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원그린에너지 유상감자, SK에코플랜트 1400억 회수 주식 25.3% 소각, '볼트-온' 환경 자회사 합병으로 재무 개선…물적분할로 원위치
신상윤 기자공개 2023-09-18 07:34:07
이 기사는 2023년 09월 15일 10: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에코플랜트가 폐기물 소각 및 매립 사업을 영위하는 자회사 유상감자 카드를 꺼냈다. 이달 초 7개 기업이 합병해 출범한 '대원그린에너지'가 주인공이다. 대원그린에너지 지분 유동화로 3200억원 규모를 확보한 데 이어 유상감자로 1400억원을 회수하겠다는 계획이다.합병 전 각 기업의 재무구조를 고려했을 땐 배당 등의 수단으론 투자금 회수가 어렵다고 판단돼 내린 전략으로 풀이된다. 대원그린에너지는 유상감자와 더불어 합병 전 기존 기업으로 다시 재분할하면서 원대 복귀할 예정이다.
◇25.3% 유상 소각, SK에코플랜트 1400억 회수
15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대원그린에너지는 지난 6일 이사회를 열고 유상감자를 결의했다. 642억원에 달하는 자본금을 480억원 규모로 감자하는 내용이 골자다. 감자되는 주식은 324만7808주다. 전체 발행 주식 수 1283만8057주 가운데 25.3%가 감자될 예정이다.
감자될 주식의 가격은 주당 4만3106원으로 책정됐다. 1400억원을 웃도는 규모다. 유상감자의 수혜는 대원그린에너지의 100% 주주인 SK에코플랜트가 오롯이 받는다. SK에코플랜트는 최근 대원그린에너지 주식을 교환 대상으로 하는 교환사채(EB)를 발행해 3236억5000만원을 조달했다. 이를 고려하면 대원그린에너지를 통해 SK에코플랜트는 4600억원이 넘는 자금을 회수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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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원그린에너지는 SK에코플랜트가 100% 지분을 인수한 폐기물 소각 및 매립 자회사 7개가 합병해 출범한 곳이다. 이달 초 합병 기일로 재출범한 대원그린에너지는 존속법인으로 SK에코플랜트가 인수했던 디디에스와 새한환경, 그린환경기술, 이메디원, 도시환경, 제이에이그린 등을 동시에 흡수했다. SK에코플랜트가 대원그린에너지를 비롯해 7개 기업을 인수하는 데 투자한 자금만 6100억원을 넘는다.
SK에코플랜트는 환경 사업으로 전환하기 위해 볼트-온 전략을 펴 폐기물 소각 및 매립 전문기업들을 연이어 인수했다. 제이에이그린(1925억원)을 제외하면 대부분 1000억원 미만에 경영권 지분을 인수할 수 있었다. 문제는 자금 회수 방안이 녹록지 않았다는 점이다. 각 기업의 재무구조를 고려했을때 배당 등으로 단기에 투자금을 회수하긴 쉬운 상황이 아니었다.
실제로 일부 기업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배당 여력도 없었다. 일례로 이메디원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결손금 규모가 100억원을 웃돌았다. 디디에스와 새한환경도 결손금 탓에 배당 정책을 쓰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제이에이그린과 도시환경의 경우 이익잉여금이 100~200억원 상당이었으나 SK에코플랜트가 투입했던 인수금을 고려하면 만족스러운 구조가 아닌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SK에코플랜트가 대원그린에너지를 중심으로 나머지 6개 기업을 합병해 유상감자 카드를 꺼낸 것으로 풀이된다. 재무건전성이 다소 열악한 기업들을 한 곳에 합쳐 체력을 키운 뒤 유상감자로 단번에 1400억원의 현금을 회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합병 1달 만에 다시 물적분할, 사업 관리 '대원그린에너지환경' 존속
실제로 SK에코플랜트는 유상감자와 맞물려 합병했던 7개 기업을 다시 물적분할해 합병 이전으로 되돌릴 계획이다. 물적분할 후 소멸했던 기업들이 모두 기존의 사명을 사용할 예정인 가운데 존속하는 법인은 '대원그린에너지환경'으로 사명을 바꾸고 자회사들을 관리할 예정이다. 물적분할 기일은 내달 1일이다. 정확히 합병기일 한달 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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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 전과 비교하면 SK에코플랜트 아래 폐기물 소각 및 매립 사업을 관리할 중간 자회사를 두고 볼트-온 전략으로 인수했던 기업들을 손자회사로 내려보낸 것이다. 각 기업은 합병 전 가졌던 자본금을 그대로 가져오는 등 사실상 원위치하는 셈이다. 합병 후 물적분할이 단순히 재무적 및 경영적 판단이지만 여기에 유상감자 카드가 끼워지면서 SK에코플랜트는 볼트-온 전략으로 투입했던 인수 자금의 상당수를 회수할 수 있게 됐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대원그린에너지의 유상감자는 이번 합병과 물적분할과는 무관한 사안으로 자본금 규모 적정화와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것"이라며 "물적분할로 각 기업은 지역 및 사업대상별 특성에 적합한 역량과 전문화에 집중할 수 있는 경영효율성을 제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통합관리기업을 설립함으로써 환경 사업 부문의 볼트-온 자회사들의 고도화와 장기 균형 성장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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