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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밸류체인 파트너]성장투자 필요한 STI, 모기업 건설사 성도이엔지 '난감'③업황 악화에 작년 적자전환, 실탄도 급감…유사시 지원여력 축소

김경태 기자공개 2024-04-12 07:28:12

[편집자주]

글로벌 시장에 생성형AI 바람이 거세다. 기류를 제대로 탄 곳은 다름 아닌 엔비디아.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제프 베조스의 아마존,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을 제치고 시총 3위에 올랐다. 그야말로 파란이다. 국내 기업에도 영향을 줄만한 이슈다. 하지만 가려져 있는 곳이 많다. 엔비디아 협력사로 SK하이닉스 정도만 잘 알려져 있다. 눈을 넓히면 엔비디아의 사업과 연결된 국내 기업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과연 어떤 기업들이 있을까. 엔비디아 밸류체인에서 활약하는 국내 기업들의 사업 현황과 지배구조, 성장 전망 등을 내밀히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1일 11: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스티아이(STI)의 최대주주인 성도이엔지는 반도체·디스플레이와는 다른 이종산업을 영위한다. 완전 무관치 않은 사업을 하고는 있지만 건설업이 뿌리다. 공장뿐 아니라 주택 건설, 부동산 개발 영역에서 활약하고 있다.

최대주주가 건설사라는 점이 최근 STI의 잠재적 리스크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 건설사업 부진으로 성도이엔지의 실적이 부진했고 현금성자산이 급감했다. 시행사에 대규모 자금 지원도 나선 상태다.

엔비디아의 밸류체인으로 이제 막 주목받기 시작한 STI 입장에서 보면 최대주주의 지원 여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성도이엔지가 서둘러 반전을 이루지 못한다면 STI의 성장성도 정체가 뚜렷할 전망이다.

◇성도이엔지, 우여곡절 끝 최대주주 유지…건설경기 악화 탓 '적자'

STI는 1997년 성도이엔지에서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설립된 기업이다. 성도이엔지와 서인수 STI 회장이 과반 넘는 지분을 보유했고 2002년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2000년대 후반 지배구조를 두고 큰 우여곡절을 겪었다. 2007년 오성엘에스티(현 오성첨단소재)가 STI 발행 전환사채(CB)를 에볼루션 마스터펀드로부터 인수하고 장내매수를 병행했다. 이를 통해 지분율 17.19%에 해당하는 주식 203만4082주를 취득했다.

오성엘에스티는 2009년 4월 보유하던 STI 지분을 K 씨에게 넘겼다. K 씨가 최대주주로 올라선 뒤 횡령 등 리스크가 불거졌다. 그러자 성도이엔지는 지분을 추가로 취득하고 2009년 9월 STI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성도이엔지의 품에 다시 안긴 STI는 정상화 과정을 거쳤다. 성도이엔지 역시 STI의 최대주주로 올라선 뒤 안정적인 성과를 거뒀다. 성도이엔지는 반도체 클린룸 설비공사가 주력 사업 중 하나다. STI와 시너지도 분명했다.

성도이엔지는 2021년 역대 최대 수준의 매출을 거뒀다. 이 기간 별도 기준 매출은 5897억원으로 전년보다 41% 증가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절반 이하로 줄었지만 흑자는 놓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실적이 급격히 악화했다. 별도 매출 5014억원으로 전년보다 15% 감소했다. 이 기간 영업손실 30억원, 당기순손실 100억원으로 각각 적자 전환했다. 영업이익은 3년만, 당기순이익은 4년만의 적자다.

연결 실적과 대비되는 성적표다. STI를 포함한 성도이엔지의 작년 연결 매출은 6811억원으로 전년보다 3.5% 감소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136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당기순이익은 25억원으로 3배 이상 늘었다.

성도이엔지의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별도 실적 악화는 건설부동산 사업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성도이엔지는 "경기침체에 따른 건설 개발사업 위축으로 국내 수익성은 악화되었으나 해외 반도체 및 이차전지 건설 산업의 신규투자 증가로 연결회사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공시했다.

실제 반도체 등 첨단산업의 설비공사를 하는 하이테크 설비 부문은 작년 매출이 2336억원으로 전년보다 2.6%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68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지만 흑자를 유지했다.

반면 종합건설부문의 매출은 2646억원으로 전년보다 24.5% 감소했다. 이 기간 영업손실 50억원으로 적자가 크게 확대됐다. 플랜트 부문의 매출은 30억원으로 73.5% 급감했다. 영업손실은 5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적자 폭이 2배 가까이 늘었다.

◇10억대 불과한 현금성자산…물류센터 시행사 대여금 '부담'

이런 가운데 성도이엔지 자회사 STI는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가 각광을 받자 최근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HBM 제조에 중요한 적층 과정에 쓰이는 리플로우 장비를 SK하이닉스에 공급하면서 향후 성장 여부가 관심을 끌고 있다.

이 과정에서 STI의 추가 시설투자와 운영자금 조달이 필요할 전망이다. 최대주주의 지원 여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인 셈이다. 하지만 성도이엔지의 작년 실적이 악화됐고 실탄도 크게 떨어진 상황이어서 STI가 모기업에 기대를 하기는 힘든 실정이다.

2022년 말까지만 해도 425억원대에 달했던 성도이엔지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작년말 15억원으로 급감했다. 건설부동산 사업 영향이 컸다.

성도이엔지는 2021년 2월 코스모스로지스와 안성 물류센터 신축 공사 계약을 맺었다. 코스모스로지스 사업이 어려워지자 이곳에 380억원을 대여했다. 공사비채권을 보전하기 위해 사업주 금융 지원에 발 벗고 나선 것으로 보인다.

성도이엔지의 작년말 단기대여금은 총 480억원으로 전년(71억원)보다 6배 이상 늘었다. 단기대여금에 대한 대손충당금은 82억원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이와 관련해 성도이엔지에 수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답변을 얻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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