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억에 흑자까지' 에이비엘, '001·ADC' 남은 건 더 있다 GSK 3개월만에 계약 성사, 비용없이 선급금·마일스톤 수령…벤처 '선순환' 구축
김혜선 기자공개 2025-04-10 07:34:43
이 기사는 2025년 04월 09일 18시1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바이오 벤처의 유일한 매출 창구인 '기술이전'은 생존의 대안이 될까. 이에 대한 의견은 엇갈리지만 에이비엘바이오는 매출은 물론 '넥스트'까지 만들면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설립 이듬해부터 꾸준히 단 한번도 빼놓지 않고 매출을 올렸고 1조원 규모의 사노피 빅딜을 체결한 2022년엔 흑자전환을 이뤘다. 사노피 딜을 뛰어넘은 최근 GSK와의 플랫폼 4조원 규모의 빅딜을 체결하면서 이제는 '기술이전 수익-넥스트 파이프라인 R&D'라는 선순환 구조까지 구축했다.
◇30일 이내 선급금 741억 수령, 현금성 자산 2000억 넘어서
2016년 설립된 에이비엘바이오의 실적 추이를 살펴보면 지난 9년간 누적 총 181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연평균 201억원이다. 같은기간 영업적자는 총 2515억원, 평균 279억원으로 계산된다. 매출 이상의 R&D를 지출한 데 따른 출혈이다.
하지만 의미는 있다. 설립 이듬해부터 한번도 빼놓지 않고 매출을 올렸다. 이는 곧 기술이전 딜을 꾸준하게 올렸다는 얘기다. 선급금과 마일스톤을 통한 실적이다. R&D 지출이 의미있는 지출이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기술이 무르익으면서 기술이전 딜 규모가 계속 커지고 계약의 질이 높아졌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 이 때문에 매출 기반도 더욱 탄탄해지는 분위기다. 2022년 주력 파이프라인 'ABL301'에 대한 1조원 규모의 사노피 빅딜을 통해 흑자 전환을 이루기도 했다.

5일 GSK와의 계약 역시 이러한 흐름에 힘을 실어줬다. 선급금 740억원에 총 계약규모 4조1104억원에 달하는 계약이다. 3년 전부터 논의되던 계약이지만 올해 1월 JP모건 헬스컨퍼런스에서 재논의를 진행했고 약 3개월 만에 빠른 속도로 마무리 지었다.
그랩바디-B는 뇌혈관장벽(BBB) 셔틀 플랫폼이다. BBB는 유해한 물질과 인자가 뇌로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는 보호막 역할을 수행한다. 그랩바디-B는 BBB를 통과하기 어려운 기존 약물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개발됐으며 인슐린 유사 성장 인자 1수용체를 통해 약물이 BBB를 효과적으로 통과하고 뇌로 전달한다.
짧은 기간 안에 계약이 진행됐다는 의미와 더불어 올해 대규모 자금을 확보하게 됐다는 데 주목됐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이번 계약으로 선급금 740억원을 수령한다. 계약 체결일인 5일을 기준으로 30일 이내에 확보한다.
작년 말 기준 유동성 자금에서 이번 선급금을 포함하면 약 2102억원을 확보하게 된다. 이외 계약상 유입 시점을 밝히지 않은 단기 마일스톤 741억원을 연내 수령한다면 R&D 지출을 감안하더라도 꾸준히 2000억원대 현금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번 딜은 GSK가 그랩바디-B를 활용해 전임상부터 임상 개발 등 전단계를 추진하는 만큼 에이비엘바이오가 부담할 비용이 없다는 점도 주목할 지점이다.
◇보유 현금 '넥스트'에 집중, MTA 없는 기술수출 구상
질적 향상을 이루고 있는 기술이전 딜을 통해 축적한 현금은 다시 R&D로 이어진다. 에이비엘바이오가 9일 개최한 일반투자자 및 언론 대상 기업설명회에서도 관련 내용에 대해 설파하는데 집중했다. 임상 진행에 따라 수령하는 마일스톤을 축적하고 동일한 모델로 그랩바디-B의 추가 기술이전을 목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추가 기술이전을 통해 매출과 자금을 창출하고 자체 파이프라인에 투자하는 그림을 그린다. 향후 추가로 실행하는 기술이전 계약에서는 물질이전계약(MTA) 없이 곧바로 딜로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확보한 자금을 투자할 우선순위는 ABL001과 ADC다. ABL001은 이중항체로 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VEGF)와 DLL4를 동시 표적하는 신생혈관억제제다. 현재 컴퍼스테라퓨틱스가 글로벌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 데이터에 대한 시장의 엇갈린 반응에도 불구하고 연말 도출될 톱 데이터를 통해 2차 치료제 승인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
ADC 파이프라인의 경우 스핀오프 형태로 미국법인 에이비엘바이오USA에 현물출자했다. 구체적으로 3종 ABL206·ABL209·ABL210이다. 해당 파이프라인에 대한 개발을 위해 베팅을 단행한다. 규모에 대해서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는 오프라인 IR에서 "그랩바디-B 등 MTA 없이 바로 기술이전 계약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ABL001과 ADC에 대한 기대가 크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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