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큐리티 컴퍼니 리포트]'승계 지렛대' 수산아이앤티, 2세 경영 본격화⑥핵심 계열사 지분 보유한 지배구조 핵심축, 정석현 회장 아들 정보윤 '등판'
최현서 기자공개 2025-04-17 07:48:44
[편집자주]
해킹의 고도화로 개인정보를 비롯해 기업, 정부의 기밀 유출 위협이 커진 시절이다. 특히 이들 정보는 개인뿐 아니라 우리 경제, 안보와 직결된다. 사이버보안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다만 국내 보안시장의 성장은 여전히 더디다. 과거 벤처 열풍을 타고 탄생한 보안기업 경우 실적이 주춤하거나 주가가 저평가된 곳들이 대부분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저마다의 기술력 강화뿐만 아니라 신사업에도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국내 주요 보안기업들의 현실과 미래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15일 16시1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수산아이앤티는 수산그룹 내에서도 규모가 작은 계열사 중 하나다. 6000억원이 넘는 그룹 매출 중 수산아이앤티가 차지하는 비중은 4%대에 불과하다.하지만 수산아이앤티는 오너의 지배력 유지에 핵심 역할을 하는 곳이다. 주요 계열사의 지분을 일부 갖고 있다. 수산아이앤티 지분율을 높이면 계열사의 지배력을 간접적으로 강화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수산인더스트리가 꾸준히 수산아이앤티 주식을 확보한 이유다.
이런 가운데 정석현 수산그룹 회장의 아들 정보윤 씨가 수산인더스트리의 대표로 올랐다는 점이 주목된다. 본격적인 2세 경영 체제의 닻을 올린 모양새다. 수산아이앤티의 주가가 안정화되는 대로 지주사의 주식 매입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주가 급등으로 매입 일시정지, 오너 지배력 '다리 역할'
수산아이앤티의 최대주주 수산인더스트리는 작년 11월 '임원·주요주주 특정증권 등 거래계획보고서'를 공시했다. 같은 해 12월 30일부터 올해 1월 24일까지 26거래일간 수산아이앤티의 주식 3만1865주를 장내매수하겠다는 내용이다. 취득 단가는 주당 8990원, 총 거래금액은 2억8647만원이었다.
작년 3분기 말 기준 수산인더스트리는 수산아이앤티 지분 119만207주(17.63%)를 갖고 있었다. 계획대로 지분을 확보한다면 수산인더스트리의 지분율은 18.85%로 증가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공시 일주일 뒤 비상 계엄 사태가 발생하자 '정치 테마주'로 엮였던 수산아이앤티 주식 가격이 급격히 뛰었다. 계엄 다음날인 작년 12월 4일 주당 8770원이었던 주가는 1만1400원으로 급등했다. 하루만에 29.99% 오른 것이다. 이후에도 주가가 전일 대비 30% 급등한 일이 두 차례 더 있었다.
결국 수산인더스트리는 작년 12월 13일 수산아이앤티 주식 매입 철회 보고서를 공시했다. 비싸진 주가를 감당할 수 없었다.
예상치 못한 대외 상황으로 인해 주식 매입 계획은 실패로 돌아갔지만 수산인더스트리는 수산아이앤티의 최대주주로 올라선 2022년부터 이미 주식을 꾸준히 쌓아뒀다. 그해 4월 수산아이앤티 지분 69만4618주(10.29%)를 확보하며 최대주주가 된 수산인더스트리는 2023년 말 수산아이앤티 주식 98만2058주(14.55%)까지 늘렸다. 작년 말 주식 수는 이보다 더 늘어난 124만387주(18.37%)에 달한다.

수산인더스트리가 수산아이앤티 주식을 꾸준히 매입하는 이유는 수산아이앤티의 그룹 내 지위 때문이다. 수산아이앤티의 작년 매출은 267억원으로 수산그룹 계열사의 전체 매출(6152억원) 중 4.34%밖에 차지하지 않는다. 하지만 수산아이앤티는 지주사 역할을 하는 수산인더스트리를 비롯해 수산중공업 등 계열사의 지분을 갖고 있는 다리 역할을 맡고 있다.
수산아이앤티는 작년 말 기준 수산인더스트리 주식 21만1436주(1.48%), 수산중공업 지분 154만2007주(2.47%)를 보유하고 있다. 두 법인은 그룹 내 2개뿐인 상장사이자 핵심 계열사로 꼽힌다. 수산아이앤티 지분을 많이 확보할수록 핵심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을 간접적으로 강화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지주사 수장 맡은 정보윤 대표, 아버지 지분 수증 '초읽기'
다만 최근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등 수산아이앤티 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소식이 이어지면서 수산인더스트리의 주식 매입 계획은 잠시 멈춘 상태다.
수산아이앤티 주가는 이달 초부터 15일 중 2거래일이나 전일 대비 20% 이상 오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수산아이앤티는 15일 전일 대비 2.2%(410원) 오른 1만8600원에 장을 마감하며 상승세를 이었다.
주가가 계속 오르자 수산인더스트리는 작년 12월 16일 수산아이앤티 주식 3만7000주를 장내매도하며 차익을 실현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수산인더스트리는 올해 들어 수산아이앤티 주식을 매입하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수산아이앤티 주가가 안정화되면 수산인더스트리는 다시 수산아이앤티 주식을 매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올해 수산그룹 오너가가 본격적인 2세 경영 체제 가동을 알렸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정석현 수산그룹 회장의 장남인 정보윤 씨는 올해 3월 말부터 수산인더스트리의 각자대표를 맡았다.
정 씨는 2023년 12월부터 작년 말까지 1년간 수산중공업의 대표를 역임하고 있다가 지주사 수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수산중공업에서의 '경영 수업'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그룹을 이끌기 시작한 것으로 평가된다.
2세 경영 시작 배경에 정 회장의 '고령' 나이가 있다. 정 회장은 1952년생으로 올해 만 73세다. 주요 계열사를 이끌었던 정 회장은 2018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이 2021년 1월 제정되자 '책임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돌아왔다. 복귀 당시에도 적지 않은 나이였다.
정 대표를 향한 지분 넘기기도 이어지는 모습이다. 정 회장은 수산인더스트리 상장 직전인 2022년 상반기까지 지분 850만주(85%)를 갖고 있었다. 나머지 150만주(15%)는 안 씨가 보유 중이었다. 상장 이후 정 회장과 안씨는 정보윤 대표에게 각각 100억원, 13억원의 현금성자산을 수증해 수산인더스트리 주식 42만5684주를 취득하도록 했다. 정 회장 슬하엥 총 3남매가 있는데 이 중 가장 많은 지원을 정 씨가 받았다. 3년 전 이미 2세 경영의 윤곽이 드러난 셈이다.
숙제는 정 회장의 남은 지분 넘기기를 통한 정 대표의 수산인더스트리 지배력 높이기다. 정 회장은 작년 말 기준 수산인더스트리 지분 778만5500주(54.5%)를 갖고 있는 최대주주다. 작년 말 기준 정보윤 대표가 갖고 있는 수산인더스트리 주식은 51만8378주, 지분율로 3.63%에 불과하다.
정 회장이 보유한 지분의 가치는 이날 종가(1만9000원) 기준 1480억원 가량이다. 전량 증여할 경우 735억원에 달하는 증여세가 붙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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