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 쫓는 디브이에스…3년간 사업목적 33개 추가 자원개발·줄기세포·전기자동차 등…신규사업 매출도 안잡혀
이 기사는 2010년 10월 05일 14: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디브이에스코리아(이하 디브이에스)의 한국모바일인터넷(KMI) 참여에 대해 시장 관계자들은 진정성이 있는지에 대해 강한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주력사업인 DVD 부품 제작이 이동통신사업과 전혀 연관성이 없기 때문이다.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구조다.
지난 3년간 디브이에스가 30개가 넘는 신규 업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며 코스닥 테마주 편승을 끊임없이 시도했다는 점도 의구심을 증폭시킨다. 디브이에스는 신규 업종을 사업목적에 추가해 시장의 관심을 끈 뒤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방식으로 대규모 자금을 끌어모았다. 이번 KMI 참여도 이 같은 공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란 게 시장의 시각이다.
◇7000억 가치 있다던 몽골금광, 3년째 ‘무소식’
2007년 3월말까지만 해도 디브이에스가 영위하는 사업은 컴퓨터 주변기기 및 핵심부품 제조, 판매업 등 6가지에 불과했다. 디브이에스의 문어발식 사업 확장은 2007년 7월 조성옥 대표가 최대주주로 들어온 이후부터 시작됐다.
지난 3년간 디브이에스가 추가한 신규 업종은 33개에 달한다. 자원개발, 신재생에너지, 탄소배출권, 바이오, 전기자동차, 인터넷 콘텐츠 제작(UCC), 이동통신사업 등 코스닥시장에 돌아다니는 거의 모든 테마들이 포함된 셈이다.
조 대표가 가장 먼저 심혈을 기울인 신규 사업은 자원개발업이다. 조 대표는 경영권을 장악하자마자 2007년 7월 자원개발업, 수소에너지 사업, UCC 제작, 탄소배출권 사업 등 9개 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다코웰, 대교종합건설과 컨소시엄을 체결하고 몽골 힌티아이막 사금 광산을 개발한다고 밝혔다. 그해 12월에는 금광개발을 위해 자본금 932만원짜리 몽골현지법인까지 설립했다.
물론 몽골 금광개발 사업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쏟아졌다. 디브이에스는 몽골 힌티아이막 사금광산이 2000억원, 2008년 1월에 계약한 힌티아이막 사금광산 북동쪽에 인접해 있는 사금광산은 5000억원의 가치가 있다고 주장했다. 향후 20년간 1400억원의 이익 창출이란 추정도 내놓았다. 그때마다 디브이에스 주가는 급상승 곡선을 그렸다.
당시 디브이에스는 2008년 6월부터 상업생산이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디브이에스가 소유한 금광에서 금은 나오지 않고 있다. 디브이에스가 몽골현지법인에 출자한 금액은 고작 400여만원. 지난 3년간 이 금액 이상의 출자가 이뤄진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사업진출은 ‘떠들썩’ 성과는 ‘제로’
디브이에스는 2008년 3월 전자투표기 개발을 비롯해 8개 사업을 다시 추가했다. 이후 2009년 1월에는 전자투표기 사업 진출을 위해 자본금 2억9000만원 규모의 필리핀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디브이에스가 출자한 금액은 1억원을 약간 넘는 수준이다. 2010년 선거를 앞두고 필리핀이 전자투표시스템 도입에 3500억원을 투입하면서 관련 시장의 급성장이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사업성과는 미미했다. 2008년 8월에 디브이에스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종이투표방식의 전자투표시스템 개발용역 계약을 따냈지만 9200만원 규모에 불과했다. 현재까지도 전자투표기 대량 수주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2009년 3월 디브이에스는 바이오 사업을 또 추가했다. 같은 해 6월 조성옥 대표는 황우석 박사를 후원하는 수암재단의 신임이사에 선임된데 이어 10월에는 이사장으로 선임됐다. 당시에는 제이콤, 에스티큐브 등이 ‘줄기세포’ 테마주로 각광을 받던 시기였다.
올해 3월 디브이에스는 다시 5개 사업을 추가했다. 이중에는 전기자동차 수입 판매업이 포함됐다. 당시는 전기자동차 업체인 CT&T가 우회상장을 추진하면서 관련 업체들의 주가가 출렁이던 시기였다.
지난 9월29일에는 이동통신 관련 사업 10개를 추가했다. 디브이에스가 KMI 사업 진출을 공언한 직후였다.
◇신규 업종 추가→주가 급등→유상증자 실시→운영자금 수혈
디브이에스의 야심찬 포부와는 달리 신규 사업은 전혀 성과가 없었다. 올해 6월말 기준 디브이에스의 사업부문별 매출을 살펴보면 DVD 부품 제조 및 판매가 전체 매출의 99.82%를 차지하고 있다. 33개 신규 사업은 매출조차 잡히지 않았다.
디브이에스가 단순히 업종을 추가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실제로 투자를 집행하기는 했다. 문제는 투자 규모가 수억원대에 불과하다는 것. 투자 초기부터 사실상 신규 사업에 주력할 계획이 전혀 없었다는 얘기다. 이른바 ‘수박 겉핥기 식’ 투자다.
디브이에스는 조 대표 체제로 바뀐 이후 지난 3년간 코스닥 테마주로 각광받는 신규 업종 추가 → 주가 급등 → 유상증자 실시 → 자금 수혈이란 공식을 반복해왔다. 결국 KMI 사업 참여도 이 같은 공식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동통신사업을 이미 추가한 디브이에스 입장에서 다음 수순은 주가 부양이 유력해 보인다.
디브이에스는 KMI 출자금 800억원 조달을 위해 제3자 혹은 일반공모 유상증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대형 투자자 모집이 힘들다는 점을 감안하면 일반공모 유상증자가 가장 현실적이다. 일반공모 유상증자의 청약률을 높이기 위해서도 제4이동통신사라는 테마를 활용해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어모으는 것이 필수적이란 얘기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자원개발업, 줄기세포, 이동통신사업 등은 수년간의 기술개발 없이는 진입조차 힘든 분야”라며 “일부 코스닥 업체들이 테마주에 편승해 주가 급등을 노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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