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3 비상계엄 후폭풍]'고환율' 덕보는 종합상사…외화부채 사이즈가 변수달러표기 트레이딩 마진, 환차익으로…원자잿값 급등 동반 2022년과는 달라
정명섭 기자공개 2025-01-02 07:59:46
이 기사는 2024년 12월 30일 15: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정국 불안으로 달러/원 환율(이하 환율)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고환율 환경이 긍정적인 업종도 있다. 종합상사가 대표적이다. 종합상사의 트레이딩(무역 부문) 사업은 수출에 집중돼있어 환율이 오르면 매출액과 이익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는 게 일반적이다.종합상사의 주요 사업인 트레이딩 부문은 삼국간 무역과 수출 등이 핵심이다. 대부분의 거래에 미 달러화를 사용해 환율 변동이 실적에 영향을 미친다. 일례로 현대코퍼레이션은 전체 거래의 85% 이상을 달러로 거래하고 있다. GS글로벌의 경우 최근 3년간 수출 비중이 약 80%였는데 상당 부분을 달러로 거래했다.
상사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 무역 거래의 기본 통화는 미 달러화다 보니 환율의 급격한 변동은 전 세계 기업들을 상대로 무역업을 하는 종합상사의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단기적인 환율 상승은 종합상사 매출과 이익 증대에 긍정적이다. 트레이딩 마진을 달러로 받는 업계 특성상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LX그룹의 종합상사인 LX인터내셔널이 환율 변동과 순이익간의 민감도를 자체 분석한 결과, 환율 10% 상승 시 순이익이 221억원(2024년 상반기 기준, 세전) 가량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모든 변수가 일정하다고 가정했을 때의 수치다. 작년 하반기 기준으로는 환율 10% 상승이 435억원의 세전 이익 증가를 불러왔다. GS글로벌은 환율 10% 상승 시 약 12억원의 이익이 증가했다.
업계 1위 포스코인터내셔널 또한 에너지와 식량, 소재 등 해외 사업들이 환율이 오르면 수익성이 함께 오른다고 설명했다.
상사업계가 2022년에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근간에도 고환율이 있었다. 그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코로나19 사태로 풀린 유동성 등이 물가를 끌어올리자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나서 환율이 한때 1440원을 넘어섰다.
다만 2022년은 높은 환율뿐 아니라 원자잿값 급등이라는 호재가 추가로 있었던 시기라 2024년과 같은 선상에서 상사업계의 상황을 비교하긴 어렵다. 2022년에는 글로벌 공급망 불안으로 국내 종합상사가 취급하는 원유와 가스, 철광석, 유연탄, 니켈 등의 가격이 치솟았다. 유통·공급 중간 과정에 있는 종합상사들은 원자재 가격 인상에 따라 매출이 크게 늘었다.
당시 가스전이나 탄광, 팜 농장 등을 직접 운영하거나 투자한 포스코인터내셔널과 LX인터내셔널, 현대코퍼레이션 등은 원자재 가격 상승분에 따른 이득을 오롯이 취할 수 있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미얀마와 호주에서 액화천연가스(LNG)를 생산·판매하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올 3분기에 미얀마·호주 가스전으로 거둔 영업이익은 1200억원으이다. 전체 영업이익의 33%를 차지한다. 미얀마 가스전의 경우 두바이유 가격에 영향을 받는다. 2023년 포스코에너지와 합병한 이후 LNG 발전, LNG 터미널 사업이 추가되면서 원자재 가격 변동에 따른 실적 변동성이 더 커졌다.
포스코인터내셔널과 LX인터내셔널이 취급하는 배터리 핵심 소재 니켈의 시세는 2022년에 kg당 최대 38달러에 달했으나 현재 전기차 수요 둔화로 11달러 수준까지 떨어진 상태다.
고환율이 호재인 것만은 아니다. 종합상사는 달러 거래 비중이 높아 부채총계에서 외화부채가 다른 업종 대비 높은 편이다. 환율이 오를수록 달러 빚 상환 부담이 그만큼 커진다. GS글로벌은 지난 1분기 말 부채총계에서 외화부채가 차지하는 비중이 34.75%였다. 외화부채 규모는 3376억원이었는데 이 중 2290억원이 달러 표기 부채였다. 현대코퍼레이션은 전체 부채의 40%가 외화부채(2022년말 공시 기준 약 7131억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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