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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 보드]고려아연·원아시아 연결고리 지목 '김도현 사외이사'최윤범 회장과 오랜 친분…지창배 실질 소유 '청호컴넷' 사외이사 8년 재직

김지효 기자공개 2024-09-25 13:48:15

[편집자주]

이사회는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기타비상무이사 등 여러 사람이 모여 기업의 주요 사안을 결정하는 기구다. 이들은 그간 쌓아온 커리어와 성향, 전문분야, 이사회에 입성한 경로 등이 사람마다 각기 다르다. 선진국에선 이런 다양성을 추구하는 것을 건강한 이사회로 보고 있다. 그렇다면 이사회 구성원들은 누구이며 어떤 분야의 전문성을 갖고 어떤 성향을 지녔을까. 이사회 멤버를 다양한 측면에서 개별적으로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24일 08:48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고려아연과 영풍-MBK파트너스의 경영권 분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고려아연과 사모투자펀드(PEF)운용사 원아시아파트너스(이하 원아시아)의 관계를 향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원아시아는 누적운용금액(AUM) 5000억을 훌쩍 넘긴 중형급 이상 PE지만 관련 업계에서도 은둔의 운용사로 여겨지는 곳이다. 고려아연를 사실상 단일 출자자(LP)로 두고 자본시장에서 다른 플레이어들과 극히 제한적으로만 소통하고 있는 탓이다.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이 신생 운용사였던 원아시아에 수 천억원의 자금을 출자한 배경으로 현재 고려아연 사외이사인 김도현 국민대 교수를 지목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지창배 원아시아 대표가 중학교 동창이라는 친분 이외에도 지 대표와 최 회장 모두와 친분이 있는 김 교수가 연결고리로 작용했다는 관측이다.

◇공학도 출신 경영학 교수, 기업 사외이사 경험 다수

김 교수는 현재 국민대에서 경영학을 가르치고 있긴 하지만 뿌리는 공학도다. 서울대학교 항공우주공학 학사학위를 받은 뒤 동대학원에서 석사,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영국 워릭(Warwick)대학교에서 경영학으로 두 번째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서울대 박사 학위 취득 후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서 사업 전략 수립과 M&A 실무 업무를 경험했으며 2002년에는 SBSi 전략기획실 실장으로 재직하기도 했다. 2014년 한국벤처창업학회 제7대 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이사장을 맡고 있다.

MBK파트너스가 원아시아와 연결고리로 지목한 청호컴넷(현 청호ICT)에는 2008년부터 2016년까지 약 8년 간 사외이사로 몸담았다. 청호컴넷은 현금지급기 및 현금자동입출기 회사로 지창배 원아시아 대표가 부친으로부터 물려받아 2021년 8월까지 회장으로 재직했다. 김 교수는 이밖에 코스닥 상장사 팅크웨어, 핀테크 스타트업 고위드 사외이사도 역임했다.

김 교수가 고려아연 이사회 구성원으로 처음 이름을 올린 건 2020년이다. 2020년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선임된 이후 올해 주총에서 두 번째 연임됐다. 임기는 2026년 3월까지다.

김 교수를 사외이사로 추천한 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와 이사회다. 고려아연은 선임이유를 ‘대학교수로서 연구업적을 바탕으로 내부프로세스 개선 자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를 처음 사외이사로 선임한 2020년 당시 고려아연의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최창근 당시 고려아연 대표이사 부회장과 김종순 당시 세무법인 세율 회장, 김의환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 등 3명으로 구성됐다.

2020년 3월2일 열린 이사회에서 이사 후보자 추천에 대한 안건에는 당시 이사회 구성원 전원이 찬성표를 던졌다. 당시 이사회 일원이었던 최윤범 회장도 이 중 한명이다. 고려아연 이사회 구성원으로 참여하고 있던 장형진 영풍 고문도 해당 안건에 반기를 들지 않았다.

◇MBK파트너스 “이사회 견제기능 잃어” vs고려아연 “절차상 문제는 없어”

MBK파트너스는 최 회장과 친분이 두터운 김 교수가 참여한 이사회는 건전한 견제가 이뤄지기 어려워 이사회 기능이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이 원아시아 투자 건과 관련해 이사회에 보고를 하지 않은 점도 문제삼고 있다.

MBK파트너스 관계자는 “김도현 교수는 지창배 대표의 회사였던 청호컴넷의 사외이사로 있었다”며 “김 교수와 최 회장은 아주 친밀한 사이로 고려아연이 수 천억원을 원아시아에 투자하게 된 연결고리”라고 말했다.

고려아연 측도 김 교수와 최 회장의 친분은 인정하고 있다. 다만 이 같은 친분이 고려아연의 원아시아 투자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원아시아 투자 건은 이사회 의결 사항도 아니었기 때문에 김 교수가 사외이사로서 이사회를 통해 영향을 행사했다고 보기도 어렵다. 원아시아 투자 건이 이사회 의결을 거치지 않은 건 금융투자는 이사회 의결 사항이 아니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김도현 교수가 회장과 오래 알고 지낸 사이이긴 하지만 사외이사로서 견제와 조언을 해주는 역할”이라며 "상법상 금융투자는 이사회 의결 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내부 투심을 통해 몇 년 동안 투자를 집행한 건으로 절차상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고려아연은 원아시아 설립 직후인 2019년 조성된 첫 펀드부터 출자자로 참여해왔다. 2019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조성된 8개의 펀드 가운데 고려아연이 출자하지 않은 펀드는 없다. 적게는 500억원부터 많게는 1000억원까지 고려아연이 LP로 자금을 댔다. 대부분의 펀드의 지분율이 99% 이상으로 사실상 단일 LP다. 지분율을 고려해보면 원아시아 누적AUM 6938억원 가운데 6047억원을 고려아연이 출자했다.

이 가운데 펀드 3개를 올해 상반기에 청산했다. 각각 500억, 960억원, 1112억원 규모로 모두 고려아연이 지분 99% 이상을 들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 주가 조작 의혹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하바나 1호 펀드가 이 중 하나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문제가 된 펀드는 최대한 빠르게 청산하고 투자금을 회수하려 하고 있다"며 "이번 일로 내부 통제 시스템을 한번 다시 한 번 점검하고 혁신시키는 계기가 되게 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안과 관련해 김 교수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구실로 몇 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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