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로 본 금융사 브랜드 전략]우리금융, 5개 기획사 이구동성 '아이(I)+유(YOU)=우리'①민영화 맞물려 '빅 모델' 기용, 아이유와 시너지…'신뢰·전문성' 등 핵심가치 부합
최필우 기자공개 2024-06-27 12:45:19
[편집자주]
'피겨퀸' 김연아, '국가대표' 손흥민, '국민여동생' 아이유까지. 금융회사는 각 분야의 내로라하는 인물들을 자사 브랜드 대표 모델로 내세우고 있다. 전 국민 대상 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연령·성별 불문 호감도가 높아야 하고 그룹 지향점과도 일맥상통해야 한다. 금융 서비스별 모델 면면에는 경쟁사와 차별화를 위한 디테일한 전략도 숨어있다. 일류 모델들의 각축장이 된 금융권의 사별 브랜드 전략을 해부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5일 07: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금융은 숙원 과제였던 민영화 추진 과정에서 유명 모델을 내세우는 브랜드 전략을 수립했다. 공적 자금이 투입 돼 정부 관리를 받는 이미지를 탈피하고 민간 금융회사 정체성을 내세우려면 인지도 높은 모델을 활용하는 게 효과적이라는 판단이 작용했다.여러 모델을 기용한 끝에 가수 아이유를 통해 그룹 정체성을 모델에 투영하는 사례를 만들었다. 계약에 앞서 우리은행에 프리젠테이션(PT)을 한 광고 기획사 5곳 모두 아이유를 모델로 제시한 일화도 유명하다. 우리금융은 잇단 금융사고 악재를 극복해야 아이유를 통한 브랜드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광고 중심축 '서비스→브랜드' 전략 전환
우리금융은 지난 4월 아이유와 모델 계약을 2년 연장했다. 기존 2년 계약에 2년을 더해 총 4년 간 아이유를 모델로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는 우리금융이 계약 연장을 통해 2년 이상 같은 모델을 두게 된 첫 사례다.
우리금융은 민영화를 추진하던 2016대 유명 모델을 전면에 내세우기 시작했다. 우리은행이 과점주주를 확보하고 정부 보유 지분 매각에 성공한 시기다. 민영화가 100% 완료되진 않았으나 민간 금융회사로 지배구조를 재편하고 경영 전략에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예금보험공사 공적자금관리위원회의 눈치를 보지 않게 되면서 유명 모델 선임에 비용을 쓸 수 있게된 영향도 있었다.
포문을 연 모델은 MC 유재석이다. 우리은행은 2016년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의 인기를 바탕으로 주가를 높이던 MC 유재석을 모델로 기용했다. 전 국민적 인기를 구가하는 모델을 내세워 인지도와 호감도를 모두 잡으려는 전략이었다. 당시 유재석은 우리은행 브랜드가 아닌 플랫폼 서비스 '위비톡' 광고를 맡았다.
유재석은 1년 만에 아이돌그룹 '제국의아이들(ZE:A)' 출신 배우 박형식으로 교체됐다. 플랫폼 서비스를 활성화하려면 전 연령대 고객을 타깃으로 삼기보다 모바일 기기 활용에 능하고 트렌드에 빠르게 반응하는 젊은층을 공략해야 한다는 계산이 깔렸다. 박형식 역시 '위비플랫폼' 홍보에 주력했으나 우리은행과 인연이 오래가지 않았다.
우리은행은 2019년 걸그룹 '블랙핑크(BLACKPINK)'를 모델로 기용하면서 브랜드 전략에 변화를 줬다. 위비플랫폼 마케팅을 중단한 영향으로 서비스가 아닌 브랜드 마케팅에 초점을 맞췄다. 블랙핑크가 전 세계적인 인지도를 갖춘 걸그룹인 만큼 우리은행의 글로벌 인지도에 도움이 될 것이란 계산이 깔렸다. 다만 블랙핑크와의 계약도 단기에 그쳤다.
◇우리 아이유, 'KB 김연아·하나 손흥민' 성공 사례 이을까
앞선 모델들은 우리금융과 장기 파트너십을 체결하기에 한계가 있었다. 유재석과 박형식의 경우 브랜드가 아닌 서비스 모델로 우리금융의 정체성을 대표하긴 어려웠다. 블랙핑크는 글로벌을 키워드로 내세웠지만 우리은행이 국내 금융업을 주력으로 하는 만큼 대중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아이유는 금융권에서 중시되는 키워드를 다수 충족시키며 우리금융의 정체성을 대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리금융은 '고객', '신뢰', '전문성', '혁신'을 핵심가치로 삼는다. 아이유는 다수의 히트곡을 보유하고 있고 연기자로도 성공한 이력이 있다. 또 팬에 대한 애정이 크고 사회적 공헌에 꾸준하다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 우리금융 핵심 가치를 두루 충족시키는 셈이다.
우리금융과 브랜드 연관성도 갖췄다. 아이유는 '너(YOU)와 내(I)가 음악으로 하나가 된다'는 뜻의 예명이다. 이를 활용해 모델 선정 초반 '나(I)와 너(YOU)를 합한 우리(WE)'를 주요 콘셉트로 내세웠다. 우리금융이 블랙핑크의 후속 모델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PT에 참여한 광고 기획사 5곳도 모두 아이유를 모델로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올해 재계약으로 우리금융과 아이유는 경쟁 금융회사와 모델의 장기 파트너십 사례를 따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김연아는 17년, 손흥민은 6년 간 각각 KB금융, 하나금융 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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