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엔펄스, 유상감자 '1650억' 유출…중요해진 '자산매각' 대주주 SKC, 대부분 금액 수령…'딜클로징 고심' 중국사업 처분 '촉각'
김경태 기자공개 2024-07-30 08:08:32
이 기사는 2024년 07월 29일 15: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그룹의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인 SK엔펄스가 대규모 유상 자본감소(감자)를 추진한다. 자본금 적정화 등을 감자의 목적으로 내세웠지만 총 1650억원의 자금이 유출될 예정이다. SK엔펄스의 확고한 최대주주인 SKC가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이번 유상감자 금액은 SK엔펄스의 올 1분기말 현금성자산의 절반을 웃도는 수준이다. 적자를 기록하는 상황에서 유상감자까지 추진되면서 거래가 지연된 중국 자산매각의 완료가 더욱 중요해졌다.
◇감자 대가 '1650억', 압도적 최대주주 SKC '집중 수혜'
SK엔펄스는 이달 26일 이사회를 열고 감자를 결정했다. 균등 유상소각 방식으로 진행한다. 주식 수는 기존 1억7614만7373주에서 1억2763만2231주로 4851만5142주가 감소한다. 자본금은 881억원에서 638억원으로 243억원이 줄어들게 된다.
주목할 부분은 감자 대가다. 1당 3401원으로 액면가(500원)보다 7배 높은 금액이 책정됐다. 감자 주식 수에 대입하면 총 1650억원이다.
SKC가 대부분의 감자 대금을 가져가게 된다. SKC는 SK엔펄스의 주식 1억6997만1964주(96.49%)를 보유해 확고한 최대주주다. 1주당 감자 대가를 대입하면 SKC가 받게 될 금액은 1638억원에 달한다.
감자에 관해 SKC와 SK엔펄스는 "자본금 규모 적정화 및 주주가치 제고가 이유"라고 밝혔다.
통상 무상감자는 재무구조가 악화된 기업이 이를 타개하기 위한 목적으로 추진한다. 자본금을 줄인 금액을 감자차익으로 잡아 결손금과 상계해 자본잠식을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유상감자의 경우 다른 목적으로도 활용된다. 감자 대가를 모기업에서 수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모기업에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용도도 추진되기도 한다. 또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의 경우 배당과 더불어 중간 회수(Exit)를 위해 단골로 사용하는 방안이다.
SK엔펄스의 모기업인 SKC는 최근 상당한 실적 악화를 경험하고 있다. 올 1분기 별도 기준 매출은 50억원인데 영업손실은 98억원이다. 분기순이익은 약 1억원에 불과했다. 연결 기준 영업손실은 762억원, 분기순손실은 280억원이다.
SKC의 올 1분기말 별도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555억원이다. SK엔펄스의 유상감자를 통해 단번에 보유 현금의 3배 이상 금액을 확보하게 돼 유동성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거래 지연 골치' 중국 자산처분, 매각 완료 중요성↑
문제는 SK엔펄스의 경영 상황도 어렵다는 점이다. 올 1분기 연결 매출은 139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5분의 1을 하회했다. 영업손실 13억원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1055억원으로 전년 동기(56억원)보다 급격히 증가했다. 다만 이는 본연의 사업 성과가 아닌 파인세라믹 사업 매각 관련 이익이 잡힌 덕분이다.
1650억원에 달하는 감자 대가를 지급하고 나면 보유한 현금도 크게 줄어들게 된다. SK엔펄스의 올 1분기말 연결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771억원, 단기금융상품은 150억원이다. 감자 대가로 보유한 현금의 절반을 웃도는 금액이 빠져나가는 셈이다.
이 때문에 추진 중인 중국 자산매각의 중요성이 더 커졌다. SK엔펄스는 작년 9월 12일 이사회를 열고 중국사업 지분 매각을 추진키로 했다. 대상은 2개 법인이다. 우선 보유한 SKC-ENF일렉트로닉 머티리얼즈(Electronic Materials Limited) 주식 1502만주 전량을 장쑤야코반도체재료(Jiangsu Yoke Semiconductor Materials Co., Ltd)에 넘긴다. 매각가는 500억원이다.
SKC솔믹스 홍콩(solmics Hong Kong Limited)의 지분 100% 중 90% 매각도 추진했다. 거래 상대방은 선양신진정밀기술(Shenyang Yichuang Precision Technology Co., Ltd)이다. 매각 대금은 378억이다.
하지만 거래종결이 순탄치 않아 고민이 커지고 있다. 거래 마무리 일정이 관계기관 승인 절차 지연을 이유로 올 1월 31일, 3월 29일, 5월 31일로 잇달아 미뤄졌다. 올 5월 31일의 일정도 지키도 못했고 거래 완료 시점을 오는 9월 12일로 밝힌 상태다.
SK엔펄스는 내달 29일 감자 안건을 처리할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한다. 같은 날부터 9월 29일까지 채권자 이의제출 기간이다. 그 후 9월 30일에 감자가 이뤄질 예정이다. 계획한 일정대로 중국 자산매각 잔금이 들어온 뒤 감자가 진행되면 현금감소 충격파를 최소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인더스트리
-
- [대진첨단소재 road to IPO]'불리한 업황' FI 매입단가보다 낮은 공모가 '눈길'
- [대진첨단소재 road to IPO]이차전지 혹한기 상장 출사표, 2000억대 몸값 통할까
- [i-point]제이스코홀딩스, 인하대와 제조업 디지털 전환 MOU
- [코스닥 첨단전략산업 돋보기]배터리솔루션즈, 배터리 재활용 '해외 선제 투자'
- [와이즈넛 road to IPO]기대 못미친 수요예측 성적표, 성장성 의구심
- [건기식 R&D 스토리]휴온스푸디언스, 2년만 신규 개별인정형 원료 확보
- [Red & Blue]'휴머노이드' 섹터 각광, 하이젠알앤엠 수혜 부각
- [i-point]'큐브엔터 계열' 아더월드, SL:U 두 번째 시즌 공개
- 이에이트, 제조업 특화 EPC 솔루션 출시
- [i-point]채비, 2년 연속 급속 충전소 1800면 이상 구축
김경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투자경고' 에이직랜드, 임원들의 잇단 자사주 매도
-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 순항…체결물량 '2조 상회'
- LS머트리얼즈, 신재생에너지·AIDC 전력안정화 사업 확대
- 삼성전자, 미래로봇추진단 임원 보강 '세 불리기'
- 젠슨 황의 말실수 해프닝, 삼성 메모리 경쟁력 재확인
- '4Q 성과 답답' 삼성전자, DS부문 고군분투
- 삼성디스플레이 영업통, HB테크놀러지 합류
- 삼성전자, 빅딜 실종 속 '효율적 스몰딜' 집중
- 삼성전자, 인텔 출신 전문가 'EUV TF장' 중책 부여
- [2025 승부수]'이재용 말 없었다'…삼성, 한종희·전영현이 대신한 다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