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Red & Blue]RF머트리얼즈, 신사업+자회사 상장에 '주가 꿈틀’AI칩·데이터센터 '콜드플레이트' 박차…IR팀 "고객사 미팅 단계, 추가 투자 없이 양산 가능"

안준호 기자공개 2024-06-20 13:51:32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7일 14: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

코스닥 상장사 RF머트리얼즈 주가가 최근 큰 변동폭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해 이후 우하향 곡선을 그렸던 이 회사 주가는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뒤 조정 국면에 접어들었는데요. 지난달에만 25% 이상 오른 다음 이달 들어 두 자릿수로 하락하며 상승분을 반납 중입니다.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특례상장 ‘1호 기업’ RF머트리얼즈는 증시 입성 당시 주목도가 컸던 기업입니다. 소부장 기업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기대된 가운데 모회사인 RF머트리얼즈와의 시너지 창출을 예상한 의견이 많았습니다. 다만 상장 이후엔 사업 확장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화합물반도체용 패키지를 만드는 RF머트리얼즈 주가는 그간 전방산업 업황에 따라 주로 움직여 왔습니다. 전력반도체나 질화갈륨(GaN) 등 관련 분야에서 수요 증가가 예상되면 상승세가 나타났는데요. 모회사인 RFHIC로부터 안정적 매출을 올려왔지만 최근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회사 주가는 지난 2021년 초 역사적 고점인 1만8925원을 기록했는데요. 올해 연초 이후 지난 4월까지는 15% 이상 하락하며 9000원 초반 선까지 내려앉았습니다. 4월 평균 거래량 역시 2만8379주에 그치면서 외면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5월 들어서는 주가가 급등한 것은 물론 거래량 역시 평균 28만1186주로 열 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신규 사업 기대감이 이번 상승 국면을 만들었다는 것이 시장 관계자들의 분석입니다. 상장 당시부터 양산을 준비하던 콜드 플레이트(Cold Plate) 사업에 착수한다는 발표가 최근 있었는데요. 발표 이후 구체적인 소식이 들려오지 않으면서 급등했던 주가도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출처: 구글 파이낸스>
◇Industry & Event

RF머트리얼즈는 지난달 콜드 플레이트 공급을 통해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콜드 플레이트는 작은 통로로 냉각제를 통과시켜 열을 분산하는 방열 제품입니다. 주로 초대형 데이터센터나 슈퍼컴퓨터 냉각에 사용됩니다.

현재 첨단 IT 분야에서 냉각 방식은 액침냉각(Immersion cooling)과 액체냉각(Liquid Cooling) 방식이 쓰이고 있습니다. 전자는 전자부품이나 시스템 전체를 냉각액에 담그는 방식입니다. 후자는 냉각액을 파이프나 튜브를 통해 순환시키는 방식인데요. 콜드플레이트나 히트싱크(Heat sink)가 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신속성과 성능은 액침냉각 방식이 가장 뛰어납니다. 다만 인프라 투자와 유지보수의 복잡성, 설계의 제약 등으로 채택이 어렵기에 상용화 단계는 아닙니다. 때문에 제한은 덜하면서도 공랭식(Air cooling)보다 효율이 높은 액체냉각에 주목하는 회사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전력 소모량이 늘어날수록 발생하는 열도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특히 일반 서버보다 요구 전력이 많은 AI 데이터센터에서 액체냉각 도입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AI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시장의 선두주자인 엔비디아 역시 차세대 제품에 액체냉각 방식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은 지난 3월 미국 스탠포드 대학에서 열린 SIEPR 서밋에 참석해 "차세대 제품은 액체냉각 방식"이라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콜드플레이트는 액체냉각 방식 가운데서도 간접식 부품에 해당합니다. 냉각 유체가 흐르는 마이크로 채널을 통해 열을 방출하는 방식입니다. 작은 제품은 AI 칩에 탑재할 수 있고, 대형 제품은 데이터센터 등의 냉각을 위해 사용합니다.

RF머트리얼즈의 콜드플레이트 시장 진출은 오랜 준비 끝에 이뤄졌습니다. 지난 2019년 상장 당시 추진 중인 연구개발 과제에도 양산 준비 중인 주요 사업으로 언급이 됐었죠. 다만 최근까지도 구체적인 소식은 발표된 바 없었습니다. 실제로는 5년 전부터 연구를 시작해 지난해 개발에 성공했다고 합니다.

