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SK그룹 회사채 불패행진…SK㈜ 장기물 자신감 '회복' 단기 트랜치 선호 변화, 계열사 7·10년물 흥행 '원동력'

권순철 기자공개 2025-02-26 08:09:46

이 기사는 2025년 02월 24일 15시1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그룹의 지주회사 SK㈜가 오랜만에 공모 회사채 장기 투자자들을 유도할 장치를 갖췄다. 'AA+, 안정적'이란 우량한 신인도에도 근래 타사만큼 10년물 활용도가 돋보이지 않았다. 직전 발행 당시엔 7년물을 검토했다가 투심 불안정 이슈로 철회하기도 했다.

앞서 SK하이닉스 등 장기물로 수요예측 시험대에 오른 계열사들이 양호한 성적을 거뒀던 게 지주사의 움직임을 이끌어내는 데 일조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기타 계열사들의 연이은 흥행도 그룹 회사채를 향한 투심이 안정됐다는 판단에 무게를 싣는 요소로 꼽힌다.

◇높아진 장기물 활용도…만기구조 전략 선회 '촉각'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는 내달 7일 2500억원 규모의 공모채를 발행하기 위한 스케줄에 착수한다. 이를 위해 오는 26일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만기 구조는 3년, 5년, 7년, 10년물로 구성했으며 대표 주관사로는 한국투자증권을 단독으로 선임했다.

SK㈜의 장기물 활용도가 높아졌다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은 근래 2~5년물을 선호했던 경향성에서 비롯된다. 직전 발행일이던 2024년 11월 SK㈜는 3년물과 5년물로 트랜치를 구성해 4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했다. 당시에도 회사는 7년물을 유력하게 검토했지만 수요예측에 앞서 최종적으로 배제하는 결정을 내렸다.

SK㈜가 10년물을 마지막으로 발행했던 시기도 2023년 9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8년부터 공모채로 자금을 확보할 때마다 매번 10년물을 낙점했던 기조와는 확연히 다른 면모였다. 회사와 동일한 신용등급(AA+, 안정적)을 받고 있는 S-Oil이 2023년 이후 꾸준히 10년물을 찍었던 것과 비교해도 상반되는 모습이었다.

출처: 더벨플러스

이와 같은 추세는 SK㈜뿐만 아니라 일부 계열사들 사이에서도 일부 포착됐다. 지난해 12월 3000억원 규모의 공모채를 발행한 SK텔레콤도 7년물 카드를 만지작거렸지만 결과적으로 3년, 5년, 10년물만 채택했다. SK E&S의 자회사이자 연초 공모채 조달을 완료한 나래에너지서비스 역시 수요예측에 앞서 7년물을 취소한 바 있었다.

물론 계열사 각각의 차별화된 상황과 의사결정 시스템이 존재하기에 SK그룹 통틀어 단기물을 선호하게 됐다고 결론을 내리긴 어렵다. 다만 그룹 차원의 리밸런싱이 진행 중인 동시에 매년 출회되는 회사채 물량이 과도하다는 의견이 비슷한 시점에 제기되면서 예년 수준만큼 7년물 이상에 베팅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으로 관측된다.

당시 한 IB 업계 관계자는 "7년물은 기간이 애매해 10년물 대비 투자자들이 선호하지 않는 트랜치"라면서도 "여기에 더해 SK그룹 회사채 물량이 과도하게 많아 피로감이 조성됐다는 평가도 일부 나오면서 장기물보다는 단기물을 채택하려는 경향이 있었던 것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출처: 더벨플러스

◇계열사 흥행 일색…장기물 도입 '자신감'

그러나 데이터가 축적되면서 SK그룹 회사채를 향한 투심에는 이상이 없다는 판단에 무게가 실렸을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들어 공모채 발행에 착수한 그룹 계열사들 가운데 모집 과정에서 잡음이 발생한 곳들은 없었다. 더벨플러스에 따르면 24일 기준 13곳의 SK그룹 계열사들이 수요예측을 치렀는데 모두 모집금액을 훌쩍 뛰어넘는 주문이 쇄도했다.

SK하이닉스, SK텔레콤 등 7년물 이상을 트랜치로 편입시킨 계열사들도 만족할 만한 결과를 받아들었다. 지난 1월 7년물에 500억원을 배정한 SK하이닉스는 기관들로부터 2100억원 규모의 수요를 받은 데 이어 -10bp 금리 수준에서 모집액을 채웠다. SK텔레콤도 2월 초 10년물 가산금리를 -5bp로 마무리했다.

만일 장기물 발행 비용이 극적으로 낮아졌다면 7·10년물의 활용도가 높아지는 게 타당한 수순이었을 것이라는 평가다. 그러나 금리 수준은 지난해 말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자산평가에 따르면 21일 기준 SK㈜의 7년물(3.205%), 10년물(3.422%) 개별 민평은 지난해 11월 19일 수준(3.327%, 3.340%)과 비슷했다.

금리 메리트가 두드러지지 않는 상황을 감안하면 안정적으로 수요를 모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일부 반영돼 있을 것이란 의견이 제기된다. 다른 IB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당시엔 단기물 위주로 만기 구조를 구성했음에도 유입된 수요는 기대 이하였다"며 "2024년 실적이 양호하고 그룹 회사채 투심도 안정세를 띄면서 분위기가 달라진 모양새"라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4층,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김용관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황철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