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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배터리 '캐즘' 돌파 전략]한파 견딜 에코프로비엠의 카드는 '유럽·신규 소재'⑤삼성SDI-SK온과 실적 연동…'중국 규제 강화' 유럽 내 투자는 그대로

정명섭 기자공개 2024-08-09 14:49:06

[편집자주]

멈춤 버튼이 없을 것 같았던 글로벌 전기차 산업이 암초를 만났다. 2023년 들어 고금리 기조에 따른 경기 침체 여파와 주요국의 전기차 보조금 축소 등으로 전기차 수요가 부진해지자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 투자 계획을 축소하기 시작했다. 여파는 국내 배터리 업계로 향했다. 합작투자가 무산되거나 지연되거나 생산기지 확장 계획을 재검토하고 있다. 단기적 부진일까 아닐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K-배터리는 당장 눈앞의 보릿고개를 견뎌야 한다는 점이다. 더벨은 전기차 '캐즘' 속 배터리 기업들의 대응 전략을 다각도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6일 14: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코프로그룹에서 양극재 제조·판매를 맡고 있는 에코프로비엠의 최대 고객사는 삼성SDI와 SK온, 일본 전자부품업체 무라타제작소(TMM)다. 전체 매출에서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99.1%에 달한다.

삼성SDI가 60%, SK온이 30% 이상을 차지해 사실상 2개 업체로부터 대부분의 매출을 거두고 있다고 해도 무방하다. 삼성SDI와는 양극재 합작사 에코프로이엠(EM)을 설립할 정도로 파트너십이 돈독하다. 에코프로그룹에 삼성SDI 출신 임원들이 다수 포진한 건 건 이같은 협력관계에 기인한다.

에코프로비엠은 삼성SDI와 SK온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다 보니 두 업체의 성과가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이다. 실적 도미노 현상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실제로 올 들어 삼성SDI와 SK온 모두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실적이 모두 떨어질 때 에코프로비엠도 같은 성적표를 받아야 했다. 삼성SDI와 SK온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정도가 심한 유럽향 배터리 출하 비중이 높은 기업들이다.


올 2분기 에코프로비엠이 거둔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8095억원, 30억원이다. 1년 전 대비 각각 58%, 97% 줄어든 수치다. 영업이익의 경우 재고평가충당금 474억원이 환입된 덕에 적자 전환을 막을 수 있었다. 앞서 에코프로비엠은 양극재 수요 부진과 메탈가 하락 등에 따라 재고평가손실 충당금을 1700억원 이상 적립해왔다.

문제는 아직 실적이 바닥을 치지 않았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있다는 점이다. 투자업계 일각에선 에코프로비엠이 당장 3분기에 적자로 돌아설 수 있다고 본다. 양극재 출하량 회복이 하반기에도 제한적이라 실적 반등이 당분간 요원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현금창출력은 이전보다 줄었는데 벌여놓은 설비 투자 건이 즐비해 우선순위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우선 유럽 양극재 생산 현지화 프로젝트는 예정대로 추진한다. 에코프로비엠은 헝가리 데브레첸에 연 5만4000톤 규모의 양극재 생산공장을 짓고 있다. 작년 4월에 착공된 이 공장은 내년 3분기에 가동이 시작될 예정이다. 이는 에코프로그룹의 해외 첫 양극재 공장이다. 에코프로그룹 밸류체인에서 수산화리튬 가공을 담당하는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의 생산설비도 들어선다.

헝가리는 삼성SDI와 SK온의 유럽 생산거점이 있는 국가다. 고객사 SK온은 올 상반기에 헝가리 아빈차 공장 가동을 시작해 생산량 확대를 준비 중이다. 에코프로비엠은 유럽연합(EU)이 중국산 배터리를 견제하기 위해 관세 규제와 광물 규제 등을 연이어 도입하고 있어 2025년이면 헝가리 공장을 중심으로 유럽 매출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

반면 북미와 국내에서 추진 중인 양극재 증설 계획 일부는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연기가 사실상 확정된 것으로 알려진 곳은 북미 공장과 CAM8, CAM9 공장으로 알려졌다. CAM8과 CAM9는 포항 캠퍼스에 추가로 지어질 양극재 생산라인이다. 생산능력은 각각 연산 3만6000톤, 5만4000톤 규모다. CAM8는 올해 말, CAM9는 내년 말에 가동될 예정이었다.


북미 공장의 경우 SK온, 포드와 함께 캐나다 퀘벡주 베캉쿠아 산업단지에 건립하기로 한 생산거점이다. 양산 시기는 기존 2026년 상반기에서 2027년으로 연기된다. 이에 따라 2027년에 양극재 생산능력을 71만톤까지 키우겠다는 에코프로비엠의 중장기 목표도 자연스레 밀리게 됐다.

투자 계획 변경 외 에코프로비엠의 업황 저하 돌파구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나트륨(소듐) 배터리 양극재다. 기존 삼원계 배터리 양극재 대비 가격 경쟁력이 높아 보급형 전기차 배터리용에 투입된다. 에코프로비엠은 LFP 양극재 파일럿 라인을 짓고 있다. 동시에 공급처도 물색 중이다.

나트륨 배터리 양극 소재의 경우 최근 LFP 양극재에 수준의 에너지 밀도를 확보하는 연구 성과를 거뒀다. 나트륨 배터리 양극재의 경우 리튬 대비 매장량이 1000배나 많은 나트륨을 사용해 가격 경쟁력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LFP 배터리 양극재와 저가 전기차 시장을 주도할 소재로 주목받는 이유다.

에코프로비엠은 올 초부터 나트륨 배터리 공급을 위해 일부 완성차업체와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그 전에 에너지저장장치(ESS)용으로 먼저 출시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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