으로 말레이시아 센추리 로지스틱스, 아랍에미리트 이브라콤, 미국 DSC 등 해외 기업을 차례로 인수하며 사업 규모를 키웠다. 2014년 말 4조5429억원이었던 CJ대한통운 연결 자산총액은 2019년 말 9조1100억원으로 4년여간 2배 정도 불어났다.

KT&G가 경영자 출신 사외이사를 선임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신한금융지주 CFO를 역임한 김명철 전 아메리카 신한은행장을 비롯해 임민규 전 SK머티리얼즈 대표 등이 의장으로 일했다. 대부분 기업들이 사회 저명인사를 기용하는 점에 비춰보면 KT&G 측은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는 이사를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는 평가다.
2002년 공기업에서 민영기업으로 탈바꿈한 KT&G는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기업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담배 사업을 주축으로 건강기능 및 의약품·화장품 제조 및 판매 사업을 겸하고 있는데, KT와 한전 등과 비교해 규제기관 영향력에서 자유롭다는 평가다. 다만 소유 분산 등의 이유로 국내외 행동주의 펀드 측 견제를 꾸준하게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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