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리밸런싱 성과 평가]SK㈜, 신규투자 대신 '관리'에 방점③지주사 본연의 역할 집중...SK스페셜티 매각으로 2조 차익 실현
정명섭 기자공개 2024-12-26 07:52:06
[편집자주]
올해 내내 '위기설'에 시달린 SK그룹이 달라졌다. 작년 말부터 대규모 인적쇄신,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긴축 경영으로 고삐를 죈 결과, 실적과 재무상태가 전반적으로 개선됐다. 동시에 신성장동력으로 낙점한 인공지능(AI) 분야 투자를 위한 여력도 쌓고 있다.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부임한 이후의 변화다. 더벨은 최 의장 체제 1년의 성과를 살펴보고 2025년 과제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24일 15시2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그룹 지주사인 SK㈜는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작년 말에 부임한 이후 가장 큰 변화를 겪었다. 2020년에 투자형 지주사라는 정체성을 내걸었지만 2023년부터 투자뿐 아니라 그룹 주요 사업까지 동반 부진에 빠지면서 재무부담이 커지자 '관리'라는 지주사 본연의 역할에 집중해야만 했다.◇올해 SK㈜ 신규투자 '제로(0)'…베트남 원커머스·SK스페셜티 지분 매각 성과
SK㈜는 올해 신규 투자보다 사업 포트폴리오 관리, 비주력 자산 매각 등에 집중했다. 사업 포트폴리오 관리의 경우 순차입금이 급격히 커진 계열사를 중심으로 추진됐다. △SK이노베이션-SK E&S 합병 △SK에코플랜트,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에센코어 자회사 편입 등이 대표적이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계열사인 SK온의 부진과 본업인 정유·석유화학 부문의 업황 저하로 순차입금이 2021년 말 10조원에서 작년 말 17조원까지 늘었다. 이에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상회하는 '캐시카우' SK E&S를 붙여 재무부담을 완충하도록 했다.
건설 계열사인 SK에코플랜트 또한 건설경기 둔화에 신사업 전환 지연까지 겹치면서 같은 기간 순차입금이 1조원 수준에서 5조원 수준으로 올라 리밸런싱 대상이 됐다. 두 합병 건은 모두 최대 주주인 SK㈜ 입장에서 내놓을 수 있는 최선의 수로 평가받는다.

리밸런싱 대상에는 SK㈜ 스스로도 예외는 없었다. SK㈜의 2015년 말 별도기준 순차입금은 5조7000억원었다. 이후 신사업 투자 속도가 빨라지면서 2022년 말 순차입금이 11조원까지 올랐다. 작년 말 순차입금은 10조9649억원으로 1년 전과 큰 차이는 없었다.
SK㈜도 순차입금 축소를 재무건전성 관리 과제로 정하고 '디베스트먼트(주식 매각·투자 회수)'에 나섰다. 그러나 시장이 관심을 가질만한 자산이 그리 많지는 않은 편이었다. 일례로 SK㈜는 작년 8월부터 중국 동박업체 왓슨 지분 매각을 타진해왔으나 글로벌 전기차 시장 둔화로 여의찮았다. SK㈜는 2019~2020년 두 차례에 걸쳐 3833억원을 투자해 왓슨 지분 29%를 확보했다. 미국 수소연료전지 제조사인 플러그파워의 지분 매각도 난항을 겪었다.
SK㈜는 올 9월이 돼서야 SK동남아투자법인이 보유한 베트남 마산그룹의 유통 자회사 원커머스 지분을 일부 매각해 27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었다.
SK㈜는 결국 반도체 호황으로 주목받은 특수가스 자회사 SK스페셜티 지분까지 내놓았다. SK스페셜티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 과정에 사용되는 삼불화질소(NF3)와 육불화텅스텐(WF6) 분야 세계 1위 기업이다. 근래 SK㈜가 내놓은 자산 중 가장 규모가 크고 관심도 높은 자산이다. SK㈜는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 한앤컴퍼니를 선정하고 지난 3개월간 거래 지분율과 금액 등을 놓고 협상했고, 지분율 85%를 2조7000억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SK스페셜티 지분 100%의 장부가액이 6005억원임을 고려하면 SK㈜는 약 2조2000억원의 매각 차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세금과 부대비용을 감안해도 2조원가량의 재원을 확보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투자은행(IB) 업계는 SK㈜가 이를 차입금 상환에 쓰면 이자비용이 3800억원에서 3100억원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추정한다.
◇리밸런싱의 끝엔 ROE 개선 목표, '2027년 10% 이상' 달성
SK㈜는 내년에도 리밸런싱 성과와 기존 사업 운영 효율화로 인공지능(AI) 사업에 투자할 재원을 확보하고 재무건전성을 관리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2026년 자기자본이익률(ROE) 8%를, 2027년 이후 ROE 10%를 달성하는 게 목표도 세웠다.
SK㈜는 2021년만 해도 연이은 투자 성공에 더해 주요 사업군의 호황으로 ROE가 10%까지 올랐다. 그러나 2022년부터 고금리 기조에 따른 글로벌 경제성장 둔화와 핵심 사업의 부진 등으로 2022년 5%, 2023년 -4%로 떨어졌다. SK㈜의 ROE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건 최근 10년새 처음이다.

지난해 국내 주요 9개 지주사의 평균 ROE가 3%였던 점을 고려해도 매우 낮은 수치다. 9개 지주사엔 포스코홀딩스와 삼성물산, ㈜LG, ㈜LS, ㈜GS, 롯데지주, ㈜한화 등이 포함된다.
SK㈜의 지난 5개년 평균 ROE는 3%로 이 또한 국내 지주 피어그룹의 평균치(4%)를 밑돌았다. 같은 기간 코스피200의 평균 ROE는 6%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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