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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신탁사 경영분석]하나자산신탁, 흑자 비결 '리스크 관리 집중'신탁계정대 대손충당금 적립비율 11.4% 그쳐…선별수주로 충당금 최소화

이재빈 기자공개 2025-02-28 07:43:17

이 기사는 2025년 02월 27일 10시5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자산신탁이 2024년 연간 순이익 흑자 유지에 성공했다. 신탁계정대와 대손충당금 급증으로 인해 다수의 신탁사가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달성한 성과다. 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맞춰 선별적으로 사업을 수주한 덕분에 상대적으로 충당금을 적게 설정할 수 있었다.

2025년에도 준수한 실적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차입형 토지신탁 수탁고가 늘었기 때문이다. 다만 차입금 증가가 2024년 4분기에 집중된 만큼 이자비용 관리가 향후 과제로 꼽힌다.

◇순이익 588억, 14개 신탁사 중 1위…리츠 AUM 증가도 일조

하나자산신탁은 2024년 연간 순이익으로 588억원을 달성했다. 14개 부동산신탁사 중 순이익 규모가 가장 크다. 다만 809억원을 기록했던 2023년 대비로는 27.3% 감소했다.

건설부동산 경기침체로 인해 신탁사들이 대규모 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흑자를 유지했다는 의미가 있다. 국내 신탁사들의 2024년 합산 순손익은 마이너스(-) 6336억원으로 집계됐다. 14개 신탁사 가운데 흑자를 기록한 곳은 8곳에 그쳤다.

상대적으로 낮은 신탁계정대 대손충당금 비율이 순이익 흑자로 이어졌다. 하나자산신탁의 신탁계정대 규모는 2023년 말 2511억원에서 2024년 말 5661억원으로 3150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대손충당금은 203억원에서 644억원으로 441억원 확대됐다.

대손충당금 적립비율 자체는 8.1%에서 11.4%로 3.3%포인트(p) 늘어난 셈이다. 다만 책임준공확약형 관리형토지신탁 수주를 활발하게 진행했던 다른 신탁사들 대비로는 적립비율이 낮다. 다른 금융지주계열 신탁사들의 충당금 적립비율은 30% 내외다.

하나자산신탁 관계자는 "대부분의 사업장이 준수한 분양 성과를 거두면서 대손충당금을 상대적으로 적게 설정한 것"이라며 "현재 적립비율은 회계감사를 맡은 딜로이트 안진과 협의를 거쳐 설정된 수치"라고 설명했다.

리츠 부문의 약진도 수익성에 보탬이 됐다. 하나자산신탁은 지난해 하나트러스트제5호 리츠를 통해 보유하고 있던 벨메르 호텔을 매각했다. 또 하나오피스리츠를 통해 하나금융 강남사옥 인수를 마쳤다.

하나자산신탁의 리츠 운용자산규모(AUM)는 4조원 돌파를 눈앞에 뒀다. 2024년 3분기 말 기준 AUM은 3조5746억원으로 전체 자산관리회사(AMC) 중 6위, 신탁사 중 3위를 기록했다. 2023년 말 AUM이 2조9910억원이었음을 감안하면 3개 분기 동안 5836억원의 AUM 성장을 이뤄낸 셈이다.

◇고수익 토지신탁 수탁고 늘어, 신규 조달 차입금 이자비용 관리 '숙제'

미래매출 가늠자인 수탁고는 2023년 말 42조433억원에서 2024년 말 39조4524억원으로 2조5909억원 감소했다. 다만 수탁고 포트폴리오를 보면 향후 매출이 감소할 가능성은 낮다.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토지신탁 수탁고는 오히려 증가했기 때문이다.

유형별로 보면 담보신탁의 수탁고가 24조1160억원에서 21조4469억원으로 2조6691억원 줄었다. 반면 차입형 토지신탁은 1조4592억원에서 1조6637억원으로 2045억원 늘었다.

담보신탁 상품의 수수료율은 통상 0.1% 수준에 그치지만 차입형 토지신탁은 3% 내외에 달한다. 차입형 토지신탁의 수탁고 증가분으로 담보신탁 수탁고 감소에 따른 수수료 수익 감소를 상쇄할 수 있는 셈이다.

지난해 수주한 주요 차입형 토지신탁 사업지는 천안성성호수공원 공동주택 개발사업이다. 충청남도 천안시 서북구 업성동 465-6번지 일원 14만6194.7㎡ 부지에 지하 3층~지상 39층 규모로 공동주택 1763가구와 부대복리시설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총 사업비는 9980억원에 달한다.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국화아파트 재건축 사업과 강원도 춘천시 만천리 공동주택 개발사업도 지난해 수주한 차입형 토지신탁 사업지다. 두 사업지의 사업비는 각각 4700억원과 2700억원으로 책정됐다.

2025년 실적의 열쇠는 이자비용이다. 2023년 말까지 0원이었던 하나자산신탁의 차입금 항목은 2024년 말 1315억원으로 늘었다. 4분기에만 684억원이 늘어나는 등 연말에 차입이 몰렸다.

차입금 증가에 따른 이자비용 부담이 2024년 재무제표 상에는 덜 반영되는 구조다. 하나자산신탁의 지난해 연간 이자비용은 16억원에 그쳤다.

하나자산신탁 관계자는 "현재 조달금리는 4%대인 반면 신탁계정대 이자로 7% 이상의 이자수익을 창출하는 중"이라며 "이자비용에 대해서는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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