국내에서 콜드 플레이트 공급이 가능한 회사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주된 공급사들 역시 일본과 독일, 대만 등지에 있다고 하는데요. 대만의 AVC(Asia Vital Components), 일본 히타치(Hitachi) 등이 주요 플레이어로 꼽힙니다. 국내에서는 RF머트리얼즈가 통신용, 방산용 레이저 패키지에 적용하고 있습니다.
<출처: RF머트리얼즈>
◇Market View

RF머트리얼즈는 증권가의 주목을 받아온 기업은 아닙니다. 상장 이후에도 리서치 보고서 등이 자주 발간되진 않았습니다. 목표주가 역시 최근에는 제시된 바 없습니다. 다만 콜드플레이트 양산 준비에 돌입하며 관심을 갖는 하우스들이 나타났습니다.

가장 최근 발간된 증권사 리서치 보고서 역시 콜드플레이트와 관련된 내용입니다. 지난달 말 신영증권에서 데이터센터 냉각 방식의 변화와 함께 RF머트리얼즈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보고서를 냈습니다.

작성자인 박상욱 연구원은 “콜드플레이트 방식은 엔비디아, 버티브, 슈퍼마이크로컴퓨터 등 대기업들도 컨퍼런스에서 많이 언급했던 만큼 향후 냉각 방식의 핵심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RF머트리얼즈는 국내에서 콜드플레이트 제조가 가능한 몇 안되는 업체로, 주로 레이저 모듈에 탑재되는 콜드플레이트를 제조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박 연구원은 "현재 데이터센터향 매출은 발생하지 않고 있으나 내부적으로 검토 중에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관련 시장 규모는 2022년 2억3000만 달러에서 오는 2029년 3억4000만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라고 관측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자회사 상장에 따른 수혜가 예상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44%의 지분을 보유한 RF시스템즈가 현재 교보증권12호 스팩과 합병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데요. 지난 4월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습니다. 주로 군용 안테나와 환경제어장비 등을 설계하는 기업입니다.

현재 관측되는 RF시스템즈의 상장 기업가치는 약 900억원 수준입니다. 모회사인 RF머트리얼즈 현재 시가총액보다 오히려 높은 수준이죠. 현재 RF머트리얼즈 보유 지분의 장부가치는 약 120억원입니다. 상장 과정에서 지분율 희석을 가정하더라도 상당 부분 재평가가 가능할 전망입니다.

◇Keyman & Comments

현재 RF머트리얼즈, RF시스템즈의 자금관리와 IR 상당 부분은 모회사인 RFHIC에서 맡고 있습니다. 현재 이사진 가운데 김주현 사내이사는 RFHIC의 경영본부장을 겸임하고 있습니다. 모회사와 사업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만큼 자금관리와 자본시장 소통 역시 단일 창구를 마련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김 이사는 서강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태광그룹을 거쳐 RFHIC에 합류했습다. 지난 2022년 남동우 현 대표이사 선임과 함께 RF머트리얼즈 이사로 선임되었습니다. 창업주였던 한기우 전 대표가 물러나고, 회사 사명도 변경하며 모회사와 본격적인 시너지 창출을 계획했던 시기이기도 합니다.

콜드플레이트 사업 준비 과정과 향후 일정 등을 문의하기 위해 김 이사에게 연락을 취했으나 닿지 않았습니다. 대신 RFHIC 경영본부 자금팀의 IR 담당인 박병구 팀장과 소통이 가능했습니다. 박 팀장은 현재 RFHIC는 물론 RF머트리얼즈와 RF시스템 IR 실무를 총괄하고 있습니다.

그는 "원래 레이저 모듈에 사용하는 부품을 국산화하기 위해 착수했던 프로젝트"라며 "일본 제품을 썼는데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 자체 개발에 나섰다"고 말했습니다. 이미 양산이 이뤄지고 있는 제품인 만큼 당장 추가 투자도 필요가 없다고 하는데요. 기술 자체는 AI 반도체나 데이터센터용 제품이 레이저 모듈용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설명입니다.

박 팀장은 "현재 RF머트리얼즈 측 영업 담당자들이 잠재 고객군과 미팅을 이어가고 있는 단계"라며 "양산 중인 제품을 다른 용도로 파는 것이기 때문에 고객사만 확보되면 금방 공급이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회사 측이 상정한 주 고객군은 데이터센터 장비 공급사라고 하네요. 수주 결과에 따라 RF머트리얼즈 역시 데이터센터 공급망 기업으로 재평가될 전망입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