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 Paper]'긍정적' 전망 단 한화생명, 복귀 여건 갖춰졌다무디스, 등급전망 상향 조정…흥국사태 이후 얼었던 외화 자본성증권시장 해빙모드
이정완 기자공개 2024-06-19 07:45:34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7일 16: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생명이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Moody’s)로부터 한층 나아진 평가를 받았다. 고마진을 자랑하는 보장성 보험 판매 증가를 바탕으로 수익성이 개선되자 등급 전망이 '긍정적'으로 상향됐다. 향후 신용등급 상승까지 기대하게 만드는 요인이다.이제 관심은 한국물(Korean Paper) 시장 복귀에 쏠린다. 한화생명은 2022년 1월 후순위채 이후 2년 넘게 외화채를 발행하지 않고 있다. 과거 한국물 시장을 주된 자본 확충처로 삼아온 만큼 발행 재개를 놓고 투자은행(IB)업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자회사' 한화생명금융서비스 덕 봤다
17일 IB업계에 따르면 무디스는 최근 한화생명의 보험금지급능력평가 신용등급을 기존 'A2, 안정적'에서 'A2,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한화생명 등급 전망이 조정된 배경에는 자회사 한화생명금융서비스가 있다. 한화생명은 2021년 국내 3대 대형 생명보험사 중 처음으로 상품 개발과 판매를 분리하는 이른바 제판분리를 단행했다. 이때만 하더라도 자회사형 GA(법인보험대리점)는 적자를 면하지 못했지만 한화생명은 개인영업 부문을 별도로 떼어낸 뒤 지속 규모를 키우기로 했다.
전략은 주효했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지난해 처음으로 연간 당기 순이익을 기록한 것은 물론 설계사 수 기준 국내 최대 GA로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출범 3년 만에 처음으로 배당도 실시했다.
무디스도 이 점을 주목했다. 무디스는 “긍정적 전망 조정은 GA 자회사를 통한 고마진 상품 판매 증가와 투자이익 증가를 토대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란 예상을 반영해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 같은 시선을 바탕으로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지난 16일 GA업계 최초로 해외채권을 발행했다. 홍콩 금융시장을 택해 3년 만기로 3700만달러(약 500억원)을 조달했다. 달러화를 조달한 뒤 통화 스와프를 통해 원화 기준 약 4.17% 금리를 확정할 수 있었다.
◇신한은행·우리은행 재개에…보험사로 훈풍 퍼질까
자회사의 외화채 조달에 모회사인 한화생명의 한국물 복귀도 관심거리다. 한화생명은 자주 등판하지는 않지만 한 번 외화채를 발행할 때마다 조 단위 자금을 마련하는 발행사였다. 이는 국내 보험업계가 건전성 관리를 위해 한국물 시장에서 자본성 증권을 활발히 발행했기 때문이다.
2018년 한화생명은 10억달러 규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자본적정성을 높였다. 그 후 2022년 1월 4년 만에 한국물 시장을 찾아 후순위채로 7억5000만달러를 조달했다. 수요예측에서 총 11억달러 규모 주문이 확인돼 연 3.38% 금리로 자본 확충에 성공했다.
이 같은 기조에 변화가 생긴 건 2022년 말부터다. 2018년 발행한 신종자본증권 조기 상환 콜옵션 행사를 위해 같은 해 9월 외화 조달을 준비했는데 이 무렵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을 실시해 발행을 무기한 연기했다.
설상가상으로 흥국생명이 같은 해 10월 신종자본증권 조기상환 콜옵션 미행사를 결정하면서 보험업계의 자본성 증권 발행이 급격히 얼어 붙었다. 결국 한화생명은 지난해 차환 발행 없이 신종자본증권을 상환했다.
다만 최근 들어 은행권을 중심으로 자본성 증권 발행을 재개하면서 보험업계에서도 이를 고민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4월 신한은행이 흥국생명 사태 이후 처음으로 5억달러 규모 후순위채를 발행한 데 이어 다음달 우리은행이 신종자본증권 조달을 계획 중이다.
한화생명도 계속 외화 조달을 미룰 수만도 없다. 2022년 발행한 후순위채는 10년물이지만 5년 뒤 콜옵션 행사 조건이 포함돼있다. 국내 신용평가업계에서는 지난해 10억달러 신종자본증권을 조기 상환한 만큼 필요 시 조달 여력이 풍부하다고 분석한다.
IB업계 관계자는 "신한은행 후순위채도 흥행에 성공했고 다음달 우리은행도 자본성 증권 수요예측에 나서는 만큼 분위기를 살핀 뒤 복귀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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