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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군, KMI 사업 외면...배경은 조단위 마케팅 비용 부담…단말기 수급 계획 의문

이상균 기자공개 2010-10-07 17:10:30

이 기사는 2010년 10월 07일 17: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모바일인터넷(KMI) 컨소시엄에는 당초 BC카드, 대성그룹, 웅진그룹, CJ그룹, 롯데그룹, 효성그룹, 코오롱그룹 등 다수의 대기업들이 참여를 검토했었다. KMI가 와이브로 망을 구축하면 이 망을 빌려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MVNO)를 하겠다는 것이 이들의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들 대기업은 끝내 KMI 참여를 고사했다. △망구축 기간의 비현실성 △단말기 수급 문제 △막대한 마케팅 비용 투입 등에 대해 손사래를 쳤다는 후문이다. KMI 사업의 비현실성에 대해서는 현재 KMI에 참여한 상당수 업체들도 동감하는 분위기다.

KMI 참여 업체 관계자는 “우리 뿐 아니라 KMI 참여 업체들 대부분이 이동통신 분야에 문외한”라며 “사실 참여 업체들 중 상당수가 면밀한 사업검토 없이 지분출자를 약속한 것으로 안다”고 토로했다. KMI의 사업계획서 작성에는 KMI 지분출자자 대부분이 참석하지 않았다. 다만 기술적인 부분은 현물출자를 결정한 삼성전자 네트워크 사업부가 담당했을 뿐이다.

◇내년 7월 서비스 개시 '비현실적'

KMI는 단말기 수급에 대해서는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KMI의 사업계획서 상에서도 이에 대한 정확한 언급이 없다. 통신업계에서 가장 의문을 제기하는 부분이다.

KMI가 공언한 서비스 개시 시기는 내년 7월이다. 이때부터 KMI를 위한 전용 단말기가 나와야 한다는 얘기다. 특히 가입자 확보를 위해서는 삼성전자, LG전자, 팬택 등 메이저업체의 단말기 확보가 필수적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지금부터 단말기 개발을 시작해야 내년 7월에 간신히 출시가 가능하다"며 "주주로 들어온 삼성전자 뿐 아니라 다른 업체의 단말기를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내년 7월 서비스 개시가 비현실적이란 주장도 여전하다. KMI는 와이브로 망을 2011년 6월까지 84개 도시에 개설, 2012년 말까지 전국으로 확대한 후 2013년부터 품질 강화 및 용량증설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와이브로 망은 주파수 대역이 높아 주파수 특성상 망 구축에 더 많은 기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이 상황에서 사업허가 후 6개월도 안 되는 시간에 음영지역을 최소화해 상용서비스가 가능한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은 너무나 어렵다는 지적이다.

◇손익분기점, 가입자 1200만명

KMI의 사업계획서에 따르면 MVNO 1개 사업자당 서비스 개시 3년내 가입자 200만명을 확보해야 손익분기점을 넘을 수 있다. KMI는 당초 4개 MVNO 사업자를 참여시킬 예정이었지만 이를 6개로 늘린 상태다. 총 12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해야 하는 셈이다.

하지만 국내 이통시장이 사실상 포화상태에 달했기 때문에 1200만명 확보는 불가능에 가깝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지난 9월8일 기준 국내 이동전화 가입자는 5005만명으로 이동통신 보급률은 102.4%에 달한다. 결국 KMI는 기존 이통 3사의 가입자를 빼앗아오는 것 외에는 대안이 없지만 이마저도 수월치 않을 전망이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 9월 이동전화 번호이동자수는 94만3854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대비 13.1% 증가한 것으로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높은 월간 수치다.

지난 5년간(2005~2009년)을 살펴보면 연간 이동전화 번호이동자수는 557만→731만→880만→880만→819만→757만을 기록했다. KMI 입장에서는 1년 6개월 동안 모든 번호이동자를 확보해야 1200만명을 채울 수 있다.

가입자 유치 과정에서 연간 수조억원의 마케팅 비용이 지출된다는 점도 부담스럽다. 이통 3사는 현재 KMI의 자본금 4600억원의 10배 가까운 금액을 마케팅에 쏟아 붇고 있다.

SK텔레콤은 1분기 8029억원에 이어 2분기에도 8871억원을 마케팅 비용으로 지불했다. KT의 경우 1분기에 5021억원을 지출했다. 상반기 이통 3사의 마케팅 비용 합계는 총 3조1168억원에 달한다.

그나마 이 금액은 지난 5월 방통위와 이통 3사가 휴대폰 마케팅 비용을 매출액 대비 22%로 제한하기로 한 후 다소 줄어든 규모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이동통신 사업은 단말기 구입시 보조금을 선지원하고, 가입자의 월사용료 수익으로 보전하는 형태이므로 초기에 조 단위의 마케팅 비용이 소요된다"며 "KMI가 이를 감당할 수 있을지는 의문시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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