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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 Blue]'2조 잔고' 알멕, 코스닥 상장 1년새 주가 '바닥권'해외 전기차 제조사 러브콜, 미국 반덤핑 관세 판정 '촉각'

서하나 기자공개 2024-05-17 09:05:36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13일 16:3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

코스닥 상장사 알멕 주가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어 눈길을 끕니다. 알멕은 50년 업력을 보유한 알루미늄 압출 전문 기업으로 경량화가 필수적인 전기차 시대의 대표 수혜주자로 꼽힙니다. 게다가 지난해 역대 최고 수준의 매출 달성과 2조원 가까운 수주잔고를 채워 당분간 꾸준한 성장세가 예상된다는 부분 등을 감안하면 의외의 대목입니다.

13일 종가 기준으로 알멕 주가는 4만805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이는 전일 4만6700원보다 약 2.89% 상승한 가격이지만 52주 최고가가 18만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성적표입니다.

알멕은 2023년 6월 코스닥에 상장한 새내기입니다. 당시 테슬라 요건으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하면서 약 500억원의 자금 유입이 이뤄졌고 연결기준 현금성자산 규모는 683억원으로 지난해 말 212억원보다 약 3배 이상 불었습니다. 알멕은 약 400억원을 시설자금으로, 나머지 100억원은 운영자금으로, 약 92억원 정도를 차입금 상환을 위해 사용하겠단 계획을 밝혔습니다.

상장 직후인 2023년 6월 30일 알멕 주가는 18만원까지 오르며 힘차게 출발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고 주가는 지난달 16일 3만4050원으로 52주 최저가를 찍었습니다. 알멕의 상장 주식 수인 639만1381주와 이날(13일) 주가 기준 시총은 약 3071억원, 코스닥 순위는 278위입니다. 52주 최고가(18만원) 기준 시총이 무려 1조1504억원까지 불어났던 것과 비교하면 최대 1조원 가까운 시총이 증발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바닥권에 머물고 있는 알멕 주가는 최근 전기차와 2차전지 업황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 상황의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또한 기업공개(IPO) 이후 FI들의 엑시트 대기 물량이 있고 거래량 자체가 많지 않다보니 반등이 쉽지 않은 상황이란 일각의 분석도 있습니다. 결국 주가 반등은 실적 발표를 통한 '정공법'이 돌파구가 될 것으로 보이며 2차전지 업황의 회복도 필요해 시간이 조금 필요할 것이란 결론을 내릴 수 있습니다.

◇Industry & Event

알멕은 50년 업력을 보유한 알루미늄 압출 전문 기업입니다. 기본적으로 알멕은 주조(용해, 빌렛 주조) → 압출 → 가공 → 조립 → 표면처리 공정으로 이어지는 알루미늄 일괄 생산 체제를 구축해 안정적인 수급 체계와 원가 경쟁력을 확보했습니다.

이는 주조 기술력을 보유한 AR알루미늄(지분율 36.4%), 알멕코리아(지분율 100%)뿐 아니라 사형주조, 금형주조 기술력을 보유한 대신금속을 특수 관계사로 두고 있어 가능한 일이기도 합니다. 대신금속은 박수현 알멕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입니다.

이를 기반으로 알멕은 배터리 모듈 케이스, 배터리 팩 케이스, 전기차 플랫폼 프레임 등 전기차 관련 제품 풀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주력 제품인 배터리 모듈 케이스는 배터리 셀을 물리적으로 보호하면서 열을 냉각장치로 전달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판매가는 개당 약 10달러이며 차량 1대당 평균 23개의 제품을 설치합니다.

또한 배터리 팩 케이스는 팩 내부의 모듈과 각종 시스템의 물리적 보호와 냉각을 담당하는 부품입니다. 전기차 1대에 쓰이는 알루미늄 압출 제품의 판매가는 총 450달러 정도로 추정됩니다. 마지막으로 전기차의 골격에 해당하는 플랫폼 프레임은 배터리 팩과 서스펜션, 구동장치 등을 지지하는 역할을 하는 부품입니다.

알멕은 지난해 늘어나는 전기차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미국법인 설립을 결정하며 적극적인 대응을 예고했습니다. 전기차 산업에선 세대가 거듭날수록 경량화 수요가 늘고 있어 CAPA 확충이 필수적으로 요구됩니다. 1세대 EV에서 1대당 약 65kg이 필요하던 알루미늄 사용량은 3세대에서 약 250kg까지 늘어났습니다. 플라스틱으로 제조되던 프레임과 베터리 케이스가 알루미늄으로 전환된 결과입니다.

국내에선 창원공장 2만톤, 밀양공장 1만5000톤 등 총 3만5000톤의 생산 설비를 가동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상반기 중 사천에 2만톤의 생산설비를 확충하면서 총 5만톤 규모로 압출 CAPA를 증설했고 최근엔 압출 원소재 원통형 빌렛(Billet) 주조를 위한 CAPA 10만톤을 추가로 완공하기도 했습니다.

