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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Forum 2025]"장기불황 빠진 석유화학, 종목별 차별화 심화 예상"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위원 "회사채 시장 양극화 여전"

권순철 기자공개 2025-02-26 09:55:43

이 기사는 2025년 02월 25일 15시2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5년에도 석유화학 섹터의 전망은 밝지 못하다.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주요 석유화학 기업들의 영업이익은 적자로 전환되는 추세다. 수익성이 악화되자 재무 부담까지 누적돼 신용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조정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연초 효과에 힘입어 석유화학 회사채 발행량은 증가하고 있지만 종목별 옥석 가리기는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금리가 기본적으로 높게 형성돼 있어 기관들의 관심도는 높지만 A급 이하의 신용도를 갖춘 회사들까지 안도하기엔 어려운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김은기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글로벌채권팀 수석연구위원(사진)은 25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25 thebell Credit Forum'에서 '석유화학 업종-진흙 속에서 진주 찾기'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석유화학 섹터의 불황 장기화는 2021년 3월 이후 디폴트로 정착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주요 화학 제품의 스프레드가 뚜렷한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석유화학 스프레드는 최종 제품 가격에서 원료비를 차감한 금액으로, 이 값이 줄어든다는 것은 기업이 거머쥐는 수익의 파이도 협소해짐을 의미한다.

주요 석유화학 기업들의 영업이익이 적자 전환한 가운데 2025년에도 비슷한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 위원은 "2024년 상반기 전망했던 증설 물량보다 하반기에 전망한 증설 물량이 더 크게 증가했다"며 "수익성 악화에도 계획된 증설을 쉽게 줄이지 못하면서 초과 공급의 부담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수익성 저하는 신용등급 전망을 떨어뜨리는 등 재무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도 작용했다. 한국신용평가가 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한 기업들 중 석유화학 섹터가 가장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2023년 이후 신용등급 및 아웃룩의 상승 및 하락 비율이 1배 미만으로 하락했다는 사실은 앞으로도 등급 하락 압력에 시달릴 것임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김 위원은 석유화학 계열 회사채 발행이 증가하고 있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이후 업황이 호황기 때는 발행이 감소했지만 2022년 이후 회사채 발행이 증가하고 있다"며 "대표적 둔화 업종인 건설업 대비 석유화학 회사채 발행은 양호하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초효과에 힘입어 석유화학 회사채를 향한 투자 수요는 양호한 편이나 그 가운데에서도 종목별로 투심이 갈릴 공산이 크다는 점도 지적했다. 김 위원은 "석유화학 기업의 투자자들의 종목별 선호도의 차이로 인해 발행 스프레드는 종목별로 차별화 양상을 보인다"고 언급했다.

특히 석유화학 기업들은 업황 악화라는 매크로 국면을 공유하고 있어 개별 민평 금리가 등급 민평보다 높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도 국고채 금리와의 차이인 크레딧 스프레드가 낮을 때 관심을 보이는 경향이 강하다. 2024년 말 상승했던 크레딧 스프레드가 축소 중인 건 고무적이나 레벨 자체가 높게 형성돼 있어 한동안 강세를 띌 것으로 전망된다.

양극화 역시 석유화학 회사채 시장을 설명하는 키워드 중 하나다. 김 위원은 이와 관련해 "레고랜드 사태 이후 큰 폭으로 확대된 우량, 비우량 등급 스프레드는 축소되며 양극화가 완화되는 기미가 관측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석유화학의 경우 레고랜드 사태 이후 양극화가 지속되는 모양새"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개별 민평이 등급 민평보다 높은 기업을 위주로 검토하는 전략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 물론 석유화학 기업 대부분이 여기에 해당된다. 다만 A급 신용도를 갖춘 회사의 등급 민평은 업체별로 다른 양상이 관측되기도 해 옥석 가리기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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