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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 1조 수요 모은 KCC, 비결은 '포트폴리오 다변화' 건설업황 침체 불구 도료·실리콘 비즈니스 매력 어필

권순철 기자공개 2025-02-28 07:53:24

이 기사는 2025년 02월 27일 18시4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최대 종합 건축자재 회사 KCC가 조단위 클럽의 명성을 이어갔다. 2500억원을 모집하는 공모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1조5800억원 규모의 수요가 몰렸다. 2024년부터 태핑에 돌입할 때마다 조단위 주문을 거머쥐고 있다.

시장에 등판할 때마다 건설 업황을 향한 시선이 곱지 않았음에도 투자자의 러브콜을 이끌어냈다는 점에 주목된다. 건축자재 시장에서 독보적 위상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도료, 실리콘 등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시황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한 결과로 풀이된다.

◇3연속 조단위 주문 쇄도…단일 트랜치 주문액 1조 '최초'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AA-, 안정적'의 신용등급을 갖춘 KCC는 이날 기관들을 대상으로 2500억원 규모의 공모채를 발행하기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했다. 만기 구조는 3년물과 5년물로 구성했으며 트랜치 각각에 2100억, 400억원을 할당했다. 대표 주관 업무는 KB증권, 삼성증권, 신한투자증권, 키움증권, 미래에셋증권이 맡았다.

기관들이 KCC에 베팅한 총 금액은 1조5800억원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는 3년물에 1조2100억, 5년물에 3700억원이 쇄도하면서 모집금액의 6배가 넘는 수요가 확인됐다. 투자자들은 특히 3년물에 열광적인 반응을 내비쳤다. KCC가 공모채 발행을 개시한 2013년 이래 단일 트랜치에서 조단위 수요를 모은 적은 이번이 최초다.


KCC로서는 앞으로 공모채 발행을 추진할 때도 자신감을 굳힐 계기가 될 전망이다. 지난 1년 동안 세 차례 수요예측에 나섰는데 모두 조단위 수요를 확인했기 때문이다. 2023년까지 치렀던 수요예측에서는 단 한 차례도 조단위 주문을 받지 못한 것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금리도 전 트랜치 구간에 걸쳐 마이너스(-)로 결정되며 우호적인 발행 환경을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KCC는 수요예측에 앞서 희망 금리 밴드를 개별 민평금리 대비 -30~+30bp로 제시했다. 수요예측 결과 2년물 가산금리는 -14bp, 5년물은 밴드 하단에 근접한 -25bp에 목표액을 채우게 됐다.

KCC의 회사채는 상대적으로 비싸게 거래됐지만 수요예측 흥행으로 통상적인 AA-급 발행사 레벨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됐다. 26일 기준 KCC의 3년물과 5년물 개별 민평금리는 3.280%, 3.504%대에서 움직였다. 동일 등급 민평(3.188%, 3.306%) 대비 높았지만 발행일까지 해당 금리가 유지될 경우 3.140%, 3.254%에서 목표액을 모집할 수 있다.

◇건설업 거리두기 전략 고수…도료·실리콘 '형보다 나은 아우'

KCC의 회사채가 비싸게 거래됐던 배경은 이 회사가 건설업과 관련이 깊다는 사실을 빼놓고 말하기 어렵다. 건축자재 시장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지닌 만큼 건설 업황의 변동은 회사의 펀더멘탈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난해 3분기 연결 기준 KCC의 건자재 부문이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했던 비중은 37.2%에 달했다.

출처: KCC

이것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최근 건설업을 향한 시선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서만 신동아건설에 이어 삼부토건, 안강건설, 대저건설 등이 연달아 법정 관리를 신청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가 올해까지 이어지면서 재무 펀더멘탈이 튼튼하지 못한 건설사들은 업황 다운사이클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추세다.

그럼에도 기관들이 KCC에 잇따라 조단위 주문을 베팅하면서 개별 회사 차원의 비즈니스 전략에 시선이 쏠렸다. 실제로 이 회사는 건자재 부문뿐만 아니라 도료, 실리콘 등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놨다. 도료는 지난해 3분기 연결 기준 전체 영업이익에서 47.7%를 차지하며 주력 업종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도료 부문의 경우 최근 핫한 섹터로 부상하고 있는 자동차와 조선업 등을 전방산업으로 두고 있어 기관들의 호평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2023년 적자를 내며 부진했던 실리콘 부문도 지난해 3분기 470억원의 이익을 내며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12.6%까지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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