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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더벨 글로벌 투자 로드쇼-베트남]한국이 투자 주춤할 때 태국은 과감히 '베팅'작년 FDI 전년비 20%↓, 국내 기업 딜 완주 못 해…"위기 때가 투자 적기"

하노이(베트남)=구혜린 기자 공개 2023-05-22 15: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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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 지역에서 가장 많은 인구를 보유하고 있는 국가 중 하나인 베트남은 1당 체제의 안정적인 정치적 환경과 적극적인 외국 투자 유치 정책 시행으로 인해 꾸준히 성장해왔다. 미중간 무역 분쟁과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 추세 덕에 베트남의 잠재력이 재조명 받고 있다. 더벨은 베트남 투자 시장 동향을 살피고 직접 체험할 수 있는 '2023 더벨 글로벌 투자 로드쇼-베트남' 자리를 마련했다. 하노이시에서 5월 15일부터 19일까지 4박 5일간 진행된 생생한 투자 탐방 이야기를 전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16일 15: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단기적으로 베트남 투자가 안 되고 있는 건 맞다. 하지만 사업이 잘 되고 있을 땐 투자를 받아달라고 해도 협상이 쉽지 않았다. 글로벌 시장이 어려워 자금을 조달하는데 문제가 많겠지만, 오히려 지금이 좋은 투자 기회라고 본다. SCGP, 센트럴그룹 등 태국기업 사례가 좋은 예다."

최필균 EY베트남 이사(사진)는 16일(현지시간) 더벨이 하노이에서 주최한 '2023 더벨 글로벌 투자 로드쇼-베트남'에서 이같이 말했다. EY베트남에서 국내 기업과 베트남 기업간 딜(deal)을 여럿 주관한 최 이사는 이날 베트남 FDI(외국인직접투자) 및 인수합병(M&A) 시장 동향에 대해 발표했다.

EY최필균 EY베트남 이사가 16일(현지시간) 더벨이 하노이에서 주최한 '2023 더벨 글로벌 투자 로드쇼-베트남'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더벨)

◇70% 빠진 한국 자리, 로컬 대기업이 대체

베트남으로의 FDI 흐름은 지난해 반전됐다. 등록 FDI는 270억7000만달러로 전년(310억2000만달러) 대비 15% 감소했다. 올해 1~2월 두 달간의 등록 FDI 역시 10억7000만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50억달러)과 비교해 77% 감소하면서 1분기도 감소세가 나타나고 있다.

신규 등록 FDI는 지난해 120억4000만달러로 전년(150억2000만달러)과 비교해 20% 감소했다. 최필균 이사는 "FDI 베트남 유입은 지난해부터 하향 추세"라며 "새로 들어온 자본들이 신규 투자를 하지 않았단 점으로 볼 때 전체적으로 투자가 위축돼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M&A 시장도 덩달아 위축됐다. 지난해 베트남 전체 M&A 시장 규모는 74억6300만달러로 전년(123조6400만달러) 대비 40% 축소됐다. 딜 건수는 322건으로 같은 기간 대비 63건이 줄어들었다. 다만 평균 딜 사이즈는 2650만달러로 전년대비 2배가량 확대됐다.

해외 기업이 차지하던 자리를 베트남 로컬 기업이 대체하고 있다. 2021년 베트남의 인바운드 대 도메스틱 투자 비율은 '8 대 2' 수준이었으나, 지난해에는 '3 대 7'로 상황이 뒤바뀌었다. M&A 시장 규모 자체는 줄어들었으나, 인바운드 투자가 1년새 74% 감소할 때 도메스틱 투자가 80% 늘어난 셈이다.

주목할 만한 사이즈의 딜은 모두 베트남 대기업이 차지했다고 최 이사는 설명했다. 그는 "식품, 유통 등을 모두 가지고 있는 마산그룹 등 베트남 대기업이 M&A 시장에서 약진하고 있다"며 "해외 기업들이 유동성이 묶이면서 투자를 안 하고 있는 과정에서 종합적으로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한국 기업들의 투심은 눈에 띄게 위축됐다. 최근 집계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2023년 1분기 베트남 투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70% 감소했다. 한국은 누적금액으로 베트남 FDI 최대 투자자이나, 지난해 한국의 대 베트남 신규 등록 FDI(10억1000만달러) 전체의 9% 수준에 그쳤다.

이와 관련해 그는 "개인적인 느낌을 얘기하자면 한국은 빠질 때 우르르 빠지는 경향이 있다"며 "2020년, 2021년에는 SK가 빈그룹 등에 투자하면서 대기업, 중견기업, 중소기업 등이 너나할 것 없이 베트남에 들어왔으나 이제는 반대가 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EY최필균 EY베트남 이사가 16일(현지시간) 더벨이
하노이에서 주최한 '2023 더벨 글로벌 투자 로드쇼
-베트남'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더벨)

◇여전히 높은 매력도, 철저한 실사 필요

한국과 반대로 태국 기업들은 투자를 늘리고 있는 상황이다. 태국 패키징 업체 SCGP 및 리테일 업체 센트럴그룹의 투자가 주요 사례다. SCGP는 최근 베트남 패키징 업체 스타프린트베트남의 지분 70% 인수를 위해 약 4500만달러를 투자했다. 센트럴그룹은 2026년까지 베트남 내 소매유통 사업 확장에 7억9000만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최 이사는 이를 베트남의 높은 투자 매력도와 연결지어 설명했다. △인도와 인도네시아 대비 통계적으로 20% 낮은 인건비 △중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어 원재료를 주고 받기에 원활한 구조 △많은 FTA의 수혜를 누릴 수 있다는 점 △정치적인 안정으로 폭력과 테러 발생률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 △경제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인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점 등을 강점으로 꼽았다.

모두가 철회하는 이 때가 신규 투자를 집행할 적기라고 그는 강조했다. 그는 "주요 태국 기업들은 3년 전부터 쿠킹한 딜을 팬데믹 시기에 모두 마무리 지어서 베트남 내에서 제국을 이루고 있다"며 "국내 기업들은 최근 사인하기 직전 단계에서 완주하지 않는 사례가 나오고 있는데, 투자 시장이 좋아지면 재투자를 고려해도 매각자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아직까지 베트남 투자에 몇 가지 주의가 요구되는 것은 분명하다. 베트남 투자 시 손꼽히는 애로사항은 정확한 밸류에이션 측정이 어렵단 점이다. 우선 베트남 내 비교 대상 회사가 적은 탓에 멀티플 평가가 무의미하다. 자본시장이 선진화되어 있지 않으므로 자체 미래현금흐름을 지나치게 긍정적으로만 예측하는 기업들도 많다.

특히 타깃 기업의 DCF(현금흐름할인) 평가와 관련해 그는 "상장사, 회사 사이즈가 1조원이 넘어감에도 불구하고 재무실사를 왜 받아야 하느냔 반응을 내보이는 기업들이 많다"며 "지분인수도나 채권 발행을 위해 재무실사를 들어가면 로컬 감사를 받아 데이터 신뢰성이 낮거나 2중, 3중 장부를 갖고 있기도 한다"고 현황을 설명했다.

최 이사는 인수 후보에 대한 재무실사부터 실제 사업경쟁력을 평가하는 커머셜 실사 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트남 투자를 해야겠다면 실사를 철저하게 할 필요가 있다"며 "실사 담당사는 과거 3년치 재무 리포트를 다시 만들어서 미래현금흐름을 예측하는 작업을 하므로 시간이 국내 투자 대비 훨씬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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