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승부수]'연임'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신사업 실행력' 재차 강조양극재 메탈 소싱 경쟁력 강화·친환경 항공유 집중 등 당부
정명섭 기자공개 2025-01-03 07:14:37
이 기사는 2025년 01월 02일 12시4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작년 말 LG그룹 정기인사에서 연임해 7년째 LG화학을 이끌게 된 신학철 대표이사 부회장(사진)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3대 신사업 육성을 위한 실행력을 강조했다.
신 부회장이 내건 올해 핵심 과제는 △친환경 소재 △전지 재료 △혁신 신약 등 3대 신사업의 경쟁 우위다. 친환경 소재 부문에선 아직 시장이 개화하지 않은 화학적 재활용·바이오 소재 사업보다 항공 연료 사업에 집중해달라고 당부했다. 그가 언급한 항공 연료는 폐식용유 같은 식물성 원료로 생산한 친환경 항공유 등을 말한다.
신 부회장은 항공 연료의 경우 국가별로 명확한 규제가 존재하는 데다 자동차 산업처럼 완전한 전동화가 어려워 관련 시장이 더 커질 것으로 판단했다.
전지 재료 부문에선 LG화학이 기술력을 보유한 하이니켈(니켈 비중 90% 이상) 양극재의 메탈 소싱 경쟁력을 강화하자고 강조했다. 양극재 사업은 작년부터 본격화한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로 실적이 우하향하고 있다. 이에 리튬이나 니켈 등 핵심광물 조달과 관련한 밸류체인에 투자해 양극재 사업 수익성 개선을 모색한다는 복안이다.
신약 부문의 과제로는 후기 항암 파이프라인 확보를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LG화학은 2023년 1월 인수한 미국 항암신약 기업 아베오와 항암 파이프라인을 개발하고 있다. 이 중 상업화가 기대되는 신약후보물질은 신장암 치료제 '티니보-2'와 두경부암 치료제 'AV-299'다. 두 치료제는 현재 임상 3상 단계를 지나고 있다. 인체 대상 임상시험에 돌입한 파이프라인은 9개(아베오 포함)다.
LG화학은 작년 7월 희귀비만증 신약물질 기술수출(선급금 규모 약 1300억원)에 성공했는데 이같은 '라이선스 아웃' 사례를 더 만들어내는 데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3대 신사업은 2019년 부임한 신 부회장이 내세운 사업 포트폴리오다. 성장의 한계가 있는 석유화학 사업의 의존도를 낮추는 게 골자다. 사업재편 성과는 나타나고 있다. 10년 전인 2014년만 해도 LG화학의 석유화학 매출 비중은 75%에 달했으나 2023년 32.2%로 줄었다. 그 사이 배터리와 첨단소재 매출 비중이 크게 늘었고 생명과학, 팜한농 등이 사업 포트폴리오에 추가됐다.
2023년 매출 26조6000억원(LG에너지솔루션 매출 제외)에서 3대 신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3%다. LG화학은 2030년까지 이를 50%까지 키운다는 방침이다. 매년 9.4%씩 매출이 성장해야 달성할 수 있는 수치다.
그러나 LG화학을 둘러싼 경영상황은 녹록지 않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 수요 둔화로 LG화학의 가장 큰 양극재 거래처인 LG에너지솔루션의 작년 실적이 2023년 대비 크게 저하했다. 이에 LG화학은 설비 투자 계획 일부를 조정해야만 했다. LG화학은 작년 3분기 중 2026년까지 연산 28만톤의 양극재 생산체계를 갖추겠다는 기존 계획을 연산 20만톤으로 낮추고 배터리 분리막 공장의 증설 계획도 무기한 연기했다.
올해도 양극재 사업 부문의 성장률 둔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전기차 구매 보조금 폐지를 검토하고 있고 유럽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판매량 또한 올해 눈에 띄는 회복세를 보이기 어렵다는 분석이 속속 나오고 있어서다.
신약 부문도 더 많은 성과가 필요하다. LG화학은 2016년 팜한농 인수, 2017년 LG생명과학과 합병한 이후 그룹의 바이오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2018년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그룹 총수에 오른 이후 바이오 사업에 대한 지원이 늘어나면서 LG화학의 생명과학부문은 2017년 매출 5000억원대에서 2023년 1조2000억원까지 늘었다. 그러나 회사 전체 실적에 힘을 보태기에는 매출 비중이 2.2%에 불과하다. LG화학 매출에서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해도 생명과학부문의 매출 비중은 5.6%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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