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첫 해외거점 선택지 미국...실탄마련 방안은 작년 3분기 EBITDA 1.47조, 감소 추세…보유 자산 등 활용한 재무적 움직임 전망
이호준 기자공개 2025-01-10 07:14:10
이 기사는 2025년 01월 08일 10시2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철강업계가 떠들썩하다. 현대제철이 해외 생산 거점을 설립하려는 계획을 검토 중인데 그 대상이 미국으로 좁혀지며 그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현대제철의 첫 해외 생산 거점이라는 점에서 주목도가 상당하다. 현대제철은 포스코와 함께 국내에서 고로를 운영하는 양대 제철소지만 해외 생산 거점은 없었다. 미국 현지에 제철소가 세워지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고율 관세와 철강 쿼터제 축소 가능성에 대응하고 현대차 공장 등에 자동차 강판을 직접 공급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만큼 투자 규모도 파격적으로 추정된다. 현대제철의 미국 생산 거점은 고철을 전기로에서 녹여 강재를 만드는 전기로 제철소로 예상된다. 고로보다 투자비는 적지만 현대차·기아가 앨라배마와 조지아에서 연간 80만대를 생산 중이며 조지아 서배나 메타플랜트에서 30만대가 추가될 예정이다. 이 물량을 소화하려면 수조원의 투자가 필요하다.
현대제철은 미국 투자가 논의 중임을 인정하면서도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업계에서는 현대제철이 루이지애나, 텍사스, 조지아주 등과 접촉하며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경우 각 주마다 내걸고 있는 투자 혜택이 다르기 때문에 최적의 지역을 선정하기 위한 논의가 이뤄지는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제철 관계자 "미국 현지 투자는 현재 검토 중인 단계다"라며 "아직 시기와 규모, 생산방식 등 구체적인 투자 내용은 정해진 것이 없다"라고 설명했다.

다소 도전적인 계획으로 보이지만 현대제철의 재무를 고려하면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니다. 현대제철의 2023년 말 연결 기준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2조4405억원이다. 2022년에는 EBITDA가 3조2050억원에 달했다. 해외 생산 거점은 수년에 걸쳐 진행되기 때문에 자체 자금으로 현지 제철소를 건설하겠다는 의지는 충분히 뒷받침될 수 있다.
다만 철강업계는 불황을 겪고 있다. 건설 침체로 수요는 줄고 일본·중국산 철강재 공급 과잉이 단가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현대제철의 작년 3분기 말 EBITDA는 1조47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 감소한 상황이다. 친환경 투자는 멈출 수 없어 이 기간 보유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2조100억원으로 코로나 시기 수준으로 줄었다.
통상 해외 대규모 투자는 현대차그룹 차원에서 출자를 나눠 진행한다. 그럼에도 불황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현대제철의 대규모 지출은 불가피해 보인다. 이 때문에 업계는 현대제철이 현금 확보를 위한 재무 전략을 강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제철의 현금 확보 방안은 다소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해 삼일PwC에 전사 경쟁력 진단을 맡기고 자회사 현대IFC 등의 매각을 검토했지만 아직 성사된 사례는 없다. 현대IFC는 수요 조사에서 약 3000억원 수준의 가치로 평가된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4분기 중에는 중소형 봉형강 생산에 특화된 포항2공장의 폐쇄를 결정하고 매각 등 자산 활용 방안을 모색했으나 노조의 강한 반발로 사실상 철회했다. 오히려 포항 투자 방안을 마련하라는 노조 요구에 따라 새로운 계획을 세워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투자은행(IB) 업계는 현대제철이 보유 자산 활용에 더해 자본시장에서 재무적 움직임을 더욱 빠르게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현대제철은 회사채 발행을 준비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포스코가 2년 만에 공모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모집액(5000억원)의 7배에 달하는 주문을 받으며 흥행에 성공한 점도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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