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 회장, CES 대신 '트럼프 2.0 대비·ABC' 구상 멕시코·캐나다 관세 부과 시 전자·배터리 현지법인 수익성 하락 우려
정명섭 기자공개 2025-01-02 07:58:38
이 기사는 2024년 12월 31일 14: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사진)이 내달 열리는 글로벌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5'에 참석하는 대신 'ABC(인공지능·바이오·클린테크)' 사업 확장을 구상하고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국내 탄핵 정국 등이 경영 전반에 미칠 영향을 파악하는 데 힘을 쏟는다.31일 재계에 따르면 구 회장은 내년 1월 7일(현지시간)부터 사흘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5에 참석하지 않는다. 구 회장은 LG전자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본부 선행상품기획팀 부장으로 재직하던 2013년에 실무자로 CES에 간 적이 있다. LG그룹 4대 회장에 오른 2018년부터는 CES에 불참해왔다.
재계 총수들은 미래 기술과 사업 트렌드를 살펴보러 종종 CES 현장을 찾는다. CES 2025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자은 LS그룹 회장 등이 참석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2023년부터 3년 연속으로 CES를 찾고 있다. LG그룹에선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이 프레스 컨퍼런스의 연사로 나선다.
구 회장의 CES 불참 배경에는 평소 본질을 중요시하는 실용주의적 경영 철학이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본인이 CES 현장에 가면 불필요한 의전과 취재 경쟁 등으로 임직원들이 오랜시간 준비한 전시의 주목도가 떨어질 수 있어 CES 불참을 택했다는 분석이다.
구 회장은 내달 중순경 스위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다보스포럼)에도 가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 회장은 작년 초 다보스포럼에는 참석했는데 당시 윤석열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 경제사절단과 연계된 일정이라는 특수성, 정부의 부산엑스포 유치 활동 지원사격 등이 맞물린 결과였다.
구 회장은 새해에 국내에 주로 머물면서 그룹의 미래 먹거리인 ABC 사업 전략을 구상하고 경영계획을 정비하는 데 시간을 쏟을 전망이다. LG그룹은 내년에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12·3 비상계엄 사태'에 따른 정국 불안 등으로 경영환경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례로 LG전자는 멕시코 레이노사와 몬테레이, 라모스 등에 TV와 냉장고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내년 1월 취임 첫날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회원국인 멕시코와 캐나다의 상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면서 피해가 예견되는 상황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스텔란티스와 캐나다에 합작으로 전가치용 배터리 셀 생산공장 짓고 있다. 현재 모듈 생산라인은 가동 중이고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셀을 생산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상 혜택을 고려해 미국이 관세를 매기지 않는 캐나다를 생산거점으로 낙점했다. 미국의 보호 관세 조치가 현실화하면 캐나다 합작공장의 수익성이 떨어질 우려가 있다.
구 회장이 신사업으로 낙점한 ABC는 내년에 더 속도감 있게 추진될 전망이다. 구 회장은 지난 11월 말 조직개편을 통해 미래투자팀을 ㈜LG 최고운영책임자(COO)인 권봉석 부회장 직속으로 배치했다. 미래투자팀은 포트폴리오 전략과 신사업 투자 등을 담당하던 조직이다.
LG그룹은 아직 ABC 분야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LG화학에서 바이오 사업(생명과학 부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2.2%(2023년 기준)에 불과하다. 클린테크 사업은 친환경 소재, 폐플라스틱·폐배터리 재활용, 신재생에너지 산업 소재 등인데 대부분의 사업이 아직 시장 형성 초기 단계에 머물러있다.
ABC 사업 확장은 그룹의 밸류업 측면에서 중요한 과제다. ㈜LG는 최근 밸류업 공시를 통해 2027년까지 자기자본이익률(ROE) 8~10% 달성을 내걸었는데 세부 과제 중 하나가 'ABC 영역에서의 투자 성과 창출을 통한 수익성 제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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