알멕은 최근 공시를 통해 지난해 연간 실적과 3월 정기주주총회 결과 등을 투자자들에 전달했습니다. 먼저 지난해 연결기 역대 최고 규모의 실적인 약 2160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도 역대 최고 수준인 약 159억원을 거뒀습니다. 하지만 당기순손실 약 66억원을 내면서 적자전환했습니다. 직전연도엔 매출 약 1568억원, 영업이익 약 113억원, 당기순이익 55억원 등을 거뒀습니다.

3월 중 열린 정기주총에선 실적에 대한 재무제표와 이익 잉여금 처분 계산서 승인 등을 포함해 김계영 사외이사 재선임 건을 원안대로 의결했습니다. 김계영 사외이사는 법무법인세종, 희망찬법률사무소 등을 거쳐 2021년 8월부터 알멕 사외이사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또한 알멕은 원재료 확보를 목적으로 '금속 재생사업'을 신규 사업목적으로 추가했습니다.

알멕은 이번달 재무적투자자(FI)인 쿼드비스타사모투자합자회사의 보유 지분이 5.41%(34만6067주)에서 4.69%(30만주)로 감소하면서 5% 아래로 하회했다고 공시했습니다. 지분율의 변동 사유는 단순투자에 따른 장내매도였으며 1주당 처분 단가는 4만8650원에 이뤄졌습니다. 쿼드비스타사모투자합자회사는 알멕의 상장 직후인 2023년 6월 30일 기준 약 6.65%(42만5000주)를 취득한 주요 투자자 중 하나였습니다.
알멕 본사 전경.
◇Market View

증권가에선 이번달 알멕과 관련한 리포트를 하나 작성했습니다. 미중 무역 분쟁이 격화함에 따라 알멕이 수혜를 입으면서 제품 경쟁력을 기반으로 실적과 주가가 모두 상승할 것이란 긍정적인 전망의 보고서입니다.

윤혁진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달 3일 미국 정부가 한국, 중국 등 14개국에서 수입하는 알루미늄 제품에 대해 반덤핑 관세 예비판정을 내리면서 알멕 제품들의 경쟁력이 더욱 높아졌다"며 "미국 상무부는 오는 9월 중 관세 부과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인 만큼 한국 알루미늄 압출 업체, 특히 알멕의 상대적인 경쟁력은 더욱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알멕에 대해 0%, 중국 기업들에 대해 최소 5%에서 많게는 377%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습니다. 또한 멕시코는 9~82%, 베트남은 3~42%, 콜롬비아는 9~35%의 덤핑관세를 예비판정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알멕은 2022년부터 리비안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전기차 플랫폼 프레임을 공급하고 벤츠, 루시드 등 배터리 팩 케이스와 전기차 플랫폼 프레임 등을 공급하기 시작했습니다. 중국산 알루미늄 압출물도 함께 사용하던 테슬라 등 미국 전기차 회사들이나 멕시코 등에서 부품을 공급받던 미국 자동차 기업들도 알멕으로 공급처 전환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상황이라는 게 해당 보고서의 결론입니다.

윤 애널리스트는 알멕과 관련해 올해 실적 전망치나 주가에 대한 전망을 구체적인 수치로 내놓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첨부된 그래프를 통해 알멕의 올해 예상 매출액을 추정해보면 대략 3000억원을 웃도는 규모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영업이익률 또한 10%를 넘기며 최근 5년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Keyman & Comments

알멕 주가의 향방은 삼성 출신 노상수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이 쥐고 있습니다. 노 부사장은 1963년생으로 삼성SDI에서 28년 가까이 장기재직한 재무 전문가입니다. 1987년 7월 삼성SDI에 입사해 재무팀장(상무)를 지냈습니다. 이후 2016년 2월부터 12월까지 서울제약에서 경영지원본부장을 역임했고, 2017년 4월부터 2021년 6월까지 CTR(당시 센트랄)에서 재무본부장으로 근무하던 중 알멕과 인연이 닿아 올해 1월 자리를 옮겼습니다.

마침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IR 인력을 보강하던 알멕이 마산과 창원에 거점을 둔 CTR에 있던 노 부사장과 인연이 닿은 게 영입의 배경이 됐던 것으로 파악됩니다. 이후 노 부사장은 주요 경영진들과 함께 기술특례상장으로 알멕을 코스닥에 안착시키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노 부사장은 "알멕은 최근 공시를 기반으로 기사화된 글로벌 전기차 기업으로부터 부품 계약을 체결한 것 외에 특별한 이슈는 없었다"며 "주가는 시장의 뜻대로 움직이는 것인 만큼 알멕은 본업에 충실하게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알멕은 최근 해외 전기차 기업과 1601억원 규모의 부품 공급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배터리 제조사인 SK온을 통해 납품될 것으로 파악되며 알맥 전체 매출의 74.1%에 이르는 규모입니다. 알멕 측은 이번 수주를 기반으로 해외 사업을 구준히 키워갈 계획이며 다음주 정도에 1분기 실적 발표